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만든 농구대표팀, '죽음의 조'에서 살아 남았다 작성일 08-11 18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 4강 진출 청신호</strong>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이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으며 목표였던 4강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br><br>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고 있는 2025 FIBA 아시아컵에 출전중인 한국은,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디펜딩챔피언' 호주에게 61대97로 완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카타르와의 2차전(97-83)에서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11일 열린 최종전에서는 레바논을 97대 86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3연승을 기록한 호주에 이어 예선 2승1패, A조 2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오는 12일에는 B조 3위를 차지한 괌과 8강 결정전을 펼친다.<br><br>이번 아시아컵은 총 16개팀이 참가했다. 4개팀 씩 4개조로 나뉘었고, 각조 1위 팀은 8강에 직행한다. 각조 2, 3위는 크로스 토너먼트를 펼쳐 8강 주인공을 가린다.<br><br>한국은 역대 아시아컵에 25회 출전하여 총 2회 우승으로 일본-호주와 함께 최다 우승 공동 4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1997년 마지막 우승을 끝으로 더 이상 정상에 올라보지 못했고, 직전 대회인 2022년 자카르타에서는 6위에 그쳤다.<br><br>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을 둘러싼 전망은 그리 밝지 못했다. 지난해 6년간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줬던 라건아(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계약이 만료된 이후, 새로운 귀화선수를 구하지 못했다. 디드릭 로슨(레바논), 브랜든 굿윈(카타르), 조쉬 호킨슨(일본) 등 아시아 경쟁 국가들이 대부분 귀화선수로 전력을 보강한 것과 달리, 한국은 순수한 토종 선수들만으로 전력을 꾸려야 했다. 한국은 장신 빅맨 기근으로 대회 참가국중 신장과 리바운드 면에서 하위권으로 꼽혔다.<br><br>또한 한국은 안준호 감독 부임 이후 '세대교체'를 추진하면서 이번 대회에는 경험많은 프로 베테랑급 선수들이 대거 빠지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 이현중, 이정현, 여준석, 하윤기, 유기상 등 99년생 이하의 영건들로 꾸려진 대표팀은 재능과 열정은 있지만, 국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혔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일본-카타르를 상대로 예상밖의 4연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보여줬다.<br><br>한국(FIBA랭킹 53위)이 속한 A조는 이번 아시아컵을 앞두고 '죽음의 조'로 꼽혔다. 호주(7위)와 레바논(29위)은 지난 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던 우승팀과 준우승팀이었다. 카타르 역시 FIBA랭킹은 한국보다 낮지만 귀화선수들의 존재로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꼽혔다.<br><br>한국은 호주와의 아시아컵 첫 경기에서 무려 36점차의 대패를 당했다. 물론 전력차를 감안할 때 패배는 예상된 것이었지만, 국내에서 평가전과는 달리 너무나 일방적이고 무기력한 경기내용은 '친선전과 실전'의 격차를 실감케 했다. 이러다가 아시아컵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까지 나왔다.<br><br>하지만 한국농구의 저력은 지금부터였다. 우리가 자랑하는 '양궁농구'가 2차전부터 빛을 발했다. 카타르전에서 유기상이 3점슛 7개를 포함해 24득점을 올리면서 승리를 이끌었고, 이현중도 24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여준석 22득점 6리바운드, 이정현 12득점 5어시스트 등으로 맹활약을 펼쳤다.<br><br>'2위 결정전'이었던 레바논과의 최종전을 앞두고는 또다른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이현중에 이어 대표팀의 2,3옵션이었던 여준석과 이정현이 부상으로 한꺼번에 결장하게 됐다.<br><br>위기 상황에서 남은 선수들이 다시 한번 똘똘 뭉쳤다. 유기상이 3점슛 8개 포함 28점, 이현중도 3점슛 7개 포함 28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카타르전에 이어 특급 듀오다운 활약을 이어갔다. 양준석은 10점 8어시스트로 이정현의 빈 자리를 메웠다. 이승현(9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과 정성우(6점 4어시스트) 등도 고르게 힘을 보탰다. 또한 한국은 끈끈한 협력수비로 레바논의 에이스이자 KBL 외국인 선수 출신인 디드릭 로슨을 7점으로 묶어냈다.<br><br>이현중과 유기상의 '원투펀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이 발견해낸 가장 큰 수확이다. 이현중은 한국농구에서 그동안 보기 드물었던 2미터의 장신 슈터이자 스윙맨 자원이다. 비록 드래프트의 벽을 넘지못했지만 NBA 무대까지 도전했고 현재도 호주와 일본리그를 거치며 해외무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br><br>이번 아시아컵은 이현중이 대표팀 에이스의 책임감을 부여받고 나선 첫 국제대회였다.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는 3점슛 12개를 시도하여 고작 2개를 성공시키는 등, 끈끈한 수비에 시달리며 고전했지만,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레바논과 카타르전에서는 중요한 고비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br><br>눈에 보이는 득점이나 리바운드 기록보다 더 빛난 것은, 팀을 위한 헌신과 리더십이었다. 이현중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중 가장 많은 33.6분을 소화했다. 매경기 한국 선수들중 가장 집중견제를 받아야 했고, 수비와 리바운드 궃은 일까지 소화해야 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때 코트 위에서 선수들을 불러 모아 소통을 주도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이끈 것도 이현중이었다.<br><br>'눈꽃슈터' 유기상은 이번 대회에서 이현중-여준석-이정현등 대표팀 주포들의 뒤를 받치는 백업멤버 정도로 예상됐다. 그런데 대회 기간 중 여준석과 이정현의 부상으로 유기상의 공격 비중이 급상승했다.<br><br>유기상의 이번 대회 조별리그 성적은 3경기 평균 18.3점에 3점슛은 경기당 5.3개를 성공시켰고, 적중률이 무려 59.3%에 이른다. 카타르와 레바논과의 2경기에서만 무려 15개의 3점슛을 홀로 성공시켰다. 이충희-문경은-문태종-조성민 등 역대 한국농구를 빛낸 간판 슈터 계보를 잇기에 부족함이 없는 활약이다.<br><br>죽음의 조를 당당히 극복해낸 한국은 사실상 8강행을 예약했다. 만약 레바논에 졌더라면 조 3위까지 밀려 8강결정전에서 부담스러운 난적인 일본을 만날 뻔했다. 다행히 한국의 다음 상대인 괌의 FIBA랭킹은 88위에 불과하며 약체팀으로 꼽힌다.<br><br>하지만 그 다음 상대는 대회 최다우승국(14회)인 중국이 기다리고 있다. 여준석-이정현의 복귀 여부가 불확실한 데다 중국의 전력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대표팀의 뜨거운 상승세와 슛감이라면 못 넘을 벽도 아니다.<br><br>안 감독은 레바논전 승리로 A조 2위를 확정한 이후 " 아직 전설은 아니다. 죽음의 조는 빠져 나왔지만, 우리의 목표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원팀 코리아' 정신으로 매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정말 전설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br><br>불가능을 넘어서려는 농구대표팀의 도전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br> 관련자료 이전 슬로바키아 U17 여자 핸드볼, 크로아티아 꺾고 역사상 첫 금메달 획득 08-11 다음 “산은 곱창 40인분이요, 물은 아이스티 7리터로다” 쯔양의 위는 블랙홀 08-1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