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에 수시로 배달되는 근조화환 [IZE 진단] 작성일 08-21 5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qTJ7XezTmU"> <div contents-hash="05f1248306b43b5f367cda70a80bf134ac8b986fb772ad2f2f63b4e77450f39e" dmcf-pid="BXa93o2XEp" dmcf-ptype="general"> <p>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607eaf1ecf8b03c31933f8f105d893d1669fd76eff14c192ec651e6040015ed4" dmcf-pid="bZN20gVZO0"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 사진=스타뉴스 DB"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1/IZE/20250821113626597qjkz.jpg" data-org-width="518" dmcf-mid="ztGAeWc6w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1/IZE/20250821113626597qjkz.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 사진=스타뉴스 DB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850d5d53a990132af137e486495eedaa32636b347cdfad937f38ac727d9b63fe" dmcf-pid="K5jVpaf5O3" dmcf-ptype="general"> <p>근조화환은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며 삼가 슬픔을 표하는 데 사용되는 화환이다. 본래의 목적은 분명하다. 세상을 떠난 이를 기리고 남겨진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 특히 근조화환에 대표적으로 쓰이는 흰색 국화는 진실·성실·감사·존경이라는 꽃말을 지닌 채 고인의 삶을 기억하고 유족의 슬픔을 대신 표현해 왔다.</p> </div> <p contents-hash="2bafd90f6ae49793dce783974fd46152314106805290c4e1ddf7ad4d98a54ecc" dmcf-pid="91AfUN41sF" dmcf-ptype="general">그런데 이 상징물이 어느새부턴가 항의의 도구로 변주되기 시작했다. 정치 현장에서 권력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스포츠계에서 선수나 운영진을 규탄하는 방식으로, 노동 현장에서 회사 구조를 비판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쓰임새는 점점 다양해졌고, 죽음의 은유는 곧 항의의 언어가 됐다.</p> <p contents-hash="40d0a86bcb6551c61ab24e05c3ad7f32b0d9c71b8259af3a15c8fb1d3535c8ce" dmcf-pid="2tc4uj8tst" dmcf-ptype="general">그중에서도 근조화환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K팝 신이다. 소속사의 결정이나 아티스트의 활동에 불만을 품은 팬들이 사옥 앞에 줄지어 근조화환을 세우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p> <p contents-hash="71076f279ea22d5369bec032b938cb0525e5153164863d420fe14e5c8da43fe5" dmcf-pid="VFk87A6Fw1" dmcf-ptype="general">지난해 보이그룹 라이즈 팬들이 승한의 복귀를 반대하며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 수백 개의 근조화환을 세운 일이 있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대규모이자 조직적으로 이뤄진 집단 항의였고, 승한은 결국 라이즈에서 탈퇴했다. 이 일을 계기로 근조화환은 팬덤 항의의 대표적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다른 소속사에도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운영진의 이름이 적힌 근조화환 배달은 흔한 풍경이 됐다.</p> <p contents-hash="a5859dfc311ac9f6220ec549d4200fb3d5987019a4b8c8a78619e7529ff11a7b" dmcf-pid="f3E6zcP3r5" dmcf-ptype="general">그러나 근조화환이 팬덤의 상징적 무기가 된 현상은 동시에 여러 문제를 드러낸다. 산 사람에게 근조화환을 보내는 행위는 그 상징이 지닌 맥락을 근본적으로 뒤틀어 놓는다. 항의 수단으로 더 자주 더 많이 쓰일수록 이 방식은 하나의 관행처럼 고착되고, 애도의 의미는 희미해져 모욕과 압박의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이처럼 본래의 의미와 괴리된 상징은 정작 전달하려던 비판의 내용을 흐리게 만들고 논점보다 방식의 충격성에만 시선을 쏠리게 한다. 결과적으로 메시지의 설득력을 약화하며 항의의 정당성마저 손상될 수 있다.</p> <p contents-hash="5df081a60933567d524e183feecf68a374aa743e5dc4e4936eb72260db1cc355" dmcf-pid="4AbyrqWAwZ" dmcf-ptype="general">나아가 화환 설치와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주변 주민과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불편, 환경적 문제까지 고려하면 항의 수단으로서의 효용성에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팬덤의 절실한 목소리가 진지하게 다뤄지기보다 과격한 방식으로 소비되는 모순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p> <p contents-hash="e2ffca97fb0a42567cf7d3e707fdc517b0debef0359742a65b25cb7e552b8512" dmcf-pid="8cKWmBYcEX" dmcf-ptype="general">결국 이는 정당한 요구와 표현 방식 사이에서 균형의 문제를 안는다. 팬덤은 아티스트 보호와 소속사의 책임 있는 운영을 요구하는 정당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근조화환이라는 과격한 형식은 정작 그 요구의 본질을 가릴 수 있다. 진정한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죽음을 빌린 불편한 은유가 아니라 사회적 공감과 설득을 얻을 수 있는 성숙한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버터플라이' 김태희 "주조연급이지만…韓여성 좋은 이미지 보여줘 영광" 08-21 다음 [유미's 픽] "AI 대전환으로 잠재 성장률 3%? 데이터 없이 힘들다"…당정 협의서도 '외면' 08-2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