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과 좋아요' 팬덤경제 만드는 AI기업만이 생존할 것

작성일 08-1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AI 사피엔스' 저자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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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는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 무조건 그것을 선택한다. 그런 측면에서 인공지능(AI)의 물결은 피할 수 없는 미래다." 
 4차 산업혁명의 권위자로 꼽히는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인간과 AI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스마트폰 시대의 인간을 그린 저서 '포노 사피엔스'에 이어 지난해 'AI 사피엔스'를 통해 AI 시대의 본질과 생존 전략을 제시해왔다. 스마트폰이 인류에게 새로운 문명 수준의 임팩트를 준 것처럼 이제는 AI가 인류에게 또 다른 충격을 주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사피엔스'라는 것은 7만년 동안 살아온 인간의 종족 특성을 다 반영하는 것"이라며 "농사의 시작과 함께 인류가 고생하게 된 것처럼 모든 혁신이 인간에게 행복감을 주기보다는 고통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류가 그동안 한 번도 거스르지 않은 것은 '물리적으로 적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무조건 선택'한다는 것"이라며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을 강조했다.
 2022년 11월 챗GPT 쇼크 이후 지금까지도 AI가 온 세상의 변화를 휩쓰는 분위기다. AI는 인간의 제도나 규율이 마련되는 속도보다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제는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의 지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AI가 인간의 통제 밖으로 벗어나는 것에 대한 공포감과 수많은 일자리를 AI가 대체할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도 숱하게 제기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 교수는 AI를 마주하는 '긍정론자'로 꼽힌다. 최 교수는 "사람들은 변화를 모두 두려워하기 마련"이라면서도 "인간은 진화를 계속해왔고, 이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AI 시대가 부정적일지 긍정적일지를 떠나서 AI 시대 자체는 무조건 오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안 좋은 것이니까 규제로 막자는 방향으로 가버리면 쇄국정책처럼 돼버리고 만다. 그렇게 표준 문명과 격차가 벌어지면 사피엔스 역사에서 진정한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차피 정해진 미래라면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최 교수의 관점이자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이다.
 그렇다고 AI가 모든 것을 잠식하는 세계가 최 교수가 바라보는 미래는 아니다. 그는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사피엔스'지 AI가 아니다. 마지막에 남게 되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생각을 갖고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는 인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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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AI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살아남게 되는 기업은 어디일까. 최 교수는 "'구독'과 '좋아요'를 만드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며 '팬덤 경제'에 그 답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술적인 우위가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인간이 좋아하는 경험을 설계해야 성공할 수 있다. 구글의 유튜브나 애플의 아이폰이 지금의 지위에 올라선 것도 결국 사용자 경험 때문"이라며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사업부명에 '익스피리언스'를 붙이는 것도 그만큼 좋은 경험을 디자인해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AI 시대의 적자생존 경쟁 속에서 한국이 추구해야 할 전략으로 항상 언급되는 키워드는 '소버린 AI'다.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특정 기업이나 국가에 종속되지 않고 자국 내에서 독립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서 데이터 주권, 반도체와 같은 인프라스트럭처 등이 총체적으로 포함된다.
 최 교수는 소버린 AI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물론 엄청난 돈과 인재를 투자하는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있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다만 우리가 꼭 AI를 전 세계에 판매하기 위해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발전을 따라가면서 자체 기술을 잘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 주권을 갖고 있으면서 국가 자체 플랫폼을 가진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소버린 AI를 소프트웨어로만 보면 안 되고 서버 설치부터 전기 공급, 서비스 제공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역량이 소버린 AI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호준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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