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사업 수주전 고배마신 KT·카카오… 외산 기업 협력 의존하다 낭패

작성일 08-0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AI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정부 지원 사업서 KT와 카카오 탈락 해외 업체와 손잡고 한국형 AI 모델 개발했다는 공통점 자체 개발 AI 모델 기술 고도화 소홀했던 KT·카카오 카카오 등지고 ‘루닛’ 손잡은 카카오헬스케어... 결과는 둘 다 탈락 “김범수 창업자 부재로 계열사간 응집력 떨어졌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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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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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지원하는 ‘K(한국형)-AI’ 사업 수주전에서 KT와 카카오가 탈락했다. 두 기업 모두 자체 AI 기술 개발 보다는 해외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에 의존해 AI 공동개발에 나선 게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 외산 업체와 협력 의존한 KT·카카오... 탈락은 예견된 결과?
 5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모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네이버, LG AI연구원, SK텔레콤, NC AI, 업스테이지 등 5개 컨소시엄(정예팀)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유력한 후보였던 KT와 카카오는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 선정된 컨소시엄들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포함해 데이터 및 인건비 등 총 2000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고, K-AI 기업이라는 명칭을 대외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
 업계 안팎에선 ‘소버린 AI(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나 AI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의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를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에서 외산 업체와의 협력에 의존해 AI 모델을 개발해온 KT와 카카오의 탈락은 이미 예상된 결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카카오는 오픈AI와 각각 협력해 한국형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KT와 카카오의 경우 자체 개발한 AI 모델 상용화 보다는 해외 업체와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데 전사적인 노력을 펼쳤다”면서 “그동안 소버린 AI에 주력해 자체 개발 AI 모델 상용화와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 네이버나 LG와 비교하면 경쟁력 차이가 크다”라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K-AI 사업 수주전에서 자체 기술력 뿐 아니라 상용화 경험도 평가 요소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자체 개발 AI 기술 고도화 뒤처진 KT·카카오… 약진한 中企 업스테이지
 KT와 카카오는 AI 모델(LLM·대규모언어모델)인 ‘믿음’과 ‘카나나’를 각각 자체 개발했다. KT는 2022년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자체 AI 모델인 믿음을 만들어 한 발 빠르게 상용화를 추진했지만 기술 고도화에는 소극적이었다. KT는 정부가 지난 달 K-AI 사업 공모에 나서자, 뒤늦게 ‘믿음 2.0’ 버전을 공개했다. 카카오 역시 자체 LLM인 ‘카나나’ 개발은 끝났지만 1.0 버전만 베타 서비스로 공개된 상태다. 이와 달리 이미 LG는 자체 AI 모델인 엑사원을 4.0 버전까지 기술 고도화를 마쳤고, 2021년 국내 최초로 자체 LLM인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한 네이버 역시 기술 고도화를 6회 진행했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 LLM인 A.X(에이닷엑스)을 4.0 버전까지 끌어올렸다.
 눈에 띄는 점은 중소기업인 업스테이지의 약진이다. 최근 글로벌 AI 벤치마크 전문기업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발표한 ‘지능 지표’에서 이 회사의 자체 개발 LLM인 ‘솔라 프로 2’가 전 세계 AI 모델 중 1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 세계 20위권 이내에 든 한국의 AI 모델은 LG 엑사원(11위)과 솔라 프로 뿐이었다. 이 결과를 접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도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의 업스테이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업스테이지는 2023년 12월 자체 개발한 LLM ‘솔라 미니’를 시작으로, 지난 1년 반 동안 총 세 가지 버전의 LLM을 공개했다.
 ◇ 카카오 손 놓은 카카오헬스케어… 김범수 창업자 부재 효과?
 일각에선 카카오의 탈락을 두고 김범수 창업자의 리더십 부재가 원인으로 꼽힌다. 의료 데이터에 강점을 가진 카카오헬스케어가 모회사인 카카오와 손잡지 않고 다른 회사인 ‘루닛’ 컨소시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카카오헬스케어와 함께 의료용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내세워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었지만 자회사의 이탈로 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플랫폼업계 한 관계자는 “건강상 이유로 지난 3월 김 창업자가 카카오 경영에서 손을 놓은 이후, 계열사간 통합을 이끌기에 정신아 대표 단독 리더십 체제상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면서 “국가 사업 수주전에서 자회사와의 통합과 응집력이 발휘되지 못한 게 탈락 요인일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를 등진 카카오헬스케어도 결국에는 1차로 선발된 10개 컨소시엄 안에도 못 들고 예선전에서 탈락했다”며 “카카오 리더십 부재로 함께 싸우지 못하고 각개전투로 모두 패하고 끝이 났다”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헬스케어가 카카오 대신 업스테이지를 선택한 게 카카오가 해외 업체에 의존하면서 자체 AI 기술 개발에 소홀했기 때문에 탈락을 예상해 다른 파트너를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헬스케어 측은 “범용 모델을 개발하는 카카오 보다는 의료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 루닛과 함께 하는 게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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