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쿠키영상 막촬 한참 후 찍은 것, 오관석 생사 여부는‥”(파인)[EN:인터뷰①]

작성일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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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엔 박수인 기자]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배우 류승룡이 '파인: 촌뜨기들' 종영 소감을 전했다.
 류승룡은 8월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각본 강윤성 안승환 / 연출 강윤성) 종영 인터뷰에서 수많은 배우들과 앙상블을 맞추며 연기했던 소회를 밝혔다.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는 1977년, 바다 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근면성실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 윤태호 작가의 웹툰 '파인'을 원작으로 한다.
 류승룡은 "마지막날 감독님 작가님과 배우들과 다같이 모여서 봤다. 한 공간에서 같이 봤는데 웃으면서 박수치면서 그럴 정도로 돈독했던 것 같다. 늦게까지 자리했는데 서로 격려해주고 정말 최고였던 것 같다. 그런 소회들을 나눴다. 과정도 좋았고 촬영하면서도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을 즐기자고. 그 많은 인원이 나오는데 끈끈한 연대감이 느껴졌다. 스스로를 잘 챙기면서 남이 잘 되는 걸 응원해주기 쉽지 않은데 느껴졌다. 선배님들도 마찬가지고 손 내밀어주고 잘 되길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현장이었다. 또 세상에서 갈채를 받았을 때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진짜 보물을 찾은 것처럼 기뻐했던 것 같다. 작품 내에서는 잡히지 않는 욕망을 찾으려 했지만 저희들은 교훈들을 찾은 것 같다. 행복과 만족을 찾아서 너무 행복했던 작업이었다. 다만 자연재해는 힘들었다. 너무 더웠다. 갑판 위니까 피할 길이 없지 않나. 가슴에 손을 얹고 힘들었던 건 그 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파인'이 플릭스패트롤 디즈니+ 한국 25일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서는 "순위 체감은 잘 안 되지만 감사하다. 현재 드라마 '김부장'을 거의 매일 찍고 있는데 스태프들이 '파인' 잘 봤다고 해서 조금 체감하고 있다"며 '무빙'의 흥행에 이어 디즈니 플러스의 주역이 된 소감으로는 "감사할 따름이다. 디즈니 플러스가 클래식한 작품을 많이 하지 않나. 100년 됐지 않나. 클래식한 작품들을 많이 하고 서사들을 주로 보는 것 같다. 왜 한 번에 공개하지 않냐는 의견에 흔들리지 않고. 다 이유가 있을 거다. 그런 면이 잘 맞는 것 같다. 전체의 이야기도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운 좋게 미키마우스도 두 번이나 만나고. 싱가포르에서도 만나고. 같이 시구도 하고 그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윤성 감독과 작품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부분과 관련해서는 "지분이 쏠려있지 않고 골고루 배분돼 있지 않나. 저도 훼손되지 않게 적절하게 하려 노력했고 이 작품은 적절한 배분이 중요하다고 했다. 감독님의 말씀도 그랬다. 캐릭터의 향연이라는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축구를 보면 전체 게임의 흐름이 있지 않나. (오)관석은 게임의 흐름을 생각하는 배역이라 생각했다. 수들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보여지지 않아서 궁금증을 자아내는, 열린 결말이라고 하지만 연장선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석의 가족도 (돈의) 배달사고라 해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 수가 머릿속에 계속 있는 것 같다. 감독님이 그렇게 작전을 짜신 것 같다. 관석은 그 중에서도 정숙과 함께 유일하게 아이큐가 100이 넘는, 끊임없이 그 수를 짜는 게 능력이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파인'은 특히 배우들의 앙상블이 중요했던 작품이었다. 류승룡은 "촘촘하게 판을 잘 깔아놓고 트램펄린처럼 모두가 잘 뛸 수 있게 하는 게 감히 제 몫이라 생각했다. 처음 리딩 끝나고 단체방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배에 타는 사람들 14명 방을 만들었다. 자기소개, 어디사는지, MBTI, 혈액형, 결혼 유무 쭉 해서 서로 인사했다. 피팅한 사진 올려서 누구 인사드립니다 했다. 부산 팀 촬영하면 부산 팀 받고 아카이브를 만들었다. 그래서 사진들이 계속 나오는 거다. 이렇게 홍보 많이 하는 팀 없을 거다. 맛집 어디 좋고 별로라는 것도 다 올렸다. '닭강정' 팀, '극한직업' 팀도 아직 만나고 있고 팀워크가 만들어지는 팀이 있다. '파인'은 배를 탄 특별한 팀이라 유독, 유별난 팀이었다"고 앙상블의 비결을 꼽았다.
