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AI가 뛸 생태계, 우리가 만든다

작성일 08-1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IT기업 오픈소스 공개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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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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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잇달아 인공지능(AI) 오픈소스 모델을 쏟아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이 기술력을 과시하고 AI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자사 모델을 경쟁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한 달 동안 상업적 활용까지 가능한 모델이 수십 개 등장하며 토종 AI 업계에 전례 없는 '오픈소스 공개 붐'이 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IT 업계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국내 주요 IT 기업들이 공개한 오픈소스 모델 수는 거의 20개에 달한다. 7월부터 8월 초까지 각각 SK텔레콤 6개, KT 2개, 네이버 1개, 카카오 2개, NC AI 4개, 크래프톤 3개 등이 풀렸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은 지난달 자체 구축한 대규모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A.X) 4.0과 3.1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KT는 자체 LLM '믿:음'의 새로운 버전인 '믿:음 2.0'을 오픈소스로 선보였다. 네이버는 추론형 경량 모델 '하이퍼클로바 X 14B 씽크', 카카오는 멀티모달 모델 '카나나-1.5-v-3b' 등을 연이어 공개했다. 게임업계에서도 NC AI가 '바르코 비전 2.0' 4종, 크래프톤이 SKT와 공동 개발한 모델 '오픈싱커' 3종을 풀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지난달 다운로드 지표 기준 인기 있는 모델은 3만~4만회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9시 기준 SKT A.X 4.0 라이트가 4만3000회, KT 믿:음 2.0 베이스가 약 4만6000회,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X 14B 씽크가 3만5000회 등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오픈소스 모델이 쏟아진 데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업이 설계부터 학습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한 모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니 기업들은 이러한 역량을 강조하고자 외부 검증이 가능하도록 핵심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기업들은 모델을 선보이며 일제히 "최고의 한국어 능력을 갖춘 모델" "국내 AI 생태계 저변을 넓힌다" 등 국가적 AI 역량과 연관시키면서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모델 선정 평가에 오픈소스 공개 여부는 가산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에 최종 선정될 경우 해당 기업은 1500억원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와 628억원 상당의 데이터 자원을 지원받게 된다. 현재 총 15개 컨소시엄 지원으로 출발한 2차 발표 심사까지 진행돼 5개 정예팀으로 압축된 상태다. 선발 기업(주관사 기준)은 네이버, LG AI연구원, SK텔레콤, NC AI, 업스테이지로 이들 기업의 오픈소스 공개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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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기업이 대부분의 모델을 상업적 라이선스를 허용한 상태로 모델을 공개하는 것도 눈에 띈다. 단순한 기술 공개에 그치지 않고, 상업 서비스 적용까지 염두에 두고 모델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전략이다. 다만 공개된 모든 모델이 상업적 활용을 허용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NC AI는 지난달 오픈소스로 공개한 '바르코 비전 2.0'을 연구용 라이선스로만 제한했다. 이에 대해 NC AI 관계자는 "학습 데이터가 학술용 데이터인 것이 많아서 현재는 연구용으로만 공개했지만 정부의 '독자 AI' 사업 지원으로 받은 데이터로 학습하면 향후 나올 모델은 상업용으로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들이 경량화 모델을 대거 공개하는 것도 주목된다. 지난달 말에 출시된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X 14B 씽크', 카카오의 '카나나-1.5-v-3b' 등은 모두 경량화된 모델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등에서 주로 오픈소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이들은 GPU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강한 만큼 기업들이 경량 모델을 많이 오픈소스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각(비전)에 특화된 전용 모델(VLM)들의 등장도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적으로 SKT는 지난달 29일 A.X 4.0을 기반으로 한 시각·언어모델(A.X 4.0 VL 라이트)을 공개했다. A.X 4.0 VL 라이트는 표·그래프, 제조 도면 등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이해하는 기능을 갖췄다.
 NC AI가 발표한 바르코 모델 4종도 시각 특화 모델이며, 이 중에는 광학문자 인식 작업에 특화된 OCR 모델(바르코 비전 1.7B OCR)이 따로 있다.
 국내 기업들이 오픈소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기적으로는 정부 사업 대응 차원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개방형 전략이 글로벌 경쟁에서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자리해 있다.
 오픈AI 등 글로벌 최고 AI 선두기업들 역시 상업적 사용 제한이 거의 없는 관대한 라이선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오픈AI는 지난 5일(현지시간) 모델 2종을 오픈웨이트로 공개했는데, 이는 완전한 오픈소스는 아니지만 오픈모델로의 전략 변화를 의미한다. 오픈AI는 딥시크, 메타, 미스트랄AI 등 오픈소스 진영 모델들이 빠르게 상업적 성과를 내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국내에서 공개된 AI 모델들 일부는 이미 상업용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성능 개선과 다양한 서비스 적용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픈소스 전략을 통해 자사 AI 생태계가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도록 하려는 움직임이 앞으로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선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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