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키만큼 깊은 바다를 함께 헤엄치며 작성일 08-22 5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뮤지컬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5uZfyFIiUT"> <p contents-hash="52b49427d9f459881e160f7a76166d1b582ba35a8ccbd73ea115d13e5f009c95" dmcf-pid="1754W3CnFv" dmcf-ptype="general">[김지현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9da3164bfa3a4a0d6a6552e06d84759d02ca8028920b90285614627feacc562" dmcf-pid="tz18Y0hL0S"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2/ohmynews/20250822152406973coyo.jpg" data-org-width="1280" dmcf-mid="bgEetBYcF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ohmynews/20250822152406973coyo.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뮤지컬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td> </tr> <tr> <td align="left">ⓒ 국립정동극장</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cddaef9c7db87c2c0bb20c5b06a383b48012cb325e6feede42022af1b74e690" dmcf-pid="Fqt6Gplo3l" dmcf-ptype="general">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가 국립정동극장 개관 30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올랐다. 2022년 초연, 2023년 재연 이후 올해 3연이자 국립정동극장에서 마지막 시즌이다.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 극본상, 남자주연상을 수상하며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 <레드북> 이후 한정석 작가, 이선영 작곡가, 박소영 연출이 합작한 세 번째 작품으로 뮤지컬 팬들에게 오랜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div> <p contents-hash="c6049ff7819e8eec84566d01605110dfde9b113c1f765faa6a3420554062d762" dmcf-pid="3BFPHUSgFh" dmcf-ptype="general">'네불라'는 어린 시절부터 모방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이 재능으로 파라디수스 공화국의 독재자 '미토스'의 네 번째 대역배우가 된다. 세월이 지나 70대 노인이 된 네불라는 한국계 입양아 '수아'를 만난다. 그를 사진작가로 오해한 네불라는 촬영을 의뢰한다. 수아와 함께 관객들은 네불라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다.</p> <p contents-hash="1b1aac6bffce95f5007e6ac5bc0a8d40e411666994aa55c6887256b761cdbbd7" dmcf-pid="0b3QXuvauC" dmcf-ptype="general">네불라는 카 퍼레이드같은 공적인 자리에서 시민을 만나는 대역을 맡는다. 여기까지 네불라는 독재자인 '미토스'를 따라하는 복제품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날 네불라는 독재자를 어설프게 따라하는 인물을 만난다. 그를 신입이라고 생각한 네불라는 연설 말투를 조언한다. 하지만 그 인물은 '진짜 미토스'였다.</p> <p contents-hash="750d50fe258544140fc1ffdad1089977f9c1a31178382eb7e7622b23442743cf" dmcf-pid="pK0xZ7TNFI" dmcf-ptype="general"><strong>원본 없는 현대 사회</strong></p> <p contents-hash="9524299a3959e63a53d845552d5b5a6116dbb0eca6b8c8bf8447a9f6543063a6" dmcf-pid="U9pM5zyjzO" dmcf-ptype="general">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원본 없는 이미지를 '시뮬라크르'라 했다. 네불라가 미토스를 뛰어넘은 순간 복제품은 원본과 다른 독자적인 존재가 된다. 일반적으로 이미지는 실재를 모방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사람들은 만들어진 실재, '미토스'의 이미지를 믿는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미토스 또한 실재하지 않는 '미토스'를 모방한다. 미토스도 네불라도 모두 시뮬라크르다.</p> <p contents-hash="7e62ab23a01f3b4db86223f4c8f75c25d7928e10b29eade7ecedd9db39bd4682" dmcf-pid="ulDZNsJqUs" dmcf-ptype="general">네불라는 수아에게 자신의 삶을 극으로 설명한다. 네불라의 일생을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극적 장치긴 하지만, 이 연극 또한 모방이다. 시뮬라시옹은 실재보다 더 실재같은 것, 진짜같은 가짜를 생산하는 것이다. 관객과 수아는 네불라의 실제 삶을 볼 수 없다. 그가 펼친 연극의 내용이 그의 삶이라고 믿을 뿐이다. 삶을 모방한 극은 원본보다 더 진짜같은 것이 된다. 극 자체가 시뮬라시옹이 된다.</p> <p contents-hash="9c02870146ca3019b0780735a1bc095a8973cc02173290cf6760c915f44e5282" dmcf-pid="7Sw5jOiBpm" dmcf-ptype="general">네불라가 미토스의 대역 배우가 되기 전, 그는 모방만 하는 배우였다. 