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93.7m 인류 최대 지하공동 굴착…日 중성미자 검출기 들어선다

작성일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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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7월 31일 중성미자 검출기 하이퍼카미오칸데가 설치될 일본 기후현 히다시 지하공동의 모습. 총 높이 93.7m, 지름 69m의 거대한 원통 형태다. Kamioka Observatory, ICRR, The University of Tokyo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5/dongascience/20250805150951727zphu.png" data-org-width="680" dmcf-mid="78H13gyjM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5/dongascience/20250805150951727zphu.pn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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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31일 중성미자 검출기 하이퍼카미오칸데가 설치될 일본 기후현 히다시 지하공동의 모습. 총 높이 93.7m, 지름 69m의 거대한 원통 형태다. Kamioka Observatory, ICRR, The University of Toky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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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차세대 물리학 중성미자(Neutrino) 검출기 '하이퍼카미오칸데(Hyper-Kamiokande)' 건설을 위한 거대 지하공동 굴착이 완료됐다. 총 높이 93.7m, 지름 69m의 원통 모양으로 인류가 만든 인공 지하공동 중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었다는 평가다. 확보된 지하공간에는 무려 26만t(톤)의 초순수 물이 채워질 예정이다. 
 일본 도쿄대는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KEK)와 함께 주도하는 국제 과학 프로젝트 하이퍼카미오칸데 건설을 위한 지하공동 굴착을 7월 31일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한국 과학자들을 포함한 22개국 630여 명의 연구진이 참여하는 하이퍼카미오칸데 프로젝트는 2027년 말 검출기 완공, 2028년 초 운영 시작이 목표다.
 중성미자는 '유령 입자'라고도 불리는 우주의 기본 입자로 다른 물질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다. 지금도 빛에 가까운 속도로 우리 몸과 지구를 통과하고 있다. 중성미자는 다른 물질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다는 특성 덕분에 중성미자가 발생한 사건의 정보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지금까지 노벨물리학상을 4번이나 안긴 중성미자는 아직도 밝혀낼 비밀이 많은 입자로 꼽힌다. 중성미자 연구는 현대 물리학의 과제인 우주의 물질과 반물질 비대칭 설명, 대통일장 이론 검증 등과 연관돼 물리학자들의 관심이 많다.
 과학자들은 중성미자를 간접적인 방법으로 연구한다. 중성미자가 매우 낮은 확률로 물 입자 등과 부딪쳐 상호작용할 때 발생하는 이차입자(secondary particle)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검출 확률을 높이기 위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중성미자 검출기가 보통 바다나 호수 아래, 심지어 남극의 얼음 아래에 대규모로 설치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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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일본 중성미자 검출기 '슈퍼카미오칸데'는 초순수 물 5만t이 담긴 수조를 지하에 건설해 중성미자를 검출한다. 사진은 물을 채우기 전 광검출기가 설치된 모습. Super-Kamiokande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5/dongascience/20250805150953079ziun.jpg" data-org-width="680" dmcf-mid="z9n8QvBWn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5/dongascience/20250805150953079ziun.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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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중성미자 검출기 '슈퍼카미오칸데'는 초순수 물 5만t이 담긴 수조를 지하에 건설해 중성미자를 검출한다. 사진은 물을 채우기 전 광검출기가 설치된 모습. Super-Kamiokand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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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지하공간에 순수한 물을 가득 채워 중성미자를 검출하는 방식도 있다. 하이퍼카미오칸데보다 앞서 운영 중인 중성미자 검출기 '슈퍼카미오칸데(Super-Kamiokande)'는 초순수 물 5만t이 담긴 거대한 수조 형태다. 일본 카미오카 광산 지하 1km에서 중성미자를 검출한다. 노벨물리학상 2개가 슈퍼카미오칸데 연구에서 나왔다. 올해 중국 광둥성 지하 700m에 건설된 중성미자 검출기 주노(JUNO)도 초대형 수조 방식이다.
 2020년부터 구축 사업이 시작된 하이퍼카미오칸데는 일본 기후현 히다시 지하 600m에 건설 중이다. 굴착이 완료된 지하 공동은 높이 72.9m, 지름 69m의 원통형 공간 위에 20.8m의 돔형 공간이 합쳐진 형태다. 지하에 굴착된 인공 공간 중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굴착 과정에서 얻은 지질 정보를 활용해 동굴 벽체 보강을 병행했다. 
 이번 달부터 지하 공동을 초순수 물 26만t을 담는 거대 수조로 변환하는 공사가 시작된다. 슈퍼카미오칸데보다 5배 이상 큰 규모다. 2026년부터 광검출기(PMT) 등 부품 설치가 진행될 예정이다. 2027년까지 수조 내 광검출기가 모두 설치되면 이후 초순수 물을 채우게 된다. 실제 운영은 2028년 시작이 목표다.
 도쿄대는 "일본에서 새로 개발된 50cm 크기의 PMT 대량 생산이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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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전세계에서 굴착된 주요 대형 지하공동의 단면 크기를 비교한 그림. The University of Tokyo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5/dongascience/20250805150954396wbuh.png" data-org-width="680" dmcf-mid="qmyrO9Nfn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5/dongascience/20250805150954396wbuh.pn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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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에서 굴착된 주요 대형 지하공동의 단면 크기를 비교한 그림. The University of Toky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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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연구자들도 하이퍼카미오칸데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현재 유종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팀을 주축으로 전남대, 동신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경북대, 성균관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7개 기관이 구축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유 교수는 "국내 연구팀은 하이퍼카미오칸데에 설치될 광센서 테스트, 검출기 보정 시스템, 데이터 수집 장비 및 시스템 구축 등 핵심 분야에 참여 중"이라며 "2028년부터 시작될 하이퍼카미오칸데 검출기 운영과 데이터 분석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 교수팀은 최근 동해 심해 중성미자 검출기 구축 실험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최대 수심 약 2500m에 달하는 동해 울릉분지에 거대한 잠수함 같은 중성미자 검출기를 설치하고 일본의 양성자가속기연구소(J-PARC)에서 발사될 중성미자 빔과 먼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를 모두 연구할 수 있는 '중성미자 종합연구소'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전남 영광군의 한빛원자력발전소에서 생성된 중성미자를 검출하는 실험 시설인 '원전중성미자실험(RENO)'에서 2012년 중성미자 난제 중 하나를 해결하는 성과를 이뤘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당시 연구를 이끈 김수봉 서울대 교수는 2017년 입자물리학 최고 권위상인 '브루노 폰테코르보상'을 받았지만 1000억원 규모의 후속 연구가 국내에서 여러 번 무산되며 최근 중국 중산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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