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에도 멈추지 않은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가 만든 4개의 지옥 [종합]

작성일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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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브이데일리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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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가 만든 지옥이 공개된다.
 13일 오전 서울시 용산 CGV에서 넷플릭스 새 다큐멘터리 '나는 생존자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조성현 PD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은 아나운서 박혜진이 맡았다.
 '나는 생존자다'는 '나는 신이다'의 두 번째 이야기로,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네 개의 참혹한 사건, 그리고 반복돼서는 안 될 그날의 이야기를 살아남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앞선 이야기 '나는 신이다'는 지난 2023년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이들의 어두운 단면과 이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집중 조명해 경종을 울린 바 있다. 두 번째 이야기인 '나는 생존자다'는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 조성현 PD "단순한 피해자들의 이야기 아냐, 지옥에서 돌아온 존중받아야 할 분들의 이야기" 
 이날 조성현 PD는 프로그램에 대해 "이름을 먼저 생각하고 기획하게 된 프로그램이다. 시즌 1 격인 '나는 신이다'에서 피해자가 겪는 이후의 상황을 보며 생각이 굳어졌다"라며 "세뇌된 상태에서 맞서 싸워 승리한 대단한 사람이다. '얼마나 바보 같았으면 그런 일을 당하냐'는 말이 마음 아팠다. 그들은 단순한 피해자로 부를만한 분들이 아니다. 지옥에서 돌아왔고, 그걸 막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존중받아야 할 분들이다"라고 강조했다.
 다큐를 통해 조 PD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참사를 살폈다고. 그는 "증언을 해줄 수 있는 생존자들이 있는 사건을 살폈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입체적 사건을 위주로 다뤘다"라며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금까지 계속된다고 느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건과 현재성이 있는 사건이라 생각했다. 이 사건들을 여러분이 보시고 나면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여전히 반복되고 있고 그들의 지옥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2년 간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조 PD는 "저는 일을 하면서 분노란 감정에 익숙하다. 이번만큼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많이 울었던 적은 없던 것 같다. 출연자들을 설득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이렇게까지 처참한 사실들을 모르고 있었구나' 싶었다"라며 "'나는 생존자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신경 쓴 건, 카메라 앞에 앉히는 일이었다. 박인근 원장의 아들 같은 경우는 처음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한 분이다. 1년 가까이 걸렸다. 그 외에도 정말 힘들게 나오게 됐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안 된다"는 뜻 아래 함께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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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 내 스파이까지 있었다"… 선입견 넘은 조 PD의 이야기 
 조성현 PD는 "지난 시즌에 모든 게 유출됐었다. JMS 신도였던 저희 팀에 스파이가 한 분이 아니었다. 사실에 노출되다 보니 그분들도 탈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분들이 카메라 앞에서 증언을 해주고 정보를 제공해 줬다. 어떻게 이걸 막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신도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은 상수라고 생각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받아들이려고 했다"라며 유출됐던 지난 상황까지 언급했다.
 그는 "이번 가처분 신청을 보면서 이번엔 노출이 안 됐구나 싶었다. 저희 프로그램은 내레이션이 없다. 제작진 입장에선 큰 차이다. 실제 피해자들의 증언으로 채우는 건 힘든 일이다. 대본을 만들어서 연예인이 읽게 할 수도 있고, 성우가 읽어줄 수도 있다. 저희는 생존자의 증언으로 채워 넣었다. 그 자체가 갖는 힘이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많이 들었던 얘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선입견을 넘는 게 저의 목표기도 하다. 완벽히 알고 있다고 느꼈던 사건의 또 다른 진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조 PD는 "JMS가 저를 고소한 적이 있다. 조사까지 받고 왔는데, 불기소로 정리됐다"라고 전했다. JMS 측은 이에 항고했지만, 이에 법원은 "제보받은 영상에는 더 선정적인 영상이 있음에도 영상에 비추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의가 없다"라고 판단했다고.
 그는 "이 사건이 뭔지 알 수 있게끔 하겠다는 의도였다. 저널리즘이란 그런 것이다. 제 생각일 수 있지만, 저널리즘에 대해 사람들은 적절한 수위를 갖춰 얘기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선정성에 대한 해석은 누구나 있을 수 있다. 이번 시즌2는 구조적 문제와 다른 이야기에 집중했다"라며 "그게 보기 힘드셨던 분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려고 했다. 그게 제 할 일이고 생존자분들과의 약속이기에 더 그렇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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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현 PD가 구현해 낸 4개의 지옥… "인간의 가치가 돈·즐거움·권력보다 낮아지며 벌어진 일" 
 조성현 PD는 "생존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분들이 있던 지옥을 구현해내야 했다고 생각했고, 저는 4개의 지옥을 구현해 냈다고 생각한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피해자들이 있었던 환경을 구현했고, 그걸 보면서 우린 저분들이 어떤 곳에서 왔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된다. 탈출하지 못한 지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형제복지원 사건은 이분들의 고통의 삶이 마음이 아파서, 그분들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원하는 거 별거 없다. 그냥 사과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이분들에게 사과를 해주는 분들이 없다. 이 방송을 통해 사과를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그는 "JMS 신도분들이 탈퇴하고 단톡방이 있기도 하고, '나는 신이다'를 보고 탈출했다는 말을 했을 때 기쁘기도 하다. 여전히 남아있는 신도분들도 많이 계신다. 가족들이 JMS 안에 남아있기도 하다. 그 많은 일들을 겪고 나서도 거기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제발 나오라는 저의 메시지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조 PD는 "지난 4년을 통해 제가 뭘 얻었을까 생각했다. 정명석이 17년 형을 선고받고, JMS의 신도들이 탈퇴한 게 기뻤을까 싶었다"라며 "원래 JMS에 스타라는 하나님과 결혼했단 이유로 결혼하지 않는 분들이 계신데, 그분들이 탈퇴하고 나와서 애를 낳기도 하고, 결혼도 하는 걸 보며 일상을 회복하고 새 생명을 얻는 것을 보면서 큰 위로와 해볼 만한 보람이라는 느낌을 줬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일들은 인간의 가치가 돈이나 즐거움, 권력보다 낮아지는 일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이 사회가 인간의 가치를 얼마나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공유하는 것이 목표다. 이 시리즈가 끝나고 났을 때 구조적으로 우리가 뭘 바꿔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는 생존자다'는 오는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편 공개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나는 생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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