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여성 액션, 그러나 '발레리나'의 정체성은 없다 작성일 08-06 6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영화 <발레리나></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jvjgd0C0h"> <p contents-hash="b822ebb02740e2411f7a4676acd435314ce9d59cce70d6d2c76ba92f7ab7cf4f" dmcf-pid="ZATAaJphpC" dmcf-ptype="general">[김건의 기자]</p> <p contents-hash="d0954fbb7e64dec66838f272d941bf11aea06e4310517fe56d0e7ac5f7e9db2a" dmcf-pid="5cycNiUlpI" dmcf-ptype="general">*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p> <p contents-hash="50fb1cca1112af5dff8f19509813fd35746781c8c04d6550242c12ed7f8a8655" dmcf-pid="1kWkjnuS7O" dmcf-ptype="general"><strong>홍콩 누아르에서 할리우드 네오-누아르로</strong></p> <p contents-hash="39c51fc073226b77ba9c3277068c8993c76bb9b9a4387296021f2471c71ece56" dmcf-pid="tEYEAL7vzs" dmcf-ptype="general"><발레리나>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영화가 위치한 영화사적 좌표를 명확히 표기할 필요가 있다.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 존 윅 프랜차이즈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미학적 뿌리는 홍콩 누아르 액션을 향해 뻗어있다. 오우삼의 <영웅본색>과 <첩혈쌍웅>을 대표하는 1980년대 홍콩 누아르는 총격전을 안무처럼, 폭력을 시적인 묘사로 전환했다. 소위 '총격 발레(Gun Ballet)'는 샘 페킨파 감독의 슬로우모션 액션 미학과 장철 감독의 검술 안무를 한데 섞은 액션이다. 이후 워쇼스키 자매의 <매트릭스>는 이를 디지털 시대의 총격 발레로 진화시켰고, 나아가 채드 스타헬스키의 존 윅 시리즈는 다시 이를 건 푸(Gun-Fu)라는 실용적 스턴트 중심의 미학으로 재정립했다.</p> <div contents-hash="fb95aeb46d43efb5901e0c38220978e73bf11d0771a22152e085d7c03682207f" dmcf-pid="FDGDcozTzm" dmcf-ptype="general"> <발레리나>가 흥미로운 지점은 이러한 계보를 의식적으로 수용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젠더화된 신체를 통해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클래식 발레의 형식성과 홍콩 액션의 운동성을 결합하려는 시도는 장예모 감독의 <연인>(2004)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여성 신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보다 그 신체가 가진 물리적 한계와 그것을 극복하는 기술적 전략에 집중한다. 물론 홍콩 영화 특유의 와이어액션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2000)이 중력을 초월한 신체를 그렸다면 <발레리나>는 철저히 중력의 법칙 안에서 움직인다. 이는 할리우드 액션 시네마가 동양 액션 영화의 환상성을 거부하고 '리얼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서구적 합리성을 주장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10a9401befad3dc8c06aa788a2b7e6dfeb4623b36971a16fb8ca3df7de687575" dmcf-pid="3wHwkgqyur"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6/ohmynews/20250806145101859ptrj.jpg" data-org-width="1280" dmcf-mid="Ye5GyCRu3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6/ohmynews/20250806145101859ptrj.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발레리나> 스틸.</td> </tr> <tr> <td align="left">ⓒ 판씨네마(주)</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a8d37f0389e4023b3eaa94b224db3d9057427ff8fa1a1c8252baa19e45ec70fe" dmcf-pid="0h3hOEf53w" dmcf-ptype="general"> <strong>2020년대의 여성 액션</strong> </div> <p contents-hash="75e48915719b60ee64ec53f753c98fe72b617c0a365f15013769be04a3ae78e0" dmcf-pid="pl0lID417D" dmcf-ptype="general"><발레리나>가 제시하는 여성 액션 히어로상은 신선하다고 볼 수 있을까? 과거 할리우드 여성 액션영화를 돌아보자. <에일리언>에서 리플리는 모성과 전사의 이미지를 결합했고 <터미네이터 2>의 사라 코너는 근육질 신체를 통해 남성성을 전유했다. 2000년대 이후의 액션영화들은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폭력을 결합한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 시리즈나 밀라 요보비치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섹슈얼리티와 폭력을 결합한 모델을 제시했다. 2010년대는 어떨까.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의 퓨리오사나 <아토믹 블론드>의 로레인은 이런 전형성을 일부 탈피했지만 여전히 '특별한 여성'이라는 예외주의적 틀 안에 머문다.