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매기 강 감독 “무당→K팝, 진짜 한국 보여주고 싶었다” [종합]

작성일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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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기 강 감독/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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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기 강 감독/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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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엔 이민지 기자]
 매기 강 감독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내한 기자간담회가 8월 22일 서울 용산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지난 6월 20일 공개 후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중독성 강한 음악과 한국 고유한 문화들이 녹아 있는 디테일, 그리고 ‘케이팝 퇴마 액션’이라는 독창적인 장르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골든'이 미국 빌보드 핫100 1위라는 기록을 달성하는 등 OST가 글로벌 차트를 휩쓸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얻고 있는 가운데 매기 강 감독은 "진짜 믿어지지 않는다. 실감이 안 난다.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한국어로 소감을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나 5살 때 캐나다로 이민간 매기 강 감독은 첫 연출작으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선택했다. 매기 강 감독은 "내가 어렸을 때 선생님이 '넌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보셔서 '한국'이라고 했다. 그분이 지도에서 한국을 못 찾더라.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다고 했는데도 못 찾았더라. 우리나라는 발전이 안 된 나라로 색깔이 다르게 칠해져있어서 충격받았다. 어린 마음에도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를 그렇게 보는구나 싶어서 우리나라를 알리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 문화를 디테일하게 표현한 장면들로 화제를 모았다. 매기 강 감독은 이런 디테일에 대해 "해외에서 만든 한국 콘텐츠를 보면 틀린게 많다. '뮬란' 같은 경우는 중국 스토리인데 기모노 스타일의 옷을 입는 등 아시안으로서 기분이 나쁘지 않나. 한국 영화를 만드는데 진짜 한국 문화나 디테일을 정확하게 만들고 싶었다. 내가 혼자 한게 아니고 팀 멤버 중에 한국분들이 많아서 팀워크로 하나하나 봤다. 틀린게 있으면 바로 말해주더라"고 밝혔다. 
 이런 한국적 디테일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통한 것에 대해 그는 "영화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제일 중요하다. 유니버셜한 스토리를 만들면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문화에 대해 여러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이해를 못해도 언젠가는 이해할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매기 강 감독은 "처음부터 우리 문화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콘셉트를 잡을 때부터 저승사자 같은 이미지가 미국에서 색다를거라 생각했다. 그걸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데몬 헌트 아이디어가 나왔다. K팝은 마지막에 들어왔다. 7,8년 전에도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K팝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걸 못 풀었다. 데몬 헌트와 K팝을 합치니 콘셉트가 재밌게 나왔다"고 기획하게 된 계기를 공개했다. 
 실제로 참고한 아이돌이 있냐는 질문에 매기 강 감독은 "한 그룹, 한 아이돌을 말할 순 없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데 난 이 영화를 K팝 팬들을 위해 만들고 싶었고 나도 K팝의 팬이다. 레퍼런스를 뽑을 때 한국인이 아닌 분들도 올라가있었다. 여러 군데에서 뽑아서 한 아이돌로 꼽을 순 없다"고 밝혔다. 
 매기 강 감독은 '후속작에 대해 "오피셜한 말은 없다. 그런데 내가 볼 땐 백스토리를 100% 팬분들께 드리지 않아 그런 스토리가 있고 아이디어는 있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난 한국의 음악 스타일을 여러가지로 더 보여드리고 싶아. 트로트처럼. 그런 것도 좀 보여주고 싶고 다른 장르의 한국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매기 강 감독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의 성공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영어로 하면 더 자세히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영어로 이야기를 시작한 매기 강 감독은 "여러 노래 중 '골든'이 우리가 작업하기 가장 어려운 곡이었다. 우리는 이야기를 개발하고 꽤 늦은 시점에 이 노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이 노래의 목적이 여러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주인공 루미가 자신의 소망을 담은 대표곡이 되어야 했다. 뮤지컬에서 전통적으로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중요한 곡이다. 그런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모든 캐릭터의 전사를 전달해야했다. 루미의 출신, 숨기고 있었던 것, 미라의 가족 안에서의 문제아 취급 같은 전사들이 있는 백스토리를 보여줘야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될거라 생각했다. 또 이 노래가 부르기 어려운 노래여야 했다. 우리는 음악의 힘을 다루는데 고음을 해내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때 가슴이 떨리고 설렌다. 부르기 힘들수록 더 큰 감동을 느낀다 생각해서 최종 버전의 '골든'까지 6~7개 버전이 있었다. 데모를 들었을 때 순간 눈물이 났다. 그 순간 '아, 이거다'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매기 강 감독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결국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은 이야기라 생각한다. 모든 캐릭터에 감정적으로 공감 가능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게 영화가 가진 아름다움이다. 영화는 장벽을 허무는데 최상의 예술의 형태라 생각한다. 전세계 모든 사람은 똑같다. 다들 사랑받고 싶고 안정을 원하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모든 사람이 한번쯤 느껴본 이야기이다. 다 각자 숨기고 싶은게 있고 수치심을 느끼는 지점도 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초기 스크리닝할 때 6살짜리 여자 아이가 봤는데 루미의 두려움을 정확히 이해하더라. 그런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는 지점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 연령과 성별, 인정을 넘어 사랑받는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한국계 캐나다인은 매기 강 감독은 "나와 같은 교포는 정체성 혼란을 겪기 쉽다. 난 운이 좋게 그런 것에 힘들어하며 자라진 않았다. 난 항상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품어왔고 지금도 어디에 가면 날 한국인이라 소개한다. 때로는 캐나다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릴 때도 있다. 한국어를 계속 간직해왔기 때문인 것 같다. 언어를 유지해온 덕에 한국 문화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었던 것 같다.