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 안심거래 인증제, 취지는 좋지만…“비용 장벽에 업계 외면”

작성일 08-17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정부, 신뢰 회복 위해 도입했지만 50만원 수수료 논란 민팃 특혜?·영세 매장 부담…제도 보완 필요성 대두 소형 매장 수수료 인하, 복수 인증체제 주장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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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28일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를 시행했다. 그동안 중고폰 시장은 개인정보 유출과 불투명한 거래 구조로 소비자 불신이 컸다. 판매자가 중고폰을 판 뒤 뒤늦게 분실 신고를 해 구매자가 갑작스레 단말기를 정지당하는 사례, 단말기 내부 개인정보가 완전히 삭제되지 않은 채 거래되는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처럼 새 휴대폰을 부담 없이 구입하기 힘든 소비자들에게 중고폰은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불량 단말기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이런 불안 요인을 해소하고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인증제를 도입했다.
 인증 요건에는 △개인정보 완전 삭제 △단말기 성능·등급 평가 △매입·판매 절차의 투명화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중고폰을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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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수원 매산로1가에 있는 ‘중고폰할인매장’ 출처: 당근마켓"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7/Edaily/20250817142142404emqd.jpg" data-org-width="670" dmcf-mid="yKIkdxUlw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7/Edaily/20250817142142404emqd.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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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매산로1가에 있는 ‘중고폰할인매장’ 출처: 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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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장당 50만 원”…KAIT “합리적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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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도 운영을 맡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사업장당 50만원(VAT 포함)의 인증 수수료를 책정했다. 인증 유효기간은 5년이다. KAIT는 “서류 심사, 현장 방문, 인증위원회 운영, 매년 사후 점검 등 제도 운영 전반을 고려할 때 적정한 수준”이라며 “국내 주요 중고 단말 유통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영세 매장엔 과도한 부담” 업계 반발
 하지만 휴대폰 유통 업계 반발은 만만치 않다. 전국 1000여 개 중고폰 판매 매장 중 실제 인증을 받은 곳은 불과 15곳에 그쳤다. 참여율이 극도로 낮은 것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월 3~4대 수준의 거래량에 불과한 소규모 매장도 대형 매장과 동일하게 50만원을 내야 한다”며 “매장이 두 곳이면 사실상 100만 원이 되는데, 영세 사업자들에겐 과중한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제도가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민팃만 특혜?” 형평성 논란 확산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중고폰 자동매입기 ‘민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민팃은 편의점, 대형마트, 이동통신 매장 등에 설치된 무인 키오스크로, 소비자가 기계에 단말기를 넣으면 자동으로 성능을 진단하고 가격을 산정해 현금이나 포인트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최근 KAI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민팃은 전국적으로 5600여 대가 설치돼 있지만, 사업자등록증은 1개만 있어 인증 비용이 50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나홀로 매장은 사업자등록증이 각각 다른 만큼 매장마다 50만 원씩 부담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민팃만 사실상 특혜를 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KAIT는 “민팃과의 협력은 인증제와는 별개”라며 “건전하고 안전한 중고폰 유통 환경을 만들고 ICT 혁신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업무협약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민팃 외에도 인증 기업 및 다양한 사업자들과 협력해 업계 전반의 목소리를 경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도 활성화 위한 보완책 시급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이 업계 참여가 저조하다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후생 증대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고폰 안심거래 활성화라는 제도가 취지와 달리 형식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소규모 매장을 위한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보보호인증(ISMS)처럼 영세 사업자에 한해 수수료 인하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복수 인증기관 체제를 도입해 경쟁을 촉진하고 제도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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