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청률 3%가 유튜브 구독자 500만보다 낫다는 착각 혹은 진심('마이턴')

작성일 08-2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현시점 가장 핫한 예능인들 모아놓고도 개인기만 남았다는 건(‘마이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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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지상파에서는 보기 드문 예능이 나왔다. SBS 신규예능 &lt;마이턴&gt;은 지상파 예능의 새로운 시도인 동시에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콘텐츠다. &lt;마이턴&gt;은 이경규를 중심으로 탁재훈, 추성훈, 이수지, 김원훈, 박지현, 남윤수 등이 가상의 '트롯돌' 팀을 만들어가는 페이크 리얼리티쇼를 표방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최근 '연예대상'과는 거리가 멀어진 이경규가 다시 한번 연예대상을 받아보겠다는 개인적 욕심으로부터 이 엉뚱한 이야기는 시작한다.
 페이크다큐는 현실 맥락을 해체하는 스토리라인이 묘미다. 서사구조이기에 드라마처럼 1회부터 빠짐없이 봐야 이해가 되고, '페이크'인 만큼 문화적 맥락을 갖고 놀기 때문에 아는 것이 많아야 재미가 배가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존재한다. 즉, 지상파 예능 시청자들의 고령화를 고려하고, 촉박한 예능의 제작 환경을 염두에 뒀을 때 무척 도전적인 시도다. 게다가 매회 새롭게 등장하는 핫한 게스트의 물량 공세, TV콘텐츠 밖에서 대세로 등극한 추성훈, 이수지, 김원훈 등의 합류는 시대적 흐름을 포섭하려는 의도와 포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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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시도도 좋고, 의도도 응원하지만 지상파에서 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봐왔던 여러 예능 콘텐츠의 패치워크처럼 느껴진다. 음악 페이크다큐라는 설정은 탁재훈으로 인한 기시감까지 더해져 엠넷의 &lt;UV신드롬&gt;과 &lt;음악의 신&gt;이 떠오른다. 어쩌다보니 트로트 도전기는 유산슬(유재석)을 배출한 MBC &lt;놀면 뭐하니?&gt;가 연상된다. 실제로 유산슬의 곡 '합정역 5번 출구'를 작곡하며 큰 인기를 모았던 박토벤을 찾아가기도 했다. 동묘에서 건져온 의상으로 콜라텍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 설정 등등 익숙한 전개다. 즉, 페이크다큐로 하이퍼리얼리즘 트렌드를 거론하기에 강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충격을 주고 싶거나, 새로운 세계관을 창출하려면 '형님' 중심의 기존 버라이어티 문법을 벗어난 새로운 관계망 속에서 나타나는 캐릭터 플레이라든지, 기발하거나 탄탄한 스토리라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lt;마이턴&gt;은 보다 쉬운 길인 개인기를 택했다. 오리지널리티보다는 잘 나가고 있는 멤버들을 마치 용병처럼 활용한다. 이수지는 교양 없는 교포 래퍼 'MC 한라'를 비롯해 무당, 요구르트 아줌마, 청순 여고생 등등 다양한 부캐로 신기에 가까운 연기력을 선보이고, 억눌렸다 터트리는 애드리브가 특기인 김원훈은 그의 캐릭터를 지상파 안으로 가져왔다. 뒤늦게 합류한 '아조씨'의 추성훈은 물론 2회 등장한 &lt;폭싹 속았수다&gt;의 신스틸러 배우 김금순, 탁재훈과 코믹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김용림, '문돼' 캐릭터의 나선욱까지 모두가 하나 같이 개인기의 향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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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와 접근은 이해하고 응원한다.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아쉽다. 일단 내딛기로 하고, 한번 뻗어보기로 했으면 조금 더 과감했어야 했다. 익숙한 전개도 그렇고, 이경규가 중심이 되고, 핫한 인물들이 양념처럼 거드는 익숙한 구도의 '형님 리얼버라이어티'의 틀을 유지하는 것도 다소 뻔하다. 트로트로 중장년 시청자와 접점 혹은 안전판을 만들려는 복안보다도 배수의 진이 더 필요했다. 예컨대 이경규가 김원훈이 맡은 매니저 역을 하거나, 추성훈처럼 대체 멤버로 합류한 플레이어로 나서는 편이 오히려 파격이었을 것이다. 시대적 흐름은 감지했지만 기존 작법에 대한 의존과 가져다 쓰는 데 익숙한 지상파 특유의 관성이 멈칫하게 만든다.
 그 결과 현재 매체 불문 가장 핫한 예능인들을 모았지만 그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예능이 됐다. 제작발표회에서 언급한 이경규의 바람대로 김원훈이나 이수지의 활약 장면들은 바이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캐릭터를 숏츠로 소비하는 것과 프로그램의 외연 확장, 유입과는 다른 이야기다. 여기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세계관과 볼거리의 창출 없이는 &lt;마이턴&gt;이 예능 시청자들에게 각인되기란 쉽지 않다. 설정이 아무리 새롭고 신선한 도전이라고 한들,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세계가 없다면 숏츠로 휘발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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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점에서 &lt;마이턴&gt;의 시도, 도전은 응원하지만 지상파 예능 특유의 감성과 자세가 아쉽다. 2화에서 이경규는 김원훈에게 "TV 시청률 3%가 유튜브 구독자 500~700만 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며, 효도하려면 유튜브가 아니라 부모님이 이웃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TV에 나와야 한다고 가스라이팅하는 장면이 있다. 물론 웃기려 한 개그지만, 어쩌면 자조적인 코미디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말이라는 생각도 든다. 왜냐면, 이 엉뚱한 이야기의 모든 출발점이 이경규의 연예대상 수상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애초에 세계관이 오늘날 예능 시청자들의 인식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뜻이다. 지상파의 연예대상은 대중의 관심사라고도, 예능 트렌드나 한해의 대세라고 말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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