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같던 1년…김채연의 첫 올림픽을 향한 도전 작성일 08-28 18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08/28/0002763415_001_20250828090215270.jpg" alt="" /><em class="img_desc">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 중인 김채연. 올댓스포츠 제공</em></span><br>은반 위에 선 김채연(19)은 늘 담담해 보인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롤러코스터”였다고 한다. 사대륙선수권과 하얼빈아시안게임(이상 금메달)에서 환호를 받았던 순간도, 세계선수권 무대(10위)에서 아쉬움을 곱씹었던 기억도 모두 그 안에 있다. 성취와 좌절이 교차한 지난 1년은 김채연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br><br>처음 얼음 위에 올랐을 때는 “넘어질까 무서웠다”. 하지만 바람을 가르는 순간 느껴진 자유가 그를 사로잡았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발목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을까도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그만두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 스스로를 일으켜 세웠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 중 최근 한겨레와 서면 인터뷰를 한 김채연은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피겨니까 끝까지 해보자고 다짐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br><br>김채연은 지난 시즌 가장 벅찼던 순간으로 서울에서 열린 2025 사대륙선수권을 꼽았다. 국내 팬들 앞에서 안정된 연기를 펼치며 큰 박수를 받았다. 반대로 가장 속상했던 기억은 3월 열린 세계선수권이었다. “외부적인 상황까지 겹쳐서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2024 세계선수권(동메달) 때는 프리 연기를 마치고 무대 위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채연은 “심적으로 불안했던 때라 연기를 끝내고 나니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고 했다.<br><br>다가오는 시즌(2025~2026)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겨울올림픽 전초전이다. 쇼트프로그램 음악은 안무가 셰린 본이 추천한 ‘산타'(santa)의 ‘키 아 르 드와?(Qui a le Droit?·누구에게 그럴 권리가 있는가?)를 택했다. 프리스케이팅 음악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배경음악(OST)을 골랐다. 김채연은 “전쟁은 평범한 하루와 일상의 모든 것을 순식간에 두려움과 혼란에 몰아넣는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 담긴 시대적 아픔, 전쟁의 참상을 표현하고 그 끝에 전쟁을 넘어 평화로 나아가는 우리나라의 현재도 프로그램에 같이 담을 수 있게 노력했다”고 밝혔다.<br><br>김채연의 무대에는 늘 어머니 이정아씨의 손길도 함께한다. 시즌마다 어머니가 직접 제작한 의상을 입고 출전하는데, 이번에도 “프로그램의 색깔을 살릴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 쓰셨다”고 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08/28/0002763415_002_20250828090215363.jpg" alt="" /><em class="img_desc">김채연이 지난 2월23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갈라쇼에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 대회에서 김채연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합뉴스</em></span><br>대학 입시도 미루고 올림픽을 준비 중인 김채연의 하루는 훈련으로 채워진다.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스케이팅을 하고, 오후 3시부터 2~3시간 정도 보강운동을 한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사우나로 피로를 풀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김채연이 피겨에서 느끼는 행복은 단지 메달이나 점수에 있지 않다. “연습 목표를 달성할 때, 그 작은 성취에서 기쁨을 느낀다.” 실패가 아쉬울 때면 ‘그날만 속상해하고, 다음 날은 보완하자’고 스스로를 다잡는다. “꾸준히, 조금씩 더”가 그의 삶의 방식이다. 그래서 극도로 긴장감이 높아지는 순간에는 ‘그동안 내가 연습한 것들을 믿자, 할 수 있다’라고 계속 되뇐다.<br><br>온종일 아무 일정도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서만 쉬어보고 싶다지만, 성격상 안 될 것도 같단다. 엠비티아이(MBTI·성격유형검사)로는 아이에스에프제이(ISFJ:외유내강형)가 나왔는데 주변에서는 ‘에프(F·감정형)’가 아니라 ‘티(T·사고형)’ 같다고 한다. 요즘 빠져 있는 것은 독서다. 심리학책을 읽으며 마음을 정리하고 있다. “책 읽을 때 유독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다”는 김채연이다. 좋아하는 색은 검정과 하양, 가방 속 필수품은 에어팟이다. 요즘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샤부샤부다.<br><br>김채연은 과거의 어린 김채연에게 10초만 조언할 수 있다면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원하는 목표에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후배 피겨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남들보다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피겨를 시작해서 좌절도 많았지만 결국엔 으뜸의 자리에 섰기에 땀의 가치를 더 잘 안다.<br><br>김채연은 9월11일부터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열리는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롬바르디아 트로피 대회를 통해 새 시즌 연기를 공개한다. 그의 목표는 단순하지만 간절하다.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는 것이다. 올림픽에 나가게 되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한다. 김채연에게 피겨란 “삶”이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페이지를 매일매일의 연습으로 채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히 열심히 했고, 잘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 김채연은, 늘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노력으로 빙판 위의 서사를 써내려가며 이제 막 또 다른 삶의 장을 펼치고 있다.<br><br> 관련자료 이전 담양군, 순창군과 손잡고 16년만에 경마공원 유치 재도전 08-28 다음 ‘셔틀콕 여제’ 안세영, 세계선수권 16강 안착 ‘2연패 순항’ 08-2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