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용료 의무화 대신 ‘중재’ 택한 EU [김현아의 IT 세상읽기]

작성일 08-1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한미 정상회담 25일쯤 예상 온플법, 고정밀지도반출과 함께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부상 한국도 강제 부과보다 공정계약 모델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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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망사용료 논란이 유럽연합(EU) 통신 정책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지 수년, EU 집행위원회가 선택한 방향은 사실 ‘정면 돌파’가 아니었습니다. 
 요금을 직접 부과하는 대신,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제도화해 이해관계자 간 협상 구조를 뒷받침하는 방안을 연내 법제화하기로 한 것입니다.
 최근 미국과 EU가 관세협정을 타결했지만 ‘망 사용료’를 둘러싸고 해석은 갈렸지요. 
 백악관은 EU가 부당한 디지털 무역장벽 철폐와 망 사용료 미도입을 약속했다고 주장했으나, EU는 규제 완화 논의 자체를 부인하며 디지털 네트워크 법안(DNA)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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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가 요금 부과 대신 협상 구조를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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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 레니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데일리의 이메일 질의에 대해 “네트워크 요금 부과를 실행 가능한 해법으로 보지 않았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는 이메일 답변서에서 “우리는 작년 2월에 유럽의 디지털 인프라 미래에 관한 백서를 출판했다”며 “그 논문의 결과에 기초하여, 위원회는 네트워크 요금 부과를 실행 가능한 해결책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러한 면제는 미국 기업에는 특별히 적용되지 않는다. 다가오는 디지털 네트워크법(DNA)은 이러한 남은 문제들을 다룰 것”이라고 회신했습니다.
 정치·외교·산업 이해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에서 ‘요금 얼마’라는 단선적 접근보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중재와 조율을 제도화하는 방향이 더 현실적이라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미국 빅테크를 겨냥했다는 오해를 피하고, 통신사와 콘텐츠사업자(CP) 모두에게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습니다.
 2021년 호주의 ‘뉴스미디어 협상법’이 좋은 참고 모델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대형 CP에 협상 의무를 부과하고, 합의가 불발되면 규제기관이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는 구조입니다. 네트워크 투자 부담이 일방적으로 통신사에 쏠리는 구조를 완화하는 장치입니다.
 한국,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나
 한국 국회에도 망사용료 법안이 두 가지 방향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안은 넷플릭스·구글 등 대형 CP에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망무임승차 방지법’. 즉 강제 부과가 중심입니다.
 반면 조국혁신당 이해민·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안은 ‘망이용계약 공정화법’. 차별적 조건, 부당 지연·거부, 대가 지급 거부를 금지하고, 사후 규제를 통한 실태조사·개선 유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EU의 선택은 명확합니다. 강제 요금 부과보다 협상과 중재를 제도화해 예측 가능성과 균형을 확보하겠다는 것이죠. 
 한국도 구글 유튜브 등 글로벌 CP와의 갈등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강제 부과식보다는 시장 내 협상력을 높이는 공정계약 모델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국제 무역·외교 마찰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ISP의 투자 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2월 공개될 EU DNA법 최종안은 유럽 디지털 인프라 규제의 향후 10년을 좌우할 이정표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 역시 ‘얼마를 부과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협상 구조를 설계할 것인가’를 중심에 둔 논의로 방향을 전환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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