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지방에 설치 부담”… 국가 AI 데이터센터 표류 위기

작성일 08-13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두 번 유찰… 세 번째 입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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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컴퓨터 서버 내부에 보이는 엔비디아 GPU. /로이터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3/chosun/20250813003526446zedb.jpg" data-org-width="5000" dmcf-mid="uo1Bnx1mZ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3/chosun/20250813003526446zedb.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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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서버 내부에 보이는 엔비디아 GPU.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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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두 차례 유찰된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운용 사업’ 공모 조건을 손봐 조만간 세 번째 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소버린 AI(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국가 차원에서 개발한 AI) 개발을 위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5~6월 민간 사업자를 모집했었다. 그러나 기업에 불리한 조건이 대거 담겨 있어 단 한 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정부는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독소 조항을 손보겠다고 밝혔지만,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유치하겠다는 사업 목표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설치하면 유지·관리하는 업무의 난도가 크게 올라가게 된다”면서 “데이터센터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공모, 세 번째는 성공할까
 정부는 최대 2조5000억원을 투자해 GPU(그래픽처리장치) 1만5000장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 기업이 각각 2000억원씩 공동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고 2027년까지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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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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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지난 5월 말 마감된 1차 본입찰에는 응찰 기업이 1곳도 없었고 6월에 열린 2차 공모도 마찬가지였다. 잇단 유찰로 데이터센터 개소도 2028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차 공모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 IT 인프라 기업 관계자는 “당초 지난 2월에는 기업 100여 곳이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공모 조건이 공개되자 모두 손 털고 떠났다”며 “정부가 지분 51%, 기업이 49%를 갖는 조건이라 경영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데 어느 기업이 선뜻 참여하겠나”라고 말했다. SPC를 청산할 때 공공 지분을 이자까지 붙여 매수해야 한다는 조건에도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이 조항들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열린 국가대표 AI 선발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민간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SPC 지분을 민간이 더 많이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지분 매수 관련 조건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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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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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 “지방 설치 원칙에 부담 느껴”
 그러나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설치하겠다는 사업 목표부터 문제라고 말한다. 정부는 전력 공급 안정성과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해 지방에 데이터센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IT 기업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이후 운영 업무는 모두 기업 몫이 된다”면서 “데이터센터 운영·관리를 맡게 될 젊은 고급 인력이 교육·교통·문화·행정 인프라가 갖춰진 수도권을 떠나 지방으로 내려가려고 하지 않을 텐데 당장 인력 수급부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열악한 인프라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데이터센터만 짓는다고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목표가 달성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사고 발생 시 위험 부담도 크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만약 데이터센터에 화재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서울에서 복구팀이 출동해야 하는데 복구에 최소 24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복구가 늦어지면 국민적 지탄에,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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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공모에 내건 ‘GPU 판매 원칙’도 이번 사업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정부는 센터 구축 후 GPU를 대학·연구소·중소기업·스타트업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입찰 조건을 내걸었다. 사실상 수익을 포기하라는 뜻과 같다.
 AI 개발 기업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AI 기업 관계자는 “미국 오픈AI가 올해 말까지 GPU를 100만장까지 확보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면서 “독자 LLM(대형언어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기업 1~2곳에 1만5000장을 전부 다 쓰게 해줘도 모자랄 판에 GPU를 잘게 쪼개서 여기저기 나눠주는 게 AI 개발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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