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談談한 만남] “사이클로 선한 영향력 주고 싶습니다"… 이상현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이 품은 희망 작성일 08-22 12 목록 <table class="nbd_table"><tbody><tr><td>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96/2025/08/22/0000718971_001_20250822060215318.jpg" alt="" /></span> </td></tr><tr><td> 이상현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은 스포츠의 윤리적 가치 실현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통해 “사이클이 사회에 큰 희망을 줄 수 있는 종목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상현 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td></tr></tbody></table> <br> “사이클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습니다.”<br> <br> 네 발 자전거만 타던 10살 막내아들이 마침내 두 발 자전거에 올라섰다. 요만큼을 못가서 비틀거리고, 넘어졌다. 그러기를 수없이 반복하더니 마침내 앞으로 쭉쭉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보다 감동적인 순간이 있을까.<br> <br> 이 모습을 지켜보며 작은 깨달음이 순간적으로 찾아왔다. 바퀴 하나만이 아닌 앞바퀴와 뒷바퀴를 서로 당겨주고 밀어줘야 자전거가 비로소 움직인다는 사실. 그렇다면 사이클은 이 사회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밀고 당길 수 있을까.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고민, 그렇게 지난 2월 제29대 대한사이클연맹 수장에 취임했다. 이상현 회장의 얘기다.<br> <br> 기업인 출신의 체육 행정가다. LS그룹 3세인 이 회장은 누적차단기와 메모리모듈을 제조하는 주식회사 태인의 대표이사다. 하지만 체육에 누구보다 진심이다. 수많은 직함이 적혀 있는 명함의 무게가 무겁다. 2024 파리 올림픽 선수단 부단장, 대한체육회 이사를 거쳤다. 지난해까지 대한하키협회장을 맡아 무너졌던 한국 하키의 기반을 다시 다졌다.<br> <br> 이번에는 사이클로 자리를 옮겼다. 사이클연맹 회장을 비롯해 대한체육회 감사와 한국체육학회 부회장까지 맡으면서 다양하게 체육계에 공헌하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는 허허 웃는다. “잠을 줄이고 있습니다.”<br> <br> <strong>◆이상현의 브랜드 ‘클린 캠페인’</strong><br> <br> 이 회장은 선수들의 실력 이상으로 중요한 건 윤리적 가치라고 믿는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클린 캠페인’이다.<br> <br> 이 회장이 이전 하키협회장에 오르자, 이전부터 감춰져왔던 폭언 및 폭행 사건에 대한 폭로가 쏟아졌다. 대대적인 청산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이 회장은 곧바로 클린 캠페인을 기획했다. 지도자와 선수들에 대한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봉사활동 등 인성 교육안을 마련했다. 협회에 윤리 부회장직을 신설하면서 힘을 실었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양 팀 주장이 나와 윤리 준수 선서를 낭독하며 긍정의 마음을 다졌다.<br> <br> “클린 캠페인은 이제 제 브랜드”라며 웃은 이 회장은 “사이클에서도 클린 캠페인을 시작했다. 조만간 모든 선수에게 윤리 교육을 시행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포츠계는 잊을만하면 각종 사건이 발생한다. 해당 종목뿐 아니라 스포츠계 전체가 매도될 수 있다. 중요한 건 교육”이라고 강조했다.<br> <br> 최근 체육계 이슈이기도 하다. 특히 학교 엘리트 체육에서 발생해 사안이 더 심각하다. 농구코트에서는 선수가 선수에게 주먹질을 하고, 씨름판에서는 지도자가 학생 선수를 삽으로 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 상황에서 이 회장의 클린 캠페인은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br> <br> 릴레이 기부 캠페인도 시작했다. 선수와 함께 지도자와 은퇴 선수들의 윤리적 책임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회장은 “그동안 만들어진 체육계의 어두운 문화는 어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기부금은 선수들의 윤리 교육과 자원봉사 등에 쓰려고 한다”고 전했다.<br> <br> 그는 “사이클에도 선수, 지도자 등 다양한 관계가 존재한다. 다만 문화는 바뀌고 있는데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좋은 선수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곳이 클린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라며 “필사의 심정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br> <br> 선수들과의 소통도 더욱 강화했다. 직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다. 사이클연맹 홈페이지에 있는 ‘따르릉 회장님’ 코너를 통하면 누구나 이 회장에게 의견을 개진하거나 각종 부정행위를 신고할 수 있다.<br> <br> <table class="nbd_table"><tbody><tr><td>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96/2025/08/22/0000718971_002_20250822060215373.jpg" alt="" /></span> </td></tr><tr><td> 이상현 대한사이클연맹 회장. 