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에 미래를 묻다⑧]미션 중심의 R&D 시대로 나아가는 길중심의 미션 중심의 R&D혁신형 R&D 생태계 만들자

작성일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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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class="link_figure"><img alt="김동호 한국연구재단 한계도전전략센터 책임PM"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4/dt/20250824070210170djvw.jpg" data-org-width="640" dmcf-mid="F0n59ezTh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4/dt/20250824070210170djvw.jpg" width="6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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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호 한국연구재단 한계도전전략센터 책임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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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contents-hash="48132deeaf4c7e093938645a2d866cf535ab7c8ee46cf93980213b71c3288b0e" dmcf-pid="pVQTU4tsW6" dmcf-ptype="general"><br>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전 세계는 환호했다. 하지만 이 역사적 순간 뒤에는 케네디 정부의 대담한 결단이 있었다. 국가 예산의 4%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경제적 가치를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아폴로 프로젝트. 그 결과는 인류 최초의 달 착륙뿐만 아니라 반도체, 소프트웨어, 통신 등 오늘날 IT 혁명의 토대가 된 기반 기술들의 대거 개발이었다.<br><br> 경제학자 마리아나 마추카토는 ‘미션 이코노미’에서 이를 통해 정부의 역할을 재정의했다. 정부는 단순한 규제자나 시장 보완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가치 창출자라는 것이다. 특히 민간이 선뜻 투자하지 못하는 불확실성 높은 고위험 영역에 정부가 먼저 포부를 갖고 투자할 때, 더 강력한 혁신이 촉발된다고 강조한다.<br><br> 하지만 미션을 설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담한 미션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이를 실행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한 NASA와 같은 시기에 설립된 미국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미션 중심 R&amp;D 체계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인터넷의 전신인 ARPANET, 적의 레이더를 피하는 스텔스 기술이 모두 DARPA에서 시작됐다. DARPA의 성공 공식은 명확하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파급력이 큰’ 도전적 과제를 설정하고, 프로그램 매니저(PM)에게 전권을 부여하여 추진하는 것이다.<br><br> 한국도 이제 이 길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계도전 R&amp;D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단순한 제도 모방이 아니라 한국 R&amp;D 생태계에 미션 중심 혁신 모델을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적 실험이다. 이 사업에서 민간 전문가인 책임PM은 과제 기획부터 연구자 선정, 마일스톤 설정과 진도관리, 진행 과정의 유연한 피보팅까지 절대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고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설계·운영하고 있다.<br><br> 필자는 지난 2년간 이 프로젝트의 책임PM으로 활동하면서 기술적 성공 가능성은 낮을지라도 국가적으로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세 가지 연구 주제를 기획하고, 이 도전에 동참한 연구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br><br> 물론 현실의 벽은 높다. 법과 제도의 한계, 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어려운 제한된 예산, 3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압박감,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에도 과감한 몰입연구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br><br>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이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한국의 R&amp;D 시스템 자체를 혁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PM이 국가적 임무 관점에서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방향을 설정하며, 연구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다양한 접근방식을 찾아내고, 연구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미션 중심 R&amp;D’의 구조다.<br><br> 행동주의 경제 철학자 나심 탈레브는 “자신을 지식인이라 믿는 사람들을 경계하라. 그들에게 국가 정책을 맡기는 것은 이발사에게 뇌수술을 맡기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실천 없는 이론은 위험하다.<br><br> 한국에서도 그간 DARPA를 벤치마킹한 R&amp;D 사업들이 추진됐지만, 정작 그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구조를 체계화하여 운영한 사례는 없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계도전전략센터’를 설립하고, 별도의 운영규정과 실행 매뉴얼을 만들어 실질적 도전과 책임을 수반하는 혁신 모델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책 보완이나 제도 개선을 넘어 진정한 혁신도전형 R&amp;D의 선도모델을 만들어가는 실천의 시작이다.<br><br> 연구자뿐만 아니라 PM과 정부 부처도 위험을 감수하고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역량이 필요하다. 학습에는 시간이 걸린다. 미션 중심 R&amp;D 문화가 정착되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br><br> 한국이 진정한 혁신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이제 모방을 넘어 창조의 길을 걸어야 한다. 미션 중심 R&amp;D는 그 첫걸음이다. 아직은 작은 실험에 불과하지만, 이런 시도들이 축적될 때 한국에서도 혁신형 R&amp;D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성공보다 도전이 중요한 이유다.<br><br>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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