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효소 유전자, 네안데르탈인과 인류 운명 갈랐다

작성일 08-0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lt;font color="#333333"&gt;곽노필의 미래창&lt;/font&gt; 네안데르탈인 공통조상과 갈라진 후 뇌 기능 관련 효소 유전자 2개 변이 생쥐 실험에서 행동 변화 유발 확인 네안데르탈인보다 진화적 우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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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네안데르탈인(왼쪽)과 현생 인류(오른쪽) 모습을 재현한 조형물. 런던자연사박물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6/hani/20250806093636579tbiz.jpg" data-org-width="800" dmcf-mid="pb6cQtEQs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6/hani/20250806093636579tbiz.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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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안데르탈인(왼쪽)과 현생 인류(오른쪽) 모습을 재현한 조형물. 런던자연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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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진화사에서 현생 인류와 가장 가까운 고인류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다. 이들은 약 60만년 전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갔다. 아프리카를 떠난 두 고인류의 공통조상은 40만년 전 두 그룹으로 나뉘어 네안데르탈인은 중동과 서유럽, 데니소바인은 시베리아와 우랄알타이산맥, 동남아 지역으로 이동해 살다 각기 4만년 전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세 그룹이 각기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유전적 변이는 현생 인류만이 오늘날까지 살아남는 데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유전적 변이가 유발하는 새로운 특성 중 생존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건 뇌와 행동에 관련한 변화다.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과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 공동연구진이 뇌 기능에 관여하는 효소 유전자에서 현생 인류를 두 고인류와 뚜렷이 구분짓는 2개의 변이를 발견해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작은 변화가 두 고인류에 비해 현생 인류의 생존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나비 효과’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진이 우선 주목한 것은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아데닐로숙신산 분해효소(ADSL)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였다. 이 효소는 DNA, RNA를 포함한 생체 분자의 기본 구성 요소인 퓨린의 합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DNA와 RNA를 구성하는 네가지 염기 중 아데닌과 구아닌이 퓨린계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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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ADSL 효소 단백질에서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침팬지, 생쥐의 아미노산 서열 차이. 현생 인류의 429번째 아미노산이 다른 고인류와 달라졌다. 이로 인해 현생 인류의 ADSL 효소 활성이 감소했다. 생쥐는 428번째 아미노산이 바뀌었는데, 이는 ADSL 활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미국립과학원회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6/hani/20250806093637780blsl.jpg" data-org-width="800" dmcf-mid="UWlhgbSgD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6/hani/20250806093637780blsl.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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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SL 효소 단백질에서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침팬지, 생쥐의 아미노산 서열 차이. 현생 인류의 429번째 아미노산이 다른 고인류와 달라졌다. 이로 인해 현생 인류의 ADSL 효소 활성이 감소했다. 생쥐는 428번째 아미노산이 바뀌었는데, 이는 ADSL 활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미국립과학원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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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 획득 욕구·행동에 영향 미치는 듯 연구진은 484개 아미노산으로 이뤄져 있는 이 효소 단백질의 429번째 아미노산 ‘알라닌’이 현생 인류에서는 ‘발린’으로 바뀐(치환) 것을 발견했다. 시험관 실험 결과 이런 변화는 효소의 안정성을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어 생쥐 실험을 통해 이런 변화가 효소의 활성을 떨어뜨려 여러 장기, 특히 뇌에서 기질(효소에 반응하는 물질)의 농도를 높인다는 걸 확인했다. 이 효소 단백질 결핍은 생각이나 움직이는 속도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정신운동 지체와 사고와 학습, 기억, 판단 능력이 저하되는 인지 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아미노산 치환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청각 신호에 맞춰 생쥐에게 물을 주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아미노산이 치환된 암컷 생쥐는 목이 마를 때 다른 생쥐보다 물을 더 자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효소의 활성이 줄어들 경우 부족한 자원을 얻으려는 욕구와 행동이 더 강해진다는 걸 시사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아미노산 치환이 두 고인류에 비해 진화적 이점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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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아프리카에 살던 초기 현생인류의 생활상을 재현한 입체 조형물. 케냐 나이로비자연사박물관/위키미디어 코먼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6/hani/20250806093639041tjqd.jpg" data-org-width="800" dmcf-mid="uXMxuCRum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6/hani/20250806093639041tjqd.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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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에 살던 초기 현생인류의 생활상을 재현한 입체 조형물. 케냐 나이로비자연사박물관/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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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소 활성 조절하는 이중 안전장치 역할 연구진은 또 이 효소 유전자 중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지 않는 비암호화 영역에서도 유전적 변이를 발견했다. 이 변이는 현생인류의 97% 이상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이 변이는 효소 활성의 감소를 상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 활성을 더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뇌에서 이런 작용이 강했다. 유전적 변이가 효소 기능을 억제하는 이중 안전 장치를 만든 셈이다. 공동저자인 이신유 박사는 “이는 효소 활성을 억제하면서도 결핍으로 인한 장애는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유지하게 하는 진화적 압력”이라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오키나와연구소 주샹춘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현생 인류를 고인류와 구분짓는 분자 수준의 변화가 어떤 기능적 결과를 낳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스반테 페보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 소장은 “현대 인류의 조상에게서 일어난 진화적 변화의 영향을 받은 효소는 소수로, ADSL은 그 중 하나”라며 “이제 이런 변화가 끼친 영향 중 일부를 알아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페보 박사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체를 해독한 공로로 202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는 “이번과 같은 연구를 통해 지난 50만년 동안 인류의 신진대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며 “다음 단계엔 이런 변화들의 조합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 정보 The activity and expression of adenylosuccinate lyase were reduced during modern human evolution, affecting brain and behavior. https://doi.org/10.1073/pnas.2508540122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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