베니스영화제 화제작 '부고니아' 감독 "핵심은 음모론"

작성일 08-2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여기는 베니스] &lt;부고니아&gt; 요르고스 란티모스·엠마 스톤·제시 플레먼스 인터뷰</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3Cws8jFOud">
          <p contents-hash="7a3ba76e16022a4594366ae66c1286ca1d5caa364320436626164a2c54eca9db" dmcf-pid="0hrO6A3I0e" dmcf-ptype="general">[이선필 기자]</p>
          <p contents-hash="f24554307374a8d214e0a4b9f2374a46d5c3d52a00dbdfc2080ce26631e5e8ca" dmcf-pid="plmIPc0C3R" dmcf-ptype="general">제82회 베니스영화제 개막 직후 28일 저녁(현지시각 기준) 공개된 &lt;부고니아&gt;의 면모는 원작의 뼈대를 살리면서, 보다 냉소적으로 그린 심리극에 가까웠다. 전 세계 관객 대상 상영에 앞서 같은 날 오전 기자 시사로 공개된 영화를 두고도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기괴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평이다.</p>
          <p contents-hash="85e1d534ac69bcece33d1c7e225a492a3e7ff358af7a54f39abc8564e001f7b2" dmcf-pid="USsCQkphzM" dmcf-ptype="general">영화 공개에 앞서 27일 오후 12시 경 베니스 본섬에 있는 더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주연 배우인 엠마 스톤과 제시 플레먼스를 만날 수 있었다. 캐주얼한 티셔츠를 입은 감독, 체크 무늬 셔츠를 입은 제시 플레먼스, 어깨가 드러난 검은 상의를 입은 엠마 스톤이 각기 개성을 담아 인터뷰에 응했다.</p>
          <div contents-hash="66a1a60254b538bb28c5c866c25f42dc97c857c5c29f423e6f98c1626ed70e72" dmcf-pid="uvOhxEUl7x" dmcf-ptype="general">
           <strong>모호함에 감동받다</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23af9dba4a910093f5b386f338e61649e7c954900f5b4ec86965923286fbbe9" dmcf-pid="7TIlMDuSuQ"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9/ohmynews/20250829092701402fiol.jpg" data-org-width="970" dmcf-mid="tKQjqdWAF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9/ohmynews/20250829092701402fiol.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제8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lt;부고니아&gt;의 한 장면.</td>
            </tr>
            <tr>
             <td align="left">ⓒ CJ ENM</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36a4b390329bbc7ae107a427f8890bb3dd811139bc46bbbaddb1fa774ce9c482" dmcf-pid="zyCSRw7vUP" dmcf-ptype="general">
           알려진 대로 &lt;부고니아&gt;는 장준환 감독 장편 데뷔작 &lt;지구를 지켜라!&gt;의 리메이크작이다. 당시 투자배급사였던 CJ ENM이 2018년 말경 리메이크 논의를 시작했고, 이후 미국 LA 행사에서 아리 애스터 감독이 해당 영화를 소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실무자가 직접 제작을 제안하며 급물살을 탔다.
          </div>
          <p contents-hash="8b06fa3d0e510fcd6eab2661025461b48b63243389ff5ad10901c69785444ab5" dmcf-pid="qcoNzeyj36" dmcf-ptype="general">2020년 초부터 본격 시나리오 개발에 들어갔고, 원작자인 장준환 감독에게 연출 제안이 갔으나, 장 감독이 건강 문제로 고사했다. 이후 미국 드라마 &lt;석세션&gt;으로 에미상을 받은 윌 트레이시가 각본을 쓰면서 할리우드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물망에 오른 게 이 시점이었다. 마침 감독의 &lt;가여운 것들&gt;이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고, 이 작품으로 엠마 스톤이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lt;부고니아&gt;에도 자연스럽게 합류했다.</p>
          <p contents-hash="26c27fd3ebcc55ef82ab628b47baa83abdebc94371b5fdc8311d3562502564f5" dmcf-pid="BkgjqdWAF8" dmcf-ptype="general">평단의 호평에도 한국 관객에게 외면받았던 &lt;지구를 지켜라!&gt;의 화려한 부활이 아닐 수 없다. 거대 제약회사 대표(백윤식)를 외계인으로 의심하고 감금, 납치한 병구(신하균)와 그를 짝사랑한 순이(황정민)의 이야기는 주요 인물의 성별이 바뀌어 재탄생했다. 엠마스톤이 글로벌 제약회사 대표 미셸 풀러를 연기했고, 제시 플레먼스와 애이든 델비스가 그를 납치하는 테디와 도니 역을 맡았다.</p>