자신의 것을 만들지 못하고, 자신만의 연기를 하지 못했다. 따라하기만 하는 배우는 쉽게 대체된다. 네불라가 유일한 대역 배우도 아니고, 네 번째 대역배우인 것도 그 이유다.</p> <p contents-hash="4fb43d907cb7c23b2cb383c0be545535d9dc8807920ec8d2000541b339e06a98" dmcf-pid="zvr1AInbpr" dmcf-ptype="general">수아 또한 누군가의 부재로 그를 대체하며 승진의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자신의 것'을 해보기 위한 기획안을 제출하자 상사는 그에게 경고한다. 넌 대체품이고, 특별하지 않다고. 네가 아니어도 되고, 언제든지 누구로든 바뀔 수 있는 자리라고 말한다.</p> <div contents-hash="b5e1b06b94478f950156ed6ca6f5643e206e18f69a3a5bafc6ed67491e2994c6" dmcf-pid="qTmtcCLKUw" dmcf-ptype="general"> <strong>오리지널에 대한 갈망</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d55936de1346f345a28ffd5bf03233fedff222b87a5558ac7becd9fd55d4336d" dmcf-pid="BysFkho90D"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2/ohmynews/20250822152408261myol.jpg" data-org-width="1280" dmcf-mid="XicM5zyjF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ohmynews/20250822152408261myol.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뮤지컬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td> </tr> <tr> <td align="left">ⓒ 국립정동극장</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b03a576adc6cca79974dbc666b3e43ed150b9049f082ff213dff36c6620024c" dmcf-pid="bWO3Elg2FE" dmcf-ptype="general"> 대체품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생애 내내 발버둥친다. 쉽게 대체품이 되는 현대 사회에서 오리지널리티만 확보하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div> <p contents-hash="256379f735057525ca460d7db0927b05f44791bd17911ad09e0c4c0764ab6ce1" dmcf-pid="KYI0DSaV7k" dmcf-ptype="general">네불라는 미토스의 연설을 통해 '오리지널'의 힘과 매력을 실감한다. 하지만 네불라가 본 미토스 또한 만들어진 이미지였다. 우리는 실재함에도 이미지로 대체되고, '오리지널리티'를 상실한다. 현대사회에서 하나의 부품으로 취급받는 우리는 네불라이기도 하고, 수아이기도 하다. 인간은 제각기 다른 유일무이함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대체품으로 살아간다.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잊고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의 대역배우로 살아간다.</p> <p contents-hash="d4fad087281d69ddded6ac8a9f4516679c3798d93bfa6f0be86a1e641496ef49" dmcf-pid="9GCpwvNf7c" dmcf-ptype="general">네불라는 '이디엇 쇼'로 그 주체성을 처음 회복한다. 자신의 삶을 희화화하고 자조하면서 모방의 연기에서 벗어난다. 네불라는 이 쇼를 통해 '진짜 자신의 연기'를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결국 네불라가 매료되었던 오리지널리티는 자신의 삶에서 나왔다. 설령 그 삶이 수치와 자조로 가득 차 있어도 그것은 대체 불가능하다. 네불라의 삶은 네불라 자신의 이야기, 그만의 쇼로 변하며 대체 불가능성, 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한다.</p> <p contents-hash="fc91fd129abbde6f08325cc45c0573f69689dbfae1e6442f69763cf3d29c0f0f" dmcf-pid="2tyBCHDxpA" dmcf-ptype="general">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한 네불라는 행복할까? 이디엇쇼는 처음엔 관객을 웃게 만들었다. 하지만 갈수록 쇼의 인기는 떨어졌고, 사람들은 점점 웃지 않았다. 자신의 삶과 화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는 본인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외면당한다.</p> <p contents-hash="ede4a2e744afca8a94c7b916bb76c1408ee6c5a9842a6a71a24e99b5ac9bd26d" dmcf-pid="VFWbhXwMzj" dmcf-ptype="general">오리지널리티만 좇던 네불라는 독재자 미토스의 맨얼굴을 알고 절망한다. 전쟁과 죽음, 독재와 억압의 실체를 알고 슬퍼한다. 원본 없는 현대 사회에서 대체 불가능한 오리지널리티에만 매몰된다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p> <div contents-hash="9a9de46aca0c8411de769dc05f583340ddaace8f984e5b4fe4b2830d8a535967" dmcf-pid="f3YKlZrRUN" dmcf-ptype="general"> <strong>자조를 넘어 타인과 함께 헤엄치기</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afbdbde7524ecb188e910c7f8a016a0f04fbd0ed6af46f8b74aab8b6581f073" dmcf-pid="40G9S5me3a"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2/ohmynews/20250822152409535iluy.jpg" data-org-width="1280" dmcf-mid="ZBhUrTj47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ohmynews/20250822152409535iluy.