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AI’ 개발 띄웠지만 규제는 그대로…AI 기본법 유예론 확산

작성일 08-0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시행 코앞인데…AI 기본법 하위 법령 마련 지연 업계 “AI 골든타임 잡으려면 유예 기간 필요” 정부 “9월 시행령 초안 마련을 목표로 의견 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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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지난 6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기본법의 현황과 과제' 세미나. /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5/chosunbiz/20250805182905146omsx.jpg" data-org-width="5000" dmcf-mid="fbI921P3o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5/chosunbiz/20250805182905146omsx.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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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기본법의 현황과 과제' 세미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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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인공지능(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의 하위법령 마련이 한 달 넘게 지연되면서 AI 기본법의 규제조항 시행을 몇 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법과 제도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AI 기본법을 시행했다가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부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2~3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AI 기본법의 하위법령을 마련해 국내 AI 산업이 불필요한 규제 없이 성장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AI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정부가 목표로 하는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향후 2~3년으로 예상되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AI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1일 AI 기본법의 핵심 내용을 담은 시행령과 고시, 가이드라인에 대한 의견 수렴 회의를 개최하려다 연기했다. 하위법령에 대한 내부 조율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과기부는 지난달까지 AI 기본법 하위 법령을 정비한 뒤 시행령 초안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한 달 이상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AI 기본법은 유럽연합(EU)의 AI 법(AI Act)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제정된 AI 관련 법률로,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1월 22일 전면 시행된다. 크게 AI 산업 육성과 신뢰 기반 조성(위험 관리)로 이뤄졌는데, 그간 AI 업계에서는 규제 기준이 모호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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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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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쟁점은 ‘고영향 AI’에 대한 정의다. AI 기본법은 AI를 생명, 안전, 기본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영향 AI’와 ‘일반 AI’로 구분하고 고영향 AI 사업자에게는 사전 고지와 검·인증 의무를 부여한다. 업계에서는 고영향 AI의 기준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광범위하다고 지적해왔다.
 AI 생성물의 표시 의무 규제도 업계에서는 수정이 필요하다고 꼽는 규제 조항이다. 사업자가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든 딥페이크와 같은 결과물에는 출처 표시(워터마크)를 표기하고 이를 고지해야 하는데, 업계에서는 이런 조치가 콘텐츠 품질과 창작 활동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에서는 AI 기본법 시행까지 반 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업계의 세밀한 요청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시행령 마련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시간을 두고 하위 법령을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가 한국을 대표하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 참여팀 5개를 선정하고 소버린(주권) AI 개발을 시작한 만큼, 국내 AI 생태계 조성에 방해가 되는 규제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박상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법안은 대부분의 생성형 AI를 고영향 AI로 분류해 규제를 가하고 있어 산업 발전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AI 기본법 유예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두고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규제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채용 AI는 차별성, 자율주행 AI는 고려할 요소가 다른 만큼 세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AI 선도국들은 진흥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AI 액션 플랜’을 발표하면서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는 미국이 반드시 이겨야 할 경쟁”이라며 산업 육성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EU에서도 AI 법을 성급하게 시행하는 대신 신중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이 포괄적인 AI 기본법을 도입하는 대신 미국, 영국, 중국 등 주요국처럼 기존 법체계에 AI를 녹이는 ‘핀셋형 맞춤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산업 진흥에 중점을 둔 유연한 법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달 중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9월쯤 시행령 초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기본법의 유예를 주장하는 업계 의견에 대해서는 “규제 계도기간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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