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균의 음악일기, 소리로 그려낸 '몰입'의 순간들 작성일 08-11 2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클래식 공연 < IMMERSION 몰입 ></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PA740kVZFp"> <p contents-hash="634a43f93053e106ecc3ed8916a559d847011d9013b91dd189aec376dc7a3c22" dmcf-pid="Q1griFDxF0" dmcf-ptype="general">[박수진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dd0e5899d51c9ae2dea1ba9874a795c7c2d42b2c7a930c66e5805758b5de9fc8" dmcf-pid="xtamn3wM73"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1/ohmynews/20250811154204548yzlh.jpg" data-org-width="700" dmcf-mid="6jv1CPZwz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1/ohmynews/20250811154204548yzlh.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IMMERSION (몰입)' 포스터</strong> 'IMMERSION (몰입)'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AHN CONTENTS LaB</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ad4dfeb46f60f1fa387f48cae943bc8374f7158b493842b7cdcfb056c7cf67d4" dmcf-pid="yo3K5aBWpF" dmcf-ptype="general"> 지난 9일, 푸르지오 아트홀에서는 이 광적인 상태를 소리로 형상화한 공연이 펼쳐졌다. 작곡가이자 음악감독인 안성균의 <IMMERSION 몰입>. 클래식 트리오(피아노·바이올린·첼로)에 신디사이저(전자악기)가 더해진,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은 신선한 조합의 공연이다. </div> <p contents-hash="5282ea71cce33815ae19e414215a671ff7959645253f127768a6beb04b90406d" dmcf-pid="Wg091NbY3t" dmcf-ptype="general"><strong>그들의 손에서 재탄생한 쇼스타코비치</strong></p> <p contents-hash="aebadf2fabf884bfb1ffb775302c1cab12fe357c2450987c025b171332290bf5" dmcf-pid="Yap2tjKGu1" dmcf-ptype="general">공연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3중주 1번(Piano Trio No.1 in c minor, Op. 8)'을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피아노 3중주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로 구성된 음악이기에 그 세 악기로 무대를 꾸몄다. 피아노 3중주 1번은 하나의 악장으로 되어 있으며, 서정적인 선율과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 속도 변화, 강렬한 리듬, 로맨틱한 마무리 등이 잘 담겨 있는 곡이다.</p> <p contents-hash="af0af0ad332850e3f55d982b6da0526b02ea1f2f880cd8499d6c8f902052da8f" dmcf-pid="GNUVFA9Hz5" dmcf-ptype="general">이날 연주에서 연주자들은 격렬한 분위기 구간이 되면 몸을 흔들어가며 음 하나하나를 열정적으로 연주했다. 쇼스타코비치만의 극적이고 아이러니한 특징이 잘 표현되면서 청중은 더욱 곡에 빠져들 수 있었다.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3중주는 1번보다 2번이 유명하지만, 이번 공연의 주 무대가 쇼스타코비치 음악이 아닌 만큼 짧은 1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영훈(피아노), 정지훈(바이올린), 최영(첼로)은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연주로 관객이 짧은 시간에 공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분위기가 급변할 때 과감하게 연주되는 두 현악기 연주는 특히 환상적이었다.