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집 근처야" "벤치 뒤에서 지켜볼거야" …소름끼치는 스토킹 피해에 여성 스포츠 선수들 '악몽' [스춘 FOCUS] 작성일 08-13 20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소셜미디어 집착이 실제 위협으로…여성 선수 피해 집중</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8/13/0000072537_001_20250813112012916.jpeg" alt="" /><em class="img_desc">운동선수들을 겨냥한 스토킹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이미지=ChatGPT 생성)</em></span><br><br>[스포츠춘추]<br><br>미국 스포츠계가 스토킹 사건 급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된 팬들의 일방적 집착이 실제 물리적 위협으로 번지면서 선수들이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br><br>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2일(한국시간) 특집 보도를 통해 운동선수들을 겨냥한 스토킹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의학 정신과 의사 박 디츠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미국 운동선수와 유명인에 대한 스토킹과 공격이 이전 모든 미국 역사를 합친 것보다 많이 발생했다"면서 "새로운 미디어가 특히 여성 운동선수에 대한 위협과 스토킹을 극적으로 늘렸다"고 경고했다.<br><br>디 애슬레틱이 뉴스 보도와 법원 문서를 종합해 집계한 결과, 2020년 이후 최소 52건의 스토킹 사건이 확인됐다. 여성 선수가 29건으로 남성 선수(17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실제 피해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스토킹 피해자 중 29%만이 경찰에 신고하고, 현재 미국 내 어떤 법집행기관도 운동선수 대상 스토킹을 공식 추적하지 않기 때문이다.<br><br>가장 소름끼치는 사례는 UCLA 여자농구 선수 키키 라이스 사건이다. 워싱턴DC 정비공 라티르 티아우(22)는 2023년 발렌타인데이에 인스타그램에서 본 라이스 사진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그는 라이스가 애니메이션 '아바타: 더 라스트 에어벤더' 캐릭터를 연상시켰다고 말했다.<br><br>티아우는 라이스에게 수십 통의 메시지를 보냈고, 휴대폰 배경화면을 그녀 사진으로 바꿨다. 2023년 12월 중순에는 로스앤젤레스까지 날아가 대형 밴을 빌린 뒤 UCLA 캠퍼스 근처에서 며칠간 차 안에서 잠을 자며 라이스를 기다렸다.<br><br>어느 날은 "키키야, 넌 내 인생에 빛이었어. 힘든 세상에서 나를 지켜줬어. 너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어"라는 내용의 소름돋는 손편지와 장미 꽃병을 들고 벤치에서 몇 시간씩 기다렸다.<br><br>12월 21일 UCLA와 하와이대 경기에서 라이스가 워밍업을 할 때, 관중석 2열에서 정장 차림으로 선 채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남성이 있었다. 바로 티아우였다. UCLA는 즉시 그를 모든 시설에서 출입금지시켰지만, 티아우는 학생 전용 구역을 통해 다른 경기장 잠입을 시도했다. 라이스와 접촉하려고 보안요원을 밀쳐내기도 했다.<br><br>라이스는 접근금지명령 신청서에서 "라티르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다. 나를 쫓아다니며 만나려는 그의 집요한 시도가 무섭다"고 호소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8/13/0000072537_002_20250813112012942.jpeg" alt="" /><em class="img_desc">여자농구의 커리, 케이틀린 클라크(사진=인디애나 피버 SNS)</em></span><br><br>WNBA 스타 케이틀린 클라크도 끔찍한 경험을 했다. 텍사스에 사는 55세 마이클 루이스는 한 달간 무려 800건이 넘는 성적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네 집 주변을 하루 세 번씩 돌고 있어. 아직 신고하지는 마. 티켓 샀으니까 벤치 뒤에 앉을 거야"라는 내용이었다. 계속된 위협에 클라크는 외출할 때 외모를 바꾸기 시작했고, 루이스는 2년 6개월 징역형을 받았다.<br><br>코네티컷대 출신 페이지 뷰커스를 괴롭힌 로버트 파말리는 틱톡에 "페이지와 함께 살 수 없다면 죽겠다.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모든 이를 지옥으로 데려가겠다"고 적었다. 뷰커스에게 프러포즈하러 간다며 코네티컷으로 향했다가 체포됐다.<br><br>남성 선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전 LA 램스 스타 아론 도널드는 2020년부터 자신과 가족을 괴롭힌 여성에 대해 5년 접근금지명령을 받아냈다. 이 여성은 도널드와 만난 적이 없음에도 이혼 신청서를 제출하며 650만 달러(91억원) '합의금'까지 요구했다.<br><br>전 NFL 선수 T.J. 하우시만자데를 스토킹한 여성은 아예 성을 '하우시만자데'로 바꿔 그의 집 출입을 시도했다. 허들·봅슬레이 선수 롤로 존스는 "한 남자가 올림픽 훈련센터에 침입해 밤새 숨어 있었다"고 털어놨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8/13/0000072537_003_20250813112012950.jpeg" alt="" /><em class="img_desc">운동선수들을 겨냥한 스토킹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이미지=ChatGPT 생성)</em></span><br><br>각 리그와 대학이 보안 인력을 대폭 늘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클라크가 다닌 아이오와대는 여자농구 홈경기 보안비를 15만 달러(2억1000만원)에서 46만 달러(6억4000만원)로 3배 늘렸다. NCAA는 2023년 외부업체를 고용해 선수들에 대한 소셜미디어 위협을 감시하고 있다.<br><br>하지만 디비전1만 해도 365개 대학에 9만 명이 넘는 여자 선수가 있어 완벽한 보호는 불가능하다. 법적 보호장치도 한계가 크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노스이스턴대 카를로스 쿠에바스 교수는 "접근금지명령이 1차 방어선이지만 보호 부담이 온전히 피해자 몫"이라고 지적했다.<br><br>스토킹예방센터 조사 결과 보호명령의 40~50%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킹 문제 전문가 J. 리드 멜로이 박사는 "스토킹에 대한 형사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이라 재범률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br><br>스토킹 피해는 선수들에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는다. 1993년 경기 중 흉기에 찔린 테니스 선수 모니카 셀레스는 28개월간 코트를 떠나야 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신체적 상처는 몇 달 만에 나았지만 정서적 피해는 훨씬 깊었다"고 털어놨다.<br><br>올림픽 체조선수 숀 존슨은 한 남성이 테이프와 총 2정, 나무 몽둥이를 들고 자신을 납치하려 했던 사건을 떠올리며 "1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일이 나를 괴롭힌다"고 2019년 ABC 인터뷰에서 고백했다.<br><br>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최근 급성장한 여성스포츠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한다. 터커센터 니콜 라보이 소장은 "여성스포츠가 인기를 얻을 때마다 여성의 가치와 가시성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나타난다. 괴롭힘과 스토킹이 바로 그 사례"라고 분석했다.<br><br>스토커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티아우만 해도 법원의 5년 접근금지명령 결정 뒤에도 "신빙성 있는 증거가 없다"며 취소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보안 강화나 사후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스포츠계는 이제 근본적인 예방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br><br> 관련자료 이전 '인간새' 듀플랜티스, 남자 장대높이뛰기 13번째 세계신기록…6m29 08-13 다음 남자 핸드볼 국가대표, 꿈나무 선수들 대상으로 재능 기부 08-1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