          <p contents-hash="66697797ad2fad3d588115077f0aaffbcf71b7a5da22b1cac67ede8faa19c206" dmcf-pid="bEaABJYcU4" dmcf-ptype="general">엠마 스톤은 원작과 주인공의 성별이 바뀐 것에 "각본을 쓴 윌 트레이시에게 물어봐야 하겠지만, 성별이 바뀌게 된 건 제겐 행운이었다"며 "그 모호함이 정말 매력적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p>
          <p contents-hash="76a05387fef513823a37a56203d449516c4d52d69e2578a32a7ca9d5f0675426" dmcf-pid="KDNcbiGkuf" dmcf-ptype="general">"납치당하는 미셸이 여성이라는 점과 두 남자가 미셸을 데려가서 지하실에 묶는 그 순간에, 그 자체로 영화가 강렬해진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여러 의문에 대한 답이 밝혀지는 구조도 흥미로웠다. 물론 총도 맞고 폭력적이긴 하지만, 시종일관 불안한 분위기로만 이야기가 전개되진 않는다. 극단적인 긴장감 속에서도 이야기가 계속 펼쳐진다는 게 요르고스 감독님과 이 시나리오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선한 누군가가 옳은 일을 하는 것인지, 미친 자가 미친 짓을 하는 건지 영화 안에서 계속 뒤바뀌거든. 성별을 바꾼 게 그 강렬함과 모호성을 더하게 한 것 같다." (엠마 스톤)</p>
          <p contents-hash="949cb9f3f787eedae5b638964b1db622b06eecf8bf1a458dfa5ce203d5c1a4f7" dmcf-pid="9wjkKnHE3V" dmcf-ptype="general">원작 속 강만구가 노조를 억압하고 노동자를 탄압하는 악덕 대표였다는 사실, 미셸 또한 노화를 늦추는 연구를 한다는 핑계로 환경에 해악을 끼치는 선택을 하는 묘사에 이 영화를 거대 자본주의 풍자 내지는 비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표면적으론 음모론이지만 오늘날의 기술이 주는 해악을 비판하는 등 여러 층위가 있는 작품"이라며 말을 이었다.</p>
          <p contents-hash="a0052e23b40e48f35cb90dbe8c0a949c664688f5cf341ef2c6c49b5600bb9fcb" dmcf-pid="2rAE9LXDU2" dmcf-ptype="general">"기술은 우리에게 이미 믿고 있는 걸 강화해준다. 너무 의존하면 그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영화도 그런 구조를 갖고 있다. 전형적인 인물들이 등장하고, 처음엔 이들이 어떤 인물인지 알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며 각자가 지닌 다양한 층위가 드러난다. 그 복잡성 때문에 누굴 응원해야 할지 모를 지경일 것이다.</p>
          <p contents-hash="6f115ab7101d504c7b3377f17ce0e578e3be2888b64e0a1ae49a1e796eabbe14" dmcf-pid="VmcD2oZwU9" dmcf-ptype="general">물론 명백한 사실도 있다. 미셸이 독백 비슷하게 하면서 인류의 자살 충동 유전자를 언급한다. 인간 본성이 실제로 무엇인지,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경보를 울리는 것과 같은 대목이다. 인간의 본성을 어찌할 방법이 있을지 그런 얘길 하는 셈이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p>
          <div contents-hash="dd7d6b7c084c42e60ade77edfe76d7ddcecffe363af3679fb06c4d8f36457b5b" dmcf-pid="fskwVg5rpK" dmcf-ptype="general">
           <strong>음모론에 대한 양가적 감정</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2bd2fda1819984dfbe6ad90b0a47a4ca9484e8ea16be6ae0ef7383ff6f1de8fc" dmcf-pid="4jnguMva0b"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9/ohmynews/20250829092702740uzcd.jpg" data-org-width="1500" dmcf-mid="FGCSRw7v0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9/ohmynews/20250829092702740uzcd.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lt;부고니아&gt;를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td>
            </tr>
            <tr>
             <td align="left">ⓒ 포커스 피처스, 프레먼틀, CJ ENM</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0bae057b1f1e5e353b145479e539a47af4233640abde08811fc1ac09efa8607" dmcf-pid="8ALa7RTN7B" dmcf-ptype="general">
           감독이 말한 음모론은 곧 원작과 &lt;부고니아&gt;를 관통하는 주요한 겉옷이기도 하다.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외계인의 존재, 그리고 하필 그를 인지하고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존재가 정신분열적 증세가 있는 사람이라는 설정. 그 자체로 음모론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담보하는 설정이기도 할 것이다. 제시 플레먼스가 답을 이어갔다.