</p> <p contents-hash="6195c5ddf5a42a34c2df96e5f48673c32bac35e0858d40d454ac4e81f6c8cc06" dmcf-pid="Hjuf3c2XpZ" dmcf-ptype="general">이후부터는 신디사이저와 함께 안성균이 작곡한 곡을 연주했다. 8악장으로 구성된 'Piano Trio No.1 in c minor, Op. 7'과 'IMMERSION 몰입'이다.</p> <div contents-hash="ceac09aaa319779957bfbc6656bf8334e4c165a26b96e152a4189c87c34c232d" dmcf-pid="Zcz8pEf5uH" dmcf-ptype="general"> <strong>안성균의 일기장 엿보기</strong> </div> <table contents-hash="c5d62d302343f938e953ddd403cccb4f322a320126d286678e537fcc104cbaf9" dmcf-pid="5o3K5aBW0G"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align="middle" bgcolor="#efefef" height="20px">'Piano Trio No.1 in c minor, Op. 7</td> </tr> <tr> <td>1. Non Allegro - 프롤로그<br><br>2. Pesante - 섬 집 아기<br><br>3. Allegro Assai - 아리랑은 사라졌다<br><br>4. Rubato ad libitum - 할머니와 여섯 살 아이<br><br>5. Tranquillamente - 일출과 일몰은 다르다<br><br>6. Allegro - 피아노공기놀이<br><br>7. Straziantemente - 바다의 지휘자<br><br>8. Silence - 기억의 지배자<br> </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f9f848b03e6c298680999a28c4e0622eca0c71b5547c82719323115339c5d623" dmcf-pid="1g091NbY7Y" dmcf-ptype="general"> 'Piano Trio No.1 in c minor, Op. 7'은 사람 하나의 인생을 거슬러 돌아보면서 곳곳의 기억을 되짚는 주마등처럼 보인다. 안성균은 '성장'이라는 서사 속에서 인간의 감정, 기억, 순간들을 음악으로 기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일기장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br>여덟 곡이 연주되는 동안 분위기는 여러 번 변화했다. 1악장의 진중하고 웅장한 분위기는 2악장에서 구슬프게 변화했다가 3악장에서는 혼란스럽게 변했다. 각 악장 사이의 변화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산만한 느낌이 없었다. 악기 하나하나가 하나로 모여서 그려내는 그림이 선명해서 책에서 좋아하는 페이지를 골라 읽는 것 같기도 했다. 곡의 분위기에 어울리게 변화하는 조명 또한 곡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div> <p contents-hash="849de423aa55f5d9a19b415352ba09faa0499d3e5ce3d6d191149f42d850ba32" dmcf-pid="tap2tjKG3W" dmcf-ptype="general">사람 여럿이 모이면 그들을 이끄는 리더가 생기듯 여러 악기가 함께 연주되다 보면 한 가지 악기가 든든하게 축이 되기 마련인데, 안성균의 곡은 그런 점이 보이지 않았다. 각 악기마다 독주하는 구간이 있고, 악기끼리 화음을 다양하게 쌓아 악기 하나하나가 모두 돋보였다. 피아노는 넓은 스펙트럼의 음을 들려주면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이루어지는 반주와 아티큘레이션이 인상적이었다. 바이올린은 빠른 템포에서 더욱 멋을 내며 현란하게 연주되었다. 첼로는 곡을 웅장하게 만들어주거나 화음에서 튼튼한 지지대 역할을 할 때 큰 힘을 발휘했다. 신디사이저는 악기 그 자체로 특이했으며 곡의 맛을 더하기 위해 뿌린 소스 같기도 했다. 이러한 점은 관객이 곡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p> <p contents-hash="b8001f080a41a042a60c145ece770ffebfc9d829140c5a8682ff86b25a143a8f" dmcf-pid="FNUVFA9Huy" dmcf-ptype="general">2악장 '섬 집 아기'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피아노로 잔잔하고 구슬프게 시작해 다른 악기와 함께 이어가는 곡조가 좋았다. 어릴 적에 학원에 가지 않으면 혼자서 집을 지키곤 했는데,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악장 후반부에 다다라서는 동요 섬집아기를 피아노가 먼저 연주하고, 바이올린과 첼로가 음을 쌓았다. 