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가성비 잡자…'일반-비즈니스 중간석' 들이는 항공사들

작성일 08-10

대한항공, 내달 B777-300ER에 프리미엄석 설치…일반석 운임 110% 수준 아시아나와 국내 LCC, 외항사들도 앞서 도입…"수익성 높이고 승객 편의 증진"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08/10/AKR20250807153100003_01_i_P4_20250810070121919.jpg" alt="" />대한항공 프리미엄석 [대한항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일반(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사이 등급 개념의 좌석인 이른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일반석보다는 비싸지만 비즈니스석보다는 저렴하게 넓은 좌석과 고급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좌석 수요를 겨냥해 '가성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일찌감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한 글로벌 항공 산업계의 트렌드에 발맞춰 더 많은 승객을 모으며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9월 중순부터 중대형 항공기인 보잉 B777-300ER에 '프리미엄'석 40석을 처음 도입해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 투입한다. 프리미엄석은 일반석과 프레스티지(비즈니스) 사이의 새 좌석 등급으로, 777-300ER 기종에서는 일등석을 없애고 비즈니스석을 56석에서 40석으로 줄이는 대신 프리미엄석을 신설한 것이다. 대한항공이 좌석 체계를 이렇게 바꾼 것은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운용하는 777-300ER 25대 중 상대적으로 노후한 11대에 내년 말까지 프리미엄석을 도입할 계획이다. 고객 수요 등을 분석한 뒤 다른 기종으로의 확대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좌석은 앞 좌석과 간격이 39∼41인치(약 99∼104㎝)로 일반석보다 약 15∼17㎝ 길다. 좌석 너비도 19.5인치(약 50㎝)로 일반석보다 4㎝ 여유로워 총 공간이 일반석의 1.5배 수준이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08/10/AKR20250807153100003_02_i_P4_20250810070121930.jpg" alt="" />대한항공 프리미엄석 모습 [대한항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내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했다. 주요리와 디저트, 와인 등 프레스티지석과 같은 품목의 기내식을 내고, 일등석·프레스티지석에서 운영하는 기내식 사전 주문 서비스도 똑같이 적용한다. 상위 클래스용 프레떼 담요도 제공하는 등 프레스티지석에 준하는 수준으로 기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일반석의 정상 운임 대비 약 110%에 판매한다. 할인 운임이 적용된 일반석 가격과 비교할 경우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약 1.5배에 달할 수 있다. 다만 중거리 대표 노선인 인천발 방콕, 싱가포르 노선의 경우 프레스티지석 운임이 일반석의 약 2배 수준인데 이보다는 크게 저렴한 가격을 받는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처음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했다. 2017년 4월 A350 기종 15대에 '이코노미 스마티움' 좌석을 36석씩 둔 것이다. 이 좌석은 크기 자체는 일반석과 같지만, 앞뒤 간격이 36인치(약 91㎝)로 일반석보다 4인치(10㎝) 길고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 고객은 인천공항 비즈니스 라운지 서비스가 제공돼 꾸준히 수요가 높았다고 아시아나항공은 설명했다. 이코노미 스마티움석은 아시아나항공이 내년 말 대한항공과 완전히 통합된 이후에는 프리미엄석과 통합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은 2017년 7월부터 '비즈니스 라이트' 좌석이라는 '일반석 윗급' 자리를 도입했다. 737-8 2대와 737-800 4대 등 총 6대 항공기에 있다. 합리적 가격에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항공사(HSC)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는 2021년 8월 처음 취항할 당시부터 '프레미아 42'라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뒀다가 지난해 명칭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바꿨고 지난달 다시 '와이드 프리미엄'으로 변경했다. 진에어는 2021년 12월부터 좌석 앞뒤 간격이 40인치로 일반석보다 넓은 '지니 비즈' 좌석을 도입했고, 티웨이항공도 올해 2월부터 777-300ER 항공기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개념의 '수퍼 프리미엄 존'(34석)을 운영하고 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08/10/PYH2025070801120054200_P4_20250810070121935.jpg" alt="" />에미레이트항공, 개조된 보잉 777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공개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외 항공사들은 30여년 전부터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도입했다. 1992년 대만의 에바항공이 처음으로 도입한 데 이어 영국항공(2000년), 에어뉴질랜드(2004년), 일본항공(2008년), 에어프랑스(2009년), 독일 루프트한자(2014년), 미국 델타항공(2017년) 등 다수의 해외 대형 항공사들이 이 좌석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잇따라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하는 것은 좌석 단위당 수익성이 높은 자리를 더 늘리며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값이 비싸 자리를 비운 채 운항하는 경우가 잦은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대신, '일반석은 불편하고, 일등석 등은 부담스러운' 중간층 고객을 겨냥해 높은 탑승률을 담보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델타항공은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 106억달러(14조6천억원)에 달했지만 일반석 매출은 4% 줄었다며, 이 좌석의 매출 비중이 2027년에는 일반석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왕 한서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항공사들은 좌석 점유율을 높여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승객들은 소정의 추가 비용으로 쾌적한 자리와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LCC에도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 활발히 확대되면서 그간의 항공산업 지형에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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