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말하는 바비 인형, 아이에 ‘득’일까 ‘독’일까

작성일 08-24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마텔·오픈AI, 대화형 ’AI 바비’ 개발 계획 발표 챗GPT처럼 아이 감정 맞춰 실시간 대화 목표 가짜 공감 구별 못해 발달에 지장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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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미국 장난감 제조사 마텔(Mattel)은 최근 오픈AI와 함께 ’AI 바비’를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다. 버튼을 누르면 정해진 대사가 나오는 기존 방식과 달리, AI 바비는 챗GPT처럼 아이와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마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4/chosunbiz/20250824060246664kjqn.jpg" data-org-width="650" dmcf-mid="bIXgRA6Fk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4/chosunbiz/20250824060246664kjqn.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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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장난감 제조사 마텔(Mattel)은 최근 오픈AI와 함께 ’AI 바비’를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다. 버튼을 누르면 정해진 대사가 나오는 기존 방식과 달리, AI 바비는 챗GPT처럼 아이와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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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감이나 만화 캐릭터는 오랫동안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어린이의 정서 발달과 사회성 형성에 도움을 주는 매개체였다. 이제 인공지능(AI) 덕분에 장난감이 아이와 대화하고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날이 다가왔다. 영화의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지난 6월 미국 장난감 제조사 마텔(Mattel)은 대화형 AI인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함께 ’AI 바비’를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조쉬 실버맨(Josh Silverman) 마텔 최고경영자(CEO)는 “AI는 아이의 학습 방식이나 감정, 발달 단계에 맞게 상호작용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배우고 탐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AI 바비는 아이에게 유익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할까, 아니면 상상력과 정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스펙트럼지는 “마텔과 오픈AI의 협력은 AI 바비 인형이 한 세대의 감정적 성장을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질문을 제기한다”고 지난 21일 전했다.
 말하는 인형은 전에도 있었다. 버튼을 누르면 미리 입력된 음성이 나오는 방식이다. 마텔과 오픈AI가 개발하는 AI 바비는 차원이 다르다. 챗GPT처럼 아이와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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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1형 당뇨병 환자를 모델로 한 바비 인형. 팔에 혈당 측정 패치를 붙였고 허리에는 인슐린 주입 펌프가 있다./마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4/chosunbiz/20250824060248230priv.jpg" data-org-width="1368" dmcf-mid="9XyFYUSgc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4/chosunbiz/20250824060248230priv.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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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형 당뇨병 환자를 모델로 한 바비 인형. 팔에 혈당 측정 패치를 붙였고 허리에는 인슐린 주입 펌프가 있다./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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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텔은 계속 시대 변화에 맞춘 바비 인형을 출시해 큰 공감을 얻었다. 지난달 마텔은 혈당 측정 패치와 인슐린 펌프 제조사와 협력해 제1형 당뇨병(T1D)을 가진 바비 인형을 출시했다. 아이들에게 당뇨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자는 의도였다.
 의료계는 그동안 바비 인형이 지나치게 마른 체형이라고 지적하며 아이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다양성과 포용성을 내세워 통통한 몸매와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바비들이 나왔다. 보청기나 시각장애인용 지팡이, 의족을 가진 바비도 있다.
 AI 바비 개발 발표는 이전처럼 전적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술 자체는 흥미롭지만, 어린이가 감정을 나눌 ‘첫 번째 진짜 관계’를 기계와 맺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았다.
 생성형 AI는 아이에게 문맥이 풍부한 대화를 제공하고, 성장 과정에 맞춰 반응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나 노래를 기억하고, 개인적 질문을 던지며 대화할 수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AI가 갈등 상황이나 감정 표현을 과도하게 단순화하거나 딱 잘라 규정하면 아이가 인간과 관계를 맺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놓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AI 모델은 위로하는 언어를 생성할 수 있으나, 사람처럼 얼굴 표정이나 시선, 행동 양식, 생리적 신호 등 다양한 정보를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AI가 제공하는 공감 반응은 실제로 아이를 이해한 결과가 아니라 알고리즘이 일부 정보만으로 단순화해 만든 예측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비영리 소비자 보호단체 퍼블릭시티즌(Public Citizen)의 로버트 와이스만(Robert Weissman) 공동대표는 “현실과 놀이를 구분할 능력이 부족한 어린이에게 인간과 같은 목소리를 가진 대화형 장난감은 아이들의 사회적 발달을 방해하고 또래 관계 형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마텔은 AI 기술을 어린이용 장난감에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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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최신 바비 패션리스트 시리즈에는 머리카락이 없는 인형, 백반증을 가진 인형, 그리고 의족을 사용한 인형이 포함됐다./마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4/chosunbiz/20250824060249492bqpc.jpg" data-org-width="1120" dmcf-mid="VhVe4nKGa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4/chosunbiz/20250824060249492bqpc.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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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 바비 패션리스트 시리즈에는 머리카락이 없는 인형, 백반증을 가진 인형, 그리고 의족을 사용한 인형이 포함됐다./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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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큰 위험은 AI가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한 말이 아니어도 아이들은 알고리즘에 기반한 인공적 공감에 실제로 이해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심리학회(APA) 소아심리학자인 메리 알보드(Mary Alvord) 박사는 “청소년이 챗봇의 프로그램화된 반응을 진짜 공감으로 오인하기 쉽다”며 “AI가 아무리 친절하고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여도 인간 관계를 대체할 수 없으며, 아이들이 그 차이를 이해하도록 부모가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형의 외형을 바꿔 사회적 공감을 얻는 것은 좋은 일이나 AI를 섣불리 도입해 아이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도록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인터넷 규제기관 온라인안전위원회(eSafety)도 “어린이와 청소년은 AI 친구로부터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기 쉬운 취약한 집단”이라며 “아이들은 아직 컴퓨터가 오도하거나 조종하려 할 때 대응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와 생활 기술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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