연주에서 음을 변주하고, 피아노는 음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연주하다 여러 건반을 동시에 힘 주어 누르고, 배음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홀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가 느낄 쓸쓸함이 부각되도록 했다.</p> <p contents-hash="ca2abb0dd8081678ddf9e3d138ca5a939e09fda53409c79a4deeb23786dcb93a" dmcf-pid="3juf3c2XzT" dmcf-ptype="general">이어진 3악장 '아리랑은 사라졌다'도 감상하기 좋았다. 동양풍의 전통적인 악상을 살리기 위해 장구의 굿거리 장단을 연상케 하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이후는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처럼 속도를 빠르게 하여 (그가 의도한) '전통과 현실 사이에서 느껴지는 상실과 혼란'을 온몸으로 느끼게 했다. 분위기의 갑작스러운 변화와 괴리가 소리로써 혼란을 느끼게 하는 데 한몫했다.</p> <p contents-hash="4246315e0dc409d50e5aa61e20943aacaba09c50f4633290eaee357c592b3e7e" dmcf-pid="0A740kVZ7v" dmcf-ptype="general">5악장과 6악장에서는 신디사이저의 역할이 커졌다. 다른 악장에서는 나머지 악기들이 주가 되어 있었는데, 이 두 악장은 신디사이저가 전체적인 곡을 이끌었다.</p> <p contents-hash="05be3969323ddb3efeaeb907952cbe572a1663bd4bc7248d2383da1d1973b194" dmcf-pid="pcz8pEf5FS" dmcf-ptype="general">신디사이저와 다른 악기 사이의 차이점 하나를 뽑으라고 한다면 한 번에 여러 가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6악장에서 이러한 장점이 두드러졌다. 음의 높낮이에 구애받지 않는 것은 물론, 피아노 연주를 하면서 동시에 효과음을 내서 그 자체로 풍부한 음악 연출이 가능했다. 6악장은 8악장 중 가장 특별한 구간이었다.</p> <p contents-hash="c2326d459ae1fb38051dcf1ece7f4b34aa64c30a28c3d6ef87f8dfe30bfac5bd" dmcf-pid="Ukq6UD410l" dmcf-ptype="general">페스티벌이나 콘서트에서는 노래가 시작하고 끝날 때마다 곡 소개나 가벼운 소통 등 청중에게 코멘트를 하지만 클래식 공연에서는 코멘트 없이 연주자들끼리 가벼운 눈짓이나 고갯짓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이 공연에서 또한 그러했는데, 악장 하나하나 끝날 때마다 호흡을 맞추고자 나누는 고갯짓도 작은 관전 포인트였다.</p> <p contents-hash="af1c158c1532af1d1f437c96c66355a91b015fce7ee4187951c67edffd7a6c81" dmcf-pid="uDbQ7r6Fph" dmcf-ptype="general"><strong>몰입, 작품에 빠져드는 시간</strong></p> <p contents-hash="3edc23b9e30b877f95718ed835f6b08ac77ddd5f7e5d18f7612c1eb5df84b1f3" dmcf-pid="7wKxzmP3zC" dmcf-ptype="general">마지막 곡 'IMMERSION 몰입'은 이 공연의 제목과 같다. 그 중요성을 보여주듯 클래식 악기와 신디사이저의 화합이 가장 잘 이루어져 있었다. 안성균은 모스 부호에서 착안해 이 곡을 썼다. 피아노 타건을 비롯해 거칠게 연주되는 클래식 악기 연주에 더해진 신디사이저 소리는 클래식 악기보다 몇 배는 강렬했다. 좀처럼 찢기지 않는 무언가를 찢으려 드는 소리와 유사했달까. 굉음 같기도 한 그 소리에 압도되었고, 광활한 우주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p> <p contents-hash="f4f0d0683a41a78cd94099c44902e41035428d785aed8bd2ac719badad2744cc" dmcf-pid="zr9MqsQ0UI" dmcf-ptype="general">긴박한 리듬과 강한 세기의 연주가 휘몰아칠 때도 정신을 빼앗긴 듯 곡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곡 중반부에는 누군가 나에게 모스 부호로 신호를 보내는 소리가 들렸다. 이 모스 부호 소리 또한 신디사이저로 구현한 것이다. 클래식 악기로 내기에는 한계가 있는 소리가 신디사이저로써 만들어졌다. '몰입'하는 순간에 일어나는 광기의 감정을 확장시키고 극한까지 끌어내 표현한 곡이었다.</p> <p contents-hash="5a4c06af92a7bfa003d83b9972e85c0ef273d6e121f49ea8a3c584cbf48646a1" dmcf-pid="qm2RBOxpFO" dmcf-ptype="general">클래식에 섞이는 전자음악 공연은 말 그대로 신선했고 무대가 풍성했다. 