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뮤지컬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td> </tr> <tr> <td align="left">ⓒ 국립정동극장</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cb87c53cbcccc550dce6f11450a8bc2b4367ef17f5d9d698ffaed9ee2cf7f71c" dmcf-pid="8pH2v1sdzg" dmcf-ptype="general"> 수아는 네불라에게 지금까지 찍은 사진을 주며 장난스럽게 네불라의 극을 모방한다. 그가 한 뮤지컬 넘버의 대사를 그대로 읊는다. 네불라가 보여준 극은 자기혐오와 회한이 가득했다. 이 극은 수아라는 타인의 재연으로 새롭게 환기된다. 수아의 재연과 사진을 통해 미토스의 복제품, 자조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던 네불라의 삶은 새로운 주체로 재의미화된다. 수아는 네불라가 새로운 시뮬라시옹의 주체가 되도록 한다. 네불라는 수아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받아들일 계기를 찾는다. 수아 또한 네불라의 극을 보고 과거의 슬픈 어린 시절과 화해하게 된다. </div>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0bad7155fd1a2fcd08bd128a43c758fac0e5c4950b05fdee1f1dbbf2fdf2035b" dmcf-pid="6UXVTtOJFo" dmcf-ptype="blockquote2"> "이것은 쇼, 한바탕 꿈" </blockquote> <div contents-hash="8a55fd226c0c3921a23b8e271aeec01e54369467d2da20b1c95165e53f240dc9" dmcf-pid="PuZfyFIizL" dmcf-ptype="general"> <br>쇼를 펼치는 중 나오는 대사는 메타적이다. 우리의 삶, 우리는 모두 시뮬라크르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복제품이자 대체품이다. 거기서 허무함을 느끼거나, 네불라처럼 자기혐오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든다면 더 괴로워진다. </div>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7559dda397c6d874b83e07f49722d230ef1f2624dfd59d813fe472b2e4d1117a" dmcf-pid="Q754W3Cnun" dmcf-ptype="blockquote2"> "인생은 내 키만큼 깊은 바다" </blockquote> <div contents-hash="9b75123f6c0c3c3cef40bdd2b3702bd4f10d59e7f4033695342a9b3798f6c817" dmcf-pid="xwgvdA6F0i" dmcf-ptype="general"> <br>극은 자신의 키만한 바다에서 혼자 힘겹게 헤엄치는 네불라로 시작한다. 하지만 극 후반엔 모든 배우가 같이 헤엄친다. 가끔 겨우 숨을 쉴 정도로 버거운 바다와 같은 인생이지만, 이제 타인이 곁에 있다. 이 극에서 타인의 존재를 통해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 건 수동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의 바다에서 혼자 헤엄친다고 느끼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옆을 보면 나 아닌 다른 존재를 볼 수 있다. </div> <p contents-hash="49391c3f14e85f6d63d03cfd936d37ac3322a79e56701ac00acf3bd8d02d1e4c" dmcf-pid="yBFPHUSg3J" dmcf-ptype="general">존재가 대체 가능하다면 기억도 덧칠할 수 있다. 그 위에 뭔가를 씌울 수 있다. 자조로만 자신의 삶을 되새김질하던 네불라는 이제 수아를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덧칠한다. 상처와 슬픔, 후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상처는 네불라만의 오리지널리티, 그의 것, 그의 삶이다. 다만 회한을 안고 살아가며 자신을 더 이상 몰아세우진 않을 것이다. 자신이 살아온 흔적이 좋든 싫든 껴안고 타인과 함께 부대끼며 헤엄치는 것, 그것이 삶이라고 이 극은 말하고 있다.</p> <p contents-hash="4b152daba28b9abb0fa1133dc9eade071990a534daea8083e5831faddc79e2e0" dmcf-pid="Wb3QXuvapd" dmcf-ptype="general"><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는 7월 11일부터 시작해 이달 31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 탁 트인 시야와 쾌적한 환경으로 많은 뮤지컬 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국립정동극장에서의 마지막 시즌이니 놓치지 말길 바란다.</p> <p contents-hash="5c0175a526881ae5e5fee119a465c2229b1657c9bdd3448022a2e9816e15abc0" dmcf-pid="YK0xZ7TNUe"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https://m.blog.naver.com/qkekro612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케데헌' 매기 강 감독 "'골든' 가장 어려웠던 곡, 최종본 듣고 '이거다' 눈물 흘려" 08-22 다음 혤스장 폐업한 양치승 “강남구청서 나가라고‥피해액 15억”(실화탐사대)[결정적장면] 08-2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