</p> <div contents-hash="609ebfb3382245804e39ec28df0b54275c8f98e520c6474d3ff9487ceb7a1a4a" dmcf-pid="USpSCw8tFE" dmcf-ptype="general"> 그렇다면 <발레리나>의 이브 마카로는 어떨까. 표면적으로 그녀는 발레로 대표하는 여성 신체를 활용한 '여성' 예술과 암살이라는 '남성' 폭력을 결합한다. 발레라는 예술이 극도로 규율적인 시선 아래에 놓인 신체 예술이라는 점을 상기해 본다. "발레리나는 악기다"라는 안무가 조지 발란신의 발언은 여성 신체의 도구화, 그 내부에 깔린 여성 신체의 섹슈얼리티를 강화한다. 영화는 이러한 규율에 철저히 복무하는 동시에 이를 개인적인 복수를 위한 무기로 활용한다. 발레에서 읽혀지는 내재적 폭력을 '우아한 살인 기술'로 환원시켜 휘두르는 것이다. 자신의 일부를 규율에 속박시키지만, 일부는 자신을 위한 도구로 적극 차용한다는 점에서 영민한 활용법이라 볼 수 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e4e4086f44905c4c5cd913d991f06789f7348241d67d4fe89e34e064d5fbb0f8" dmcf-pid="uvUvhr6F3k"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6/ohmynews/20250806145103125yraj.jpg" data-org-width="1280" dmcf-mid="GfcaLRFOU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6/ohmynews/20250806145103125yraj.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발레리나> 스틸.</td> </tr> <tr> <td align="left">ⓒ 판씨네마(주)</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c24e6c6176c99a336851786612ab268a189e0832bac1bafe04836c0f31fb5d73" dmcf-pid="7TuTlmP37c" dmcf-ptype="general"> <strong>액션을 위한 서사, 액션을 위한 캐릭터들</strong> </div> <p contents-hash="c7748c8273e1b59a57aabe357ed4791ac74aef53dc91fcc528b7e3ba92afdf3d" dmcf-pid="zy7ySsQ03A" dmcf-ptype="general"><발레리나>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은 형식적 야심과 전형적인 서사의 충돌이다. 영화는 시각적으로는 다채롭고 신선한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 내지만, 서사적으로는 가장 진부한 복수극 공식을 답습한다. 확실히 추가 촬영을 했다는 3막의 액션 시퀀스는 가장 짜릿한 시각적 쾌감을 제공한다. 화염방사기 액션씬은 현실을 초월하는 만화적인 쾌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추가촬영 비하인드는 역설적으로 <발레리나>가 영화 자체만이 갖고 있는 서사적 정체성이 희미하다는 걸 증명한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영화는 오로지 액션을 위한 안전장치로서 안전하고 진부한 서사를 가져다 쓴 것이며, 액션 클립들을 엮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p> <div contents-hash="7b28eb295c26738dc2717731fec1923430265318df3a199efa508e6ce3dcf106" dmcf-pid="qWzWvOxp7j" dmcf-ptype="general"> <발레리나>는 액션 시네마의 형식적인 발전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을까? 신체와 무기를 활용한 폭발적인 액션 연출은 점점 발전하지만 할리우드가 여성 캐릭터의 액션에 특별함을 부여하는 방법론은 2010년대 이후 여전히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물론 영화는 존윅 프랜차이즈 세계관의 스핀오프로서, 여성 액션영화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발레리나>라는 영화의 정체성을 되짚어 보고자 했을 때 떠오르는 건 네온 조명빛을 받아내는 아나 디 아르마스의 얼굴 뿐이다. 향후 이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어느 영역까지 확장할지는 미지수지만, 차후에는 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기를 바란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14147b6f2f164456aab875fe88715024d88481198d8af61352048153216fc5e9" dmcf-pid="BYqYTIMUFN"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6/ohmynews/20250806145104426krpy.jpg" data-org-width="1280" dmcf-mid="HcWkjnuS7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6/ohmynews/20250806145104426krpy.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발레리나> 스틸.</td> </tr> <tr> <td align="left">ⓒ 판씨네마(주)</td> </tr> </tbody> </table> <p contents-hash="fb7ca6bdd99d7a16436ee91cf4d3b9733389db5b8cd218fd8d3e3618a0fdfd8e" dmcf-pid="bEYEAL7vFa"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디스플레이 성장동력…삼성 “AI용 뉴폼팩터”, LG “대형 OLED 기회” 08-06 다음 제10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심사위원 8명 선정 08-0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