 결말에 대한 비하인드도 전했다. 원래는 11부가 아닌 10부였다고. 류승룡은 "편집을 하다 보니까 11부가 된 거다. 만약 더 길어졌다면 지루하다고 하셨을 것 같다. 모든 촬영이 끝나고 쿠키 영상은 몇개월 지나서 한참 뒤에 찍은 거다. 여러가지 논의 끝에 이렇게 찍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논의해서 찍은 거다. 여러 가지 흐름상 맞는 것 같다"며 "(쿠키에 나온 남성은) 관석인 건 분명하다. 살아난 거고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운전석에 탔으면 죽었을 테지만 뒤에 탔기 때문에 뛰어내려서 어떻게 살았을 것 같다. 생명력이 질긴 남자이기 때문에 잘 살았을 것 같다. 악인들은 형벌을 받아야 하지 않나. 원작에서도 많이 죽고 드라마에서도 많이 죽었는데 관석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았다면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들을 위해 모든 걸 할 수 있는 사람인데 가족을 못 보는 것보다 더한 형벌이 있을까 했다. 내가 죽는 것보다 더한 형벌이 있을까 했다. 만약에 가족이 살았다고 하면 시즌2에서 더 처참한 결말을 맞이하지 않을까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는 시즌 2를 염두한 결말이기도. 류승룡은 "너무나 잘 재밌게 만들어지고 있고 한신도 허투루 만들지 않고 모두 목숨을 걸고 모든 걸 쏟아내서 만들었고 너무 재밌게 찍었다.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로. 동료들이 좋았겠다고 하더라. 사람들은 알더라. 힘들지만 좋았겠다고. 찍으면서 더 만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총 맞은 사람들도 손가락 하나씩 움직일 정도로. 시청자들이 누구 살려내라 하는데 행복한 질문이다. 만약 시즌 2가 만들어진다면 바다 한 번 팠으니 바닥 한 번 파야 할 거다. 얘기는 많이 했지만 사실 아무도 모른다. 저희끼리는 좋은 아이템이 많았다. 일본으로 저희 문화재가 가서 일본으로 가는 거다. 임형준 배우가 그런 아이디어를 잘 낸다. 우리끼리만 얘기했다. 그러면 디즈니플러스 일본에서는 안 되겠지만"이라며 배우들끼리 생각한 시즌 2 아이템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그 누구도 돈을 가져가지 못한 '파인'의 허무한 결말이 좋았다고. 류승룡은 "저는 그 허무함이 너무 좋았다. 1997년 영화 '파고'라는 작품이 있는데 돈을 묻어놓은 곳이 눈에 묻혀서 어디인지 모르는 엔딩이었다. 보는 내내 '파고'랑 비슷하다고 했는데 '파고'를 레퍼런스 삼아 포스터를 붙여놓고 쓰셨다고 하더라. 보이지 않는 알 수 없는 바다, 사람 속은 알 수 없지 않나. 그런 걸 가지려고 끝까지 하는데 끝내는 양정숙(임수정 분)도 못 가져가고 오관석도 가족들에게 2천만원 맡겼는데 못 가져갔지 않나. 잡히지 않는 욕망, 허망함이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였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행복했던 현장, 용두사미 작품의 이유는 강윤성 감독의 디렉팅 덕분이었다고. 류승룡은 "기승전 강윤성 감독이다. 이 모든 게 다 주어져도 이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안 됐을 것 같다. 배우들도 다 동의한다. 120회차를 99회차로 확 줄였다. 이건 정말 대단한 거다. 투자사들도 너무 좋아했다. 항상 귀를 열고 연출부 얘기를 듣는다. 배우들 얘기도 다 듣고 아닌 건 아니라고 바로 얘기해주시고 우유부단하지 않는다. 빨리 결정하고 적용도 빨리 한다. 모든 스태프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이 대한다. 너무 젠틀하시더라. 그래서 강윤성, 강윤성 하는구나 싶었다. 오래 길게 찍지도 않는다. 효율적으로 찍더라. 3월부터 9월까지 찍었는데 저 서사를 다 담다니 했다.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극찬했다.
 강윤성 감독의 전작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를 보고 SNS를 통해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류승룡은 "감독님의 전작도 다 봤다. 특히 '카지노'가 기교 없이 클래식해서 좋았다. 연락할 길이 없었는데 페이스북을 하시길래 메시지를 보냈다. '카지노'가 너무 좋다고. 답장이 바로 왔고 연락을 주고 받았다. 이렇게 (감독에게 직접) 연락한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동휘 배우가 강 감독님 너무 좋다고 해서 그런 생각이 무의식 중에 있었나 보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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