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콩고 출신 이민자 집안, 테니스 가족 4남매 막내…유색인종 롤모델로 떠오른 19세 음보코 작성일 08-09 15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09/0000011329_001_20250809180506957.png" alt="" /><em class="img_desc">만 18세 나이로 WTA 1000 몬트리올 내셔널뱅크오픈에서 우승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빅토리아 음보코. 윌슨 테니스 인스타그램</em></span></div><br><br>우승 한번 했을 뿐인데 일약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br><br>  캐나다의 10대 테니스 스타 빅토리아 음보코(19)입니다. 8월 26일 만 19세 생일을 맞는 음보코는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WTA 1000 몬트리올 내셔널뱅크오픈에서 우승한 뒤 스포츠 꿈나무, 특히 자신과 같은 유색인종 운동선수의 롤 모델이 됐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br><br>  생애 첫 WTA 투어 우승을 총상금 515만2599 달러(약 71억7000만 원)이 걸린 '특급 무대'에서 장식한 그는 2025시즌 아찔할 만큼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333위였던 세계 랭킹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주에서 61계단 오른 24위까지 점프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주 세계 랭킹은 85위였습니다. 그는 WTA 1000 역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순위인 85위로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br><br>  음보코는 세계 랭킹에서 캐나다 선수로는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세 이하 선수로 세계 25위 이내에 진입한 선수는 음보코와 세계 5위인 러시아의 미라 안드레예바(18) 둘 뿐입니다. <br><br>  첫 단식 우승을 WTA 1000 대회에서 달성한 것은 2009년 이후 음보코가 처음입니다. 이번 우승 상금만도 75만2275달러(약 10억3000만 원)에 이릅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09/0000011329_002_20250809180507017.png" alt="" /><em class="img_desc">음보코와 그의 우상인 세리나 윌리엄스. 코파일럿 형성 이미지</em></span></div><br><br>부모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인 음보코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태어나 생후 두 달째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한 뒤 현재는 벌링턴에서 살고 있습니다. 캐나다 언론과 스포츠 관계자들은 일제히 음보코의 우승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스포츠 평론가는 "단순한 우승이 아니다. 유색인종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라고 극찬을 보냈습니다.<br><br>  특히 이번 대회에서 결승 상대였던 오사카 나오미를 비롯해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네 명의 강자를 두 번째로 어린 나이로 연파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최연소로 그랜드슬램 우승자 4명을 한 대회에서 물리친 선수는 음보코의 우상인 세레나 윌리엄스로 1999년 US 오픈에서 17세의 나이로 우승했습니다. 그에게 '제2의 세레나'라는 칭송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br><br>  음보코가 눈부시게 성장한 비결로는 파워와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보입니다. 음보코를 유소녀 시절부터 지도한 코치에 따르면 그는 뛰어난 신체 능력뿐 아니라 강한 승리욕과 집중력을 지녔다고 합니다. 4남매 가운데 막내인 음보코는 12세 때부터 이미 18세 미만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해 자신보다 6살이나 많은 언니와 맞붙으며 실력을 키웠습니다. 음보코는 평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항상 최대한 계속 싸우고 싶다. 첫 세트에서 지더라도 항상 다시 일어설 방법을 찾는다"라고 말했습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09/0000011329_003_20250809180507075.png" alt="" /><em class="img_desc">음보코의 가족. 4남매 모두 테니스 선수로 활동한 라켓 가족이다. 테니스 온타리오 홈페이지</em></span></div><br><br>윌슨의 의류와 라켓 후원을 받는 음보코의 성공 뒤에는 내전에 따른 극심한 정치적 혼란과 폭력을 피해 콩고를 떠나 두 자녀와 함께 북미로 이주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헌신과 희생이 있습니다. 음보코의 어머니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셋째인 아들을 낳은 뒤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했습니다. 4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음보코의 오빠와 언니는 모두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다가 테니스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하기도 했습니다. <br><br>  엔지니어로 야간 근무를 해가며 자녀들의 운동을 지원한 음보코의 아버지는 콩고에서 테니스를 치진 않았지만 관심이 많았습니다. 쿠리어나 그라프 경기를 즐겨 봤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자식들이 어릴 때부터 라켓을 손에 쥐어줬습니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월마트에서 테니스공을 수백 개 사서 뒷마당에서 연습시켰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캐나다 벌링턴으로 이사한 이유도 바로 자녀들이 전문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음보코는 "형제자매가 없었다면 테니스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09/0000011329_004_20250809180507136.png" alt="" /><em class="img_desc">캐나다 국기를 두른 빅토리아 음보코.  WTA 페이스북</em></span></div><br><br>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음보코가 앞으로 상한가를 누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앞에서 꽤 침착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활기찬 십 대 소녀 같은 이미지가 팬들에게 강한 호감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아프리카에서 이주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배경도 눈길을 끌 만한 스토리입니다. <br><br>  미국 밥슨 칼리지의 알잘리 발 교수는 "음보코가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높은 스폰서십 가치와 시청률을 기록해 온 여자 테니스의 새로운 얼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는 또 "그녀의 젊음, 카리스마, 자랑스러운 캐나다인이자 이민자로서의 매력적인 이야기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브랜드들의 높은 관심을 끌 만하다. 기존 선수들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인지도와 문화적 공감을 얻을 기회다. 음보코는 단순히 떠오르는 스타가 아니다. 캐나다 테니스의 미래를 위한 강력한 홍보대사"라고 극찬했습니다. <br><br>  음보코는 이달 말 뉴욕에서 개막하는 US 오픈에 시드를 받고 출전할 예정입니다. 올해 초만 해도 ITF W35에 참가하던 미완의 대기였던 걸 떠올리면 괄목상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도 하는 순간 그의 몸값은 몇 곱절 뛸 수 있습니다.<br><br>  음보코는 "난 어떤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항상 그 이상을 이루고 싶다. 다만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할 뿐이다. 난 현재에 충실한 스타일이다. 당분간 모든 초점을 US 오픈에 맞추겠다"라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10대 돌풍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까지 강타할 수 있을까요. <br><br>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캣츠아이, 스포티파이 합산 누적 스트리밍 10억 돌파 08-09 다음 다문화 배드민턴 중고등부 우승은 김희진·백승미 양 08-0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