사진=김용학 기자 </td></tr></tbody></table> <br> <strong>◆3대째 종목 단체장이라는 책임감</strong><br> <br> 이 회장이 체육에 진심인 이유가 있다. 한국 체육 최초로 3대에 걸쳐 종목 단체장이 배출된 집안 출신이다. 이 회장의 외조부는 고(故) 구태회 LS전선 전 명예회장이다. 국회의원 출신인 구 전 명예회장은 생전 대한역도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이 회장의 부친인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대한산악연맹 회장을 맡은 바 있다.<br> <br> 여기서도 선한 영향력을 빼놓을 수 없다. 태인은 1990년부터 체육 꿈나무 양성을 위해 태인체육장학금을 매년 지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장학금을 받은 선수들만 700명이 넘는다. 전문 산악인 출신인 이인정 회장이 체육계 후배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장학금 제도다.<br> <br> 아들인 이 회장 역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는 “제가 잘하지 못하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외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성함도 나오는 것”이라며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br> <br> 그는 “외할아버지는 정치인 출신이고, 산악인 출신의 아버지는 전문 체육인이었다. 저는 기업 경영인 출신”이라며 “체육 행정가 수장들의 모든 케이스가 다 들어 있다. 스스로 의미 부여를 하면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눈빛을 반짝였다.<br> <br> 체육인으로의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 현재 한국체대에서 체육사 전공으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 이 회장은 “태인체육장학금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연세대 사회복지 석사 과정을 밟았다. 하지만 종목 단체의 리더인 하키협회장이 되고 나니 비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체육의 역사까지 잘 이해하고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면 한국 하키가 예전의 영광이 있지 않았나. 역사를 통해 과거를 보고 현재를 직시해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논문 발표만 남아 있다”고 미소 지었다.<br> <br> <table class="nbd_table"><tbody><tr><td>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96/2025/08/22/0000718971_003_20250822060215423.jpg" alt="" /></span> </td></tr><tr><td> 이상현 대한사이클연맹 회장. 사진=김용학 기자 </td></tr></tbody></table> <br> <strong>◆뿌리부터 더 단단하게</strong><br> <br> 사이클연맹 회장직에 부임한 지 어느덧 6개월. 각종 과제가 산적하다. 장기적인 목표 중 하나가 올림픽 메달이다. 사이클은 아직 올림픽에서 메달이 없다. 조호성(현 사이클연맹 전무이사)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 40㎞ 포인트레이스(트랙 경기)에서 4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다행히 세계사이클연맹(UCI) 주니어(U-19) 세계랭킹 1위인 최태호라는 걸출한 차세대 에이스가 등장한 상태다.<br> <br> 만족해서는 안 된다. 사이클 뿌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 어느 때보다 시급해졌다. 다행히 자전거 인구 1300만명 시대인 만큼, 자전거를 즐기는 인구는 많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전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br> <br> 그는 “사이클이 전문 스포츠로서의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오히려 보편화돼 있어 생활체육 인구는 많다”며 “이들을 바탕으로 전문 체육의 장점을 홍보하면 큰 관심을 만들어낼 수 있다. 생활체육에서 전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br> <br> 전문 선수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중학교 시절 취미로 테니스를 배웠던 이 회장은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협회 공식 대회에 출전했다가 깜짝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이 회장은 체육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지게 됐다.<br> <br> 이 회장은 “취미로 사이클을 하던 사람이 전문 대회에 출전한다는 것만으로도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꼭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나중에 사이클 애호가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사이클 팬이 탄생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사이클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br> 관련자료 이전 '누가 막을 수 있을까'…진화하는 안세영, 세계선수권 2연패 도전 08-22 다음 [폭력으로 물든 체육계] 반복되는 비극…스포츠가 멍들어간다 08-2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