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화를 이루고자 한다면 나같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의 힘을 빌리면 좋지 않을까 싶다.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동시에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잘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면서 진정한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의미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크리에이터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데몬과 헌터 사이) 루미의 정체성은 의도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민족적 정체성과 연관시키는 분들이 많은데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한다. 루미의 정체성을 보며 공감하고 위로가 된다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그런게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함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역대급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매기 강 감독은 "영화가 나왔을 때부터 10일 동안은 나도 남편도 트와터도 인스타그램도 끝없이 봤다. 하루종일 보고 하루종일 메시지를 봤다. 난 영원히 트위터라고 할거다. X가 아니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새벽까지 트위터를 보면 타임체인지가 봐서 조금씩 한국어로 변한다. 그때 이게 정말 글로벌하게 큰 영화라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일각에서 K팝 산업의 어두운 면도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그런 측면을 다루지 않은 작품이다. 매기 강 감독은 "사실 할리우드를 포함해 모든 업계는 명과 암이 존재한다. 이번 영화를 만들 때 K팝 산업의 어떠한 어두움도 조명하고 싶지 않았다. K팝을 다룬 애니메이션이 처음이라 긍정적인 앵글로 드러내고 싶었다. 비판적 시각을 알고 있다"면서도 "사자보이즈는 악령이고 빌런이다. 실질적 위협이 영화 스토리
 "진우는 왜 죽었나. 살아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매기 강 감독은 크게 웃으며 "모르는거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 콘텐츠는 비극을 좋아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영화 초반 '굿'이 등장하는 가운데 매기 강 감독은 "굿은 첫 콘서트라고 생각했다. 우리 문화에 있는 무당을 쇼케이스 하고 싶었다. 헌트릭스와 완벽하게 연결된 것 같다. 음악과 춤을 이용해서 악귀를 물리치는 아이디어가 우리 문화에 있는데 커넥션하지 않을 수 없더라. 그 콘셉트를 통해 헌터들이 여러 세대를 걸쳐 어떻게 변했나를 보여주는 오프닝신이 짧지만 히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어서 자랑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무당이 전통적으로 여성이라는게 흥미로웠다. 무당이 굿할 때 남성 의복을 입는다는 것이 힘이 있다고 느꼈고 진보적이라고 생각했다. 무당의 그런 점이 페미니즘의 상징이라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내가 다루는 한국 신화와 연결하는게 적합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매기 강 감독은 빌런과 싸우는 히어로가 아니라 히어로의 성장서사에 보다 집중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결정에 대해 "난 그게 크게 다르다 생각하지 않았다. 넷플릭스도 소니도 전폭적인 지지를 해줬다. 특히 넷플릭스는 한국 문화가 얼마나 인기 있고 매력적인지 알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한국 문화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작품을 오랫동안 하고 싶어했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슈퍼히어로 서사 같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다루고 싶었던 주제는 '수치심'이었다.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다루지 않았던 소재라 생각했다. 왜냐면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원하는건 생각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이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다보니 보다 다층적인 서사를 원했다. 성숙한 주제를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통해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주며 양쪽을 다 충족시키고 싶었다. 그걸 통해 진정한 의미의 감정적 블록버스터가 된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걸그룹인 헌트릭스 멤버들의 다양한 표정과 행동을 그려낸 부분에 대해 매기 강 감독은 "난 이런 여성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던게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다. 애니메이션에서 여성 캐릭터를 못생기게 안 보이려고 하고 너무 웃기고 바보 같으면 안 된다는걸 겪었다. 내 작품을 만들 때는 웃긴 얼굴도 만들고, 음식도 이상하게 먹고 그런 여자, 나같은 여자를 보여주고 싶었다. 진짜 코믹한 여자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매기 강 감독의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한 성공의 지속성을 위해 필요한 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공유했다. 그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내 생각엔 자신감인 것 같다. 우리 문화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감독으로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관객들에게 맞추는 순간 진정성이 사라진다 생각한다. 그 진정성이 더이상 느껴지지 않으면 관객이 바로 알아차린다. 관객들이 진짜 보고 싶은건 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진짜를 원한다. 나도 이번에 진짜를 보여드리려고 했다. 우리 문화, 한국적 감성을 가감없이 보여주고자 했다. 있는 그대로 했을 때 두려움을 느끼곤 하는데 다르게 생각하면 굉장히 잘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작품도 성공했다 생각한다. 제작 과정에서 진정성 있고 진짜였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한국 문화가 더 글로벌하게 사랑받는 유일한 길은 있는 그대로 자신감있게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오스카 등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매기 강 감독은 "그 누구도 그런 이유로 창작활동하지는 않는다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그런 식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큰 의미일 것 같고 영광일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 했다. 
 매기 강 감독은 "작업 기간이 정확히 7년이었다. 가장 오래 걸린건 스토리를 짜는 것이다. 스토리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볼 때 비주얼이 뛰어나도 스토리나 캐릭터가 부족하면 사람들이 안 본다"고 말했다. 
 매기 강 감독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한국 문화를 묻자 "난 옛날부터 서태지와 아이들, H.O.T.를 좋아했다. 진짜 짱팬이었다"며 웃었다. 또 "봉준호 감독님이 정말 큰 영감을 줬다. '괴물'이 나에게 의미가 많다. '괴물'에 대해서는 부산영화제에서 더 많은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매기 강 감독은 "우리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우리 영화를 너무너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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