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없지만 SKT 1348억 과징금…구글과 형평성 논란도

작성일 08-2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개보위, SKT 안전조치 의무 위반 약 1348억 과징금 2차피해와 고의성 없어 소명...산식 엄격해 감경 어려워 신용정보법은 해킹 시 최대 50억 과징금 부과 해킹 피해 방지 노력만으로 한계...과징금 효과 의문 사태 4개월만 결론...절차적 숙의 있어야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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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윤정훈·김아름 기자]개인정보보호위원회(위원장 고학수)가 지난 4월 해킹을 당한 SK텔레콤(017670)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킹으로 2300만명이 넘는 가입자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점을 고려했다지만, 정작 2차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기업의 해킹 피해 자진 신고 의지를 꺾고, 제도의 본래 취지를 흐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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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사고 제재처분 의결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8/Edaily/20250828134438962piti.jpg" data-org-width="450" dmcf-mid="ZV68sEUlr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8/Edaily/20250828134438962piti.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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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사고 제재처분 의결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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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학수 개보위 위원장은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제18회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4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SK텔레콤에 대해 안전조치 의무 및 유출 통지 위반으로 과징금 1347억9100만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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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보위는 SKT가 유심 인증키와 가입자식별번호(IMSI) 등 가입자 정보를 암호화 없이 저장하고, 침입탐지시스템 로그를 확인하지 않는 등 기본 보안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 내렸다. 과징금 규모를 놓고 보면 과거 구글(692억원), 메타(308억원), 카카오(035720)(151억원), LG유플러스(032640)(68억원)에 부과한 금액을 크게 웃돈다.
 개보위는 “국민의 불안이 컸고, 유심 복제 등 심각한 2차 피해 가능성이 있었다”며 엄중 처분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IMSI를 핵심 정보로 볼 것인지 여부는 추후 행정소송을 간다면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같은 정부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2차관(당시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지난 5월 브리핑에서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복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복제폰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 대리인은 이번 사건은 다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사건들과 달리 2차 피해가 없고, 고의적으로 사고를 유발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제재 성격이 지나치게 강하면 비례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소명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재 수위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 중론이다. 개보위는 유출된 정보가 무선 가입자 전반과 직접 연관된 만큼 ‘관련 매출’을 이동통신 전체 매출(약 10조원)로 판단하고 이를 기준으로 과징금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질적 피해 확산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부당이득 반환이 아닌 징벌을 부각시켜 과징금 규모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메타와 구글은 동의 없는 개인정보 활용으로 매출을 끌어올린 사례였지만 SKT는 해킹 피해로 이득을 본 게 없다”며 “관련 매출을 음성 통화 부문 등으로 한정했다면 300억~400억 수준에 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오 창원대 교수도 “현행법은 기업이 법 위반으로 이익을 얻었을 경우 매출액 기준 과징금을 매기도록 설계됐다”며 “SKT처럼 상업적 이득이 없는 해킹 피해 사건은 정액 과징금 제도로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용정보법은 개인 정보 유출이 있었을 때는 정액으로 50억원 이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며 “개인정보보호법은 조금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가 기업들의 자발적 신고를 위축시키고 공포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 SKT는 지난 4월 비정상적 데이터 전송을 스스로 인지해 곧바로 신고했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보위 합동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역대 최대 과징금을 받으면서 자체 신고 요인도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이성엽 교수는 “해킹은 기업이 아무리 노력해도 100% 막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투자와 보안 체계 강화 노력 여부를 감안해 감경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오 교수는 “과징금을 세게 부과했다고 해서 해킹 사고가 줄어들면 그거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라면서 “기업도 개인정보 보호에 노력을 많이 할 텐데 이런 식으로 다 제재를 해버리면,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례적으로 개보위가 빠른 판단을 내린 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개보위는 지난 4월 SKT 해킹 사태 이후 3개월여의 조사를 거쳐 4개월만에 과징금을 결론냈다. 전체회의도 전날 한 차례 가진 것이 전부인 만큼 참여 위원들의 의견이 잘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인 김도승 전북대 교수는“과징금 부과 자체는 정당할지라도, 금액 산정요소를 충실하게 논의하지 못한 채 이처럼 막대한 액수를 확정했다면 앞으로 논란이 될 수 있다”며 “개인정보보호 강화라는 방향성은 옳지만, 절차적 숙의와 시기의 합리성까지 함께 고려돼야만 사회적 수용성과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T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인정보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고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SKT 관계자는 “이번 결과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으며, 모든 경영활동에 있어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고 고객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며 “향후 의결서 수령 후에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여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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