공연을 보기 전에 고상하다는 인식을 가진 클래식 악기와 현대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신디사이저의 조합이 이질감이 들지 않을까 우려했었다. 예상대로 이질감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것을 장점 혹은 매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안성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들어도 기계 소리일 수밖에 없는 효과음은 곡 속에서 포인트처럼 사용돼 관람 요소가 되었고, 다른 악기로는 내기 어려운 소리를 내면서 곡의 분위기를 살려주기도 했다.</p> <p contents-hash="8c808181f838faf57b72ced189078113c9aef1e2a90ab4c4f0f89a4182719f51" dmcf-pid="BsVebIMUFs" dmcf-ptype="general">귀로 소리를 듣고 있을 뿐인데 작곡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공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조용히 곡을 듣다 보면 자연스레 몰입하게 되며 연주에 귀 기울이게 되는 것도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p> <p contents-hash="bdf42a93dc35312f61a5276eaab0d43529a0062d13437de8c100a118d695da33" dmcf-pid="bOfdKCRuUm" dmcf-ptype="general">전통 악기와 현대 악기의 경계를 허물고 조화를 이루는 것, 그리고 그 조화를 설득력 있게 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 공연도 신디사이저가 익숙하지 않은 나 같은 이들에게는 때때로 이질감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많아지다 보면 더 조화롭고 더 풍성한 음악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p> <p contents-hash="1a755ec0bcf88f1e1b337c8ce97d39fdf56379d26fa52e95ddbd3fddf7b41287" dmcf-pid="KI4J9he70r" dmcf-ptype="general">안성균은 마지막 곡을 연주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p> <p contents-hash="8c073d96a45d6155a9d11943cd5f9a728476306b5c6bdd2089fde33cdbeb2fb7" dmcf-pid="9C8i2ldz3w" dmcf-ptype="general">"(이번 작품은) 큰 일 하나를 이루고 나서, 그 다음을 뭘까를 생각하며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클래식을 어렵게 풀어냈지만, 앞으로는 클래식을 어떻게 풀어나갈까를 고민합니다. (청중들도) 앞으로의 클래식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상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p> <p contents-hash="a24a91741873fb1783e4c2c3bd08c8f21bf7b11b6032d063185c7faeb6877670" dmcf-pid="2h6nVSJq3D" dmcf-ptype="general">그의 말을 빌려서,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졌던 클래식이 어떤 미래로 나아갈지 작곡가와 청중 모두 상상해 봤으면 좋겠다. 신디사이저가 더해진 클래식이 어떤 새로운 음악을 탄생시킬지 기대된다.</p> <p contents-hash="496df45004db9ae1b025305156bc9377b5655a71781f7d60b2738159269f924a" dmcf-pid="Vkq6UD417E" dmcf-ptype="general">안성균과 조영훈, 정지훈, 최영의 연주에 오롯이 몰입할 수 있는 90분이었다.</p> <p contents-hash="3a022e149ea13c5c8343f90758b06b0549805a9c77c0a3b9da1e824ef5e02b84" dmcf-pid="fEBPuw8tFk"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샤이니 키 "열일 모드, 힘드냐고? 못해온 시기가 있어서…재밌고 감사" 08-11 다음 키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이유? 팬들을 위한 선물” [MK★현장] 08-1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