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가 작성한 가짜기사에 미국 유력 언론도 속았다

작성일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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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미디어 파도] 프리랜서 기자 기고, 사실확인도 없이 게재 지명·인물 모두 허위… "진위여부 확인 않는 언론 도태될 것"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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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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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이어드 등 유력 매체에 게재된 프리랜서 기자의 기사가 사실 생성형AI를 통해 작성된 가짜기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매체는 프리랜서 기자가 보낸 기사 진위여부를 검증하지 않고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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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고 블랑샤르(Margaux Blanchard)는 올해 4월부터 언론에 기고해 온 프리랜서 언론인이다. 그는 디즈니랜드를 1년에 수백 번 방문하는 디즈니 열성 팬 인터뷰부터 영국의 아동 정신건강 서비스를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 특히 그는 유력 매체에도 기사를 기고했다. 그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고령층 출산에 관한 기사를 기고했고, 와이어드에 온라인 공간에서 결혼하는 연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썼다. 또 영국의 표현의 자유 관련 시민단체 인덱스온센서십(Index on Censorship)의 계간지에 과테말라 언론인 탄압 문제를 다룬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고 블랑샤르의 글은 생성형AI를 통해 만들어진 가짜기사로 밝혀졌다. 미국 온라인매체 디스패치와 영국 미디어전문지 프레스가제트가 마고 블랑샤르의 정체를 확인했다. 프레스가제트의 지난 21일 보도에 따르면 마고 블랑샤르는 이달 초 디스패치에 기사 기획안을 보냈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폐쇄된 광산 그레이브몬트가 과학자나 경찰 등이 시신을 연구하는 훈련시설로 활용되고 있는데, 현장에 찾아가 기사를 작성할 테니 원고료 670달러(한화 약 93만 원)를 달라는 내용의 기획안이다. 디스패치가 진위여부를 확인한 결과 그레이브몬트는 실존하지 않는 곳이었다.
 프레스가제트는 “(디스패치는 마고 블랑샤르에게) 기록을 요청했으나 그는 답을 하지 않았다”며 “(프레스가제트도) 실제 기자인지 증거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마고 블랑샤르는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프레스가제트가 마고 블랑샤르의 다른 글을 확인한 결과 기사 속 지명이나 인물을 지어 낸 가짜기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언론사들은 마고 블랑샤르의 글을 삭제했다.
 언론사들은 마고 블랑샤르의 글 진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검증 프로토콜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와이어드는 프레스가제트 보도 전 마고 블랑샤르의 기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삭제했으나,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와이어드는 지난 5월7일 마고 블랑샤르 글을 노출했다. 하지만 마고 블랑샤르가 원고료를 계좌이체가 아닌 수표로 받길 원하자 이상한 점을 느끼고 기사를 재검토했고. 이후 기사를 삭제했다. 와이어드는 지난 21일 “실수를 저질렀다. (마고 블랑샤르 글에 대한) 적절한 사실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데스크의 지시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도미닉 폰스포드(Dominic Ponsford) 프레스가제트 편집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온라인이 AI를 기반으로 구동되고 있는데, 신뢰성 있는 언론사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언론사가 기사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프레스가제트는 마고 블랑샤르가 돈 때문에 이번 일을 벌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프레스가제트는 “마고 블랑샤르는 금전적 이유로 이 같은 일을 했을 것”이라며 “와이어드는 장편 보도에 대해 2500달러(한화 약 348만 원)의 원고료를 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도 230달러(한화 약 32만 원)의 원고료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언론사가 생성형AI가 만든 허위정보 게시물을 검증하지 않고 게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시카고 선타임스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올해 여름 추천도서를 선정하는 기사를 냈는데, 추천도서 15권 중 10권은 AI가 지어낸 가짜 책이었다. 이 기사를 작성한 프리랜사 기자는 생성형AI를 통해 기사를 작성했다고 시인했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2022년 생성형AI가 작성한 금융 서비스 관련 기사 77건을 '독자 기고'로 속여 게재했는데, 기사 속에는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있었다. 아일랜드 일간지 아이리시타임스는 2023년 6월 생성형AI가 작성한 글을 '독자 기고문'으로 게재해 논란이 됐다. 당시 아이리시타임스는 “정교한 사기의 희생양이 됐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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