          </div>
          <p contents-hash="35c83038c0635f6af722b33400795441dda18cc81cba91ee2bb8e57d905c3797" dmcf-pid="6coNzeyjpq" dmcf-ptype="general">"내 오랜 친구 중 트레버라는 사람이 있다. 제가 아는 가장 열렬한 외계인 신봉자다. 아마도 본인을 외계인이라 믿는 것 같지만, 그런 그를 전 사랑한다. 그에게 외계인 얘기만 꺼내도 행복해 하더라. 그 덕에 외계인의 역사, 다양한 이론을 알게 됐다. 영화 촬영에 큰 도움이 됐다. 그가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다고 인정하는 순간 거의 종교가 됐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 인생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내게 말해줬다. 테디를 연기하는 데에 더할 나위 없는 도움이었다." (제시 플레먼스)</p>
          <p contents-hash="7fba4e4c774af4403ae3893ef488a73095afcd74ef44f616a32b31902dee45e9" dmcf-pid="PkgjqdWA3z" dmcf-ptype="general">엠마 스톤이 그 질문을 받아 답을 이었다. 그는 "종교가 시작된 그때부터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해주는 존재가 필요했던 것 같다"며 "우리는 이 지구라는 행성에 홀로 버려진 채, 삶이 무엇인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p>
          <p contents-hash="cb5856b6a782c6251b33affb4ca3b921227578b1a263a5cec06e0cc3eb21a76a" dmcf-pid="QEaABJYcu7" dmcf-ptype="general">"누군가가 믿을 만한 이야기를 해주면 그 믿음을 부여잡게 되고, 그 믿음은 광기 속에서 균형을 잡도록 해준다고 생각한다. 최초 인류 등장 때 이후로 수십억 명이 더 많아졌지만, 동시에 연결될 수 있는 방법도 그만큼 다양해졌다. 또한 알고리즘이란 게 있어서 한 주제나 분야에 토끼굴처럼 빠져들게 만드는 것 또한 쉬워졌다. 이번 작업에서 십대들을 떠올렸다. 괴롭힘 당하거나 무언가의 타깃이 됐을 때 마치 그게 유일한 현실이고 전부인 것처럼 믿는 심리 상태를 말이다. 정말 무서운 일이지만 이런 음모론이나 사람을 조종하는 일은 이제 새로운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엠마 스톤)</p>
          <p contents-hash="02656e0f8d71c08dcea1fdfbf3132732bb27b3c033971a2155811ad6dcfd0f32" dmcf-pid="xDNcbiGkFu" dmcf-ptype="general">"트레버와 이야기하면서 많이 생각했던 게, 그런 느낌이었다. 지금 내가 보는 것 이상이 존재하기를 바라는 느낌 말이다. 신이나 외계인, 혹은 다른 누군가가 이 모든 것을 조정하는 실을 쥐고 있는 것 같은. 그래서 내 주변에 내가 보는 것과 다른 무언가가 있기를 바라는 상태 말이다. 자칫 어둠에 빠질 수도 있는 양날의 검과도 같지만 신화와 이런 이야기를 통해 이 미친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배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런 속성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이지 않을까." (제시 플레먼스)</p>
          <p contents-hash="ad42528b859f3091b83981b66f75d0c08fb3646567beae30665b571a052fb101" dmcf-pid="yq0urZe7uU" dmcf-ptype="general">그렇다면 이 어두운 세계, 나아가 전작들을 통해 시종일관 그만의 냉소와 냉철한 묘사를 이어오고 있는 감독은 이런 이야기와 영화의 필요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최근 &lt;가여운 것들&gt; &lt;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gt; &lt;부고니아&gt;까지 세 작품을 연달아 연출해 온 그는 "공교롭게 쉼 없이 달려온 요즘 영화 만드는 게 전처럼 즐겁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럼에도 특정한 생각을 영화라는 형태로 담아낼 필요가 있다는 건 변함 없다"고 말했다.</p>
          <p contents-hash="707b7b0efa4a96533995a87bea61ba847036a57fc5e3f68945fd161e7e558466" dmcf-pid="WBp7m5dzUp" dmcf-ptype="general">"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방식도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 아니라 대상을 탐구해 가는 과정이다. 이 사람들을 모아 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들이 이야기를 어디로 끌어갈지 보는 것이지. 솔직히 말하면 영화를 완성한 후에야 비로소 위안을 얻곤 한다. 촬영, 각본 작업, 편집 때는 전혀 깨닫지 못했던 걸 시간이 지나서야 이해하게 된다. 우리가 만든 이 복잡한 구조에서 저나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었고 탐구하고 싶었는지 깨닫는 것이다.</p>
          <p contents-hash="0dbf450d6c0f74b7a2224bb4ced848a11fdc148fd197ddaa5cbbe9ccf2af8ab4" dmcf-pid="YWhverzTp0" dmcf-ptype="general">그게 제게 계속 나아갈 힘을 준다. 명확한 답을 주는 건 아니다. 다만 그럼에도 끊임 없이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이 흘러가는 모양새가 점점 더 그런 질문을 요구한다. 각 개인은 그래서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그저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하고, 스스로 어떤 것들을 깨닫는 그런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행동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다. 우리 종착점이 무엇인지 정말 모르겠지만, 유일하게 알고 있는 건 우린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것 뿐이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p>
         </section>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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