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에 오너 탓까지…KT·카카오 탈락 '뒷말 무성'

작성일 08-0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빅테크와 협업 되레 부메랑된듯 SK텔레콤 자체개발 두고 이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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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대표 인공지능(AI)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KT와 카카오가 탈락한 배경을 두고 산업계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수행팀으로 네이버클라우드, LG AI 연구원, SK텔레콤, NC AI, 업스테이지 컨소시엄 등 5곳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유력 후보로 꼽혔던 KT와 카카오는 탈락했다.
 KT와 카카오가 탈락한 이유로 AI 개발과정에서 외국계 빅테크와 협업을 추진해 '소버린(자주적인)' 취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두 회사가 사업자 선정 직전 서둘러 오픈소스를 공개하는 등 자체 기술력 홍보에 나섰지만 이미 늦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KT와 카카오는 각각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믿:음'과 '카나나'를 출시하는 등 독자 모델을 내놨지만, 이후 적극적인 투자와 자체 고도화 대신 글로벌 업체와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KT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맺은 후 MS의 AI모델, 데이터 처리 기술 등에 KT가 보유한 데이터를 접목해 한국에 특화된 모델을 개발해왔다. 카카오도 오픈AI와 손잡은 이후 카나나 등 서비스에 챗GPT의 API를 연동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펼쳐왔다.
 IT업계 관계자는 "KT와 카카오는 독자 LLM모델을 보유했지만 기술 고도화와 투자 확대보다는 글로벌업체와 협업 체제를 구축하고 서비스 중심으로 방향을 틀면서 이번 심사에서 한국적인 즉, 소버린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너·대표이사 리스크 영향?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배구조 이슈가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도 있다.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KT의 경우 김영섭 대표가 전 정권에서 선임된 대표라 현 정부에서 외면받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2023년 8월 취임한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업계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카카오와 KT는 오너나 대표이사 이슈가 있다"며 "사업자 선정의 핵심요소는 아니지만 지배구조 리스크가 있으면 향후 과정에서 이슈가 될 수 있고 사업 지속성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어느 정도 고려된 듯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신, 게임사, 연구원, 플랫폼, 스타트업 등 업종별로 균등하게 1개 팀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추측도 있다. 절대적인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카카오는 네이버에, KT는 SK텔레콤에 상대적으로 밀려 떨어졌다는 것이다.  
 SKT, 독자 LLM모델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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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이 독자 LLM 모델이냐는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이전부터 통신업계와 전자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AI모델이가 독자 LLM이 아니라 '에이전트'에 가깝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SK텔레콤의 '에이닷엑스(A.X)'는 글로벌업체 메타의 '라마(LLaMA)'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LLM 모델 구조와 파라미터 설정까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한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LLM들의 구조가 비슷해 다른 업체의 아키텍처를 가져왔다 하더라도, SK텔레콤이 세부 설정과 내용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면 프롬 스크래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기업들이 쟁쟁한 경쟁력을 갖춘 게 이번 선정과정에 플러스가 됐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크래프톤은 멀티 모달 데이터셋 수집 플랫폼을 보유해 원천 기술 확보와 산업 적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포티투닷은 모빌리티 AI 부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리벨리온은 국내 최고 수준의 추론형 AI반도체(NPU) 제작사로 유명하다.
 AI업계 관계자는 "완전히 제로베이스에서 모델을 만들었냐가 기준이라면 국내에서 프롬스크래치를 인정받을 기업은 한두곳 밖에 없다"며 "세부 설정 등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면 문제될 게 없고 정부 심사과정에서 통과한 만큼 프롬스크래치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SK텔레콤은 2018년부터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선도적으로 한글화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며 "에이닷엑스는 라마 아키텍처를 썼지만 독자 개발 모델이다"고 했다.
 최용순 (cy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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