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갈라파고스]②좁은 땅서 '출혈경쟁'…국부유출도

작성일 08-0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국내선 내국인만 거래 가능…'치킨게임' 경쟁만 업비트·빗썸 경쟁력↓…코인베이스·바이낸스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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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진입과 국내 업체의 해외 진출이 양방향으로 모두 막히면서 한국 가상자산 시장이 고립된 섬 '갈라파고스'가 됐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가상자산도 주식처럼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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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에서 미국 내 비중은 약 83~84%다. 다시 말해 미국 외 국가에서의 매출이 약 16~17%에 달했다. 코인베이스는 현재 약 38개 국가에 진출하면서 활발하게 저변을 넓히고 있으며, 해외 이용자들을 미국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코인베이스뿐만 아니라 바이낸스, 크라켄, 오케이엑스(OKX)를 비롯한 대부분의 거래소는 외국인에게 활짝 열려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 요구하는 신원인증 절차를 통과하면 거의 모든 국가에서 가입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거주와 비거주를 막론하고 외국인의 투자가 금지돼 있고 국내 거래소의 글로벌 진출도 막혀 있다. 은행에서 가상자산업의 해외 송금을 거부해 자본금을 보낼 수가 없다. 국내 점유율 1위 업비트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무산된 이유다. 
 내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쟁력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6월 업비트에서 거래된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약 540억달러로 글로벌 10위 안팎을 오가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023년 7월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내려갔다. 
 2위에서 10위권으로 '풀썩'…역차별 당하는 국내 거래소
 국내 거래소 '역차별'로 인한 국부유출도 문제다.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에 따라 글로벌 거래소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나 원화 결제, 한국어 번역 서비스를 할 수 없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가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USDT)를 비롯한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하고, 이를 활용해 글로벌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
 수많은 한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거래소를 떠나 글로벌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다.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가별 바이낸스 웹 트래픽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87%로 모든 국가 중 가장 높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에서 바이낸스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31만명에 달한다. 코인원(40만3501명)과 비슷한 수준이고, 코빗이나 고팍스는 이미 제쳤다.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썸(215만명) 전체 이용자의 7분의 1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각종 불편함을 감수하고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주된 목적은 파생상품 거래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현물 거래만 가능한 국내 거래소와 달리 글로벌 거래소에서는 레버리지, 선물 거래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는 최대 20배에 달하는 고(高)레버리지 파생상품 거래를 운영하고 있어 국내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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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유율 뺏기 '치킨게임'…생존이 최대과제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지난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3조2600억원에 불과했다. 가상자산 '불장'이 왔던 지난해 말 약 15조원에 육박하며 코스피 거래대금을 뛰어넘었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곧장 내려앉았다.
 글로벌 거래소와 달리 국내 거래소는 내국인 투자자라는 한정된 파이를 두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업비트, 빗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거래소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제 살을 깎아먹는 '치킨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주 수익원인 수수료를 포기하면서 무료 수수료를 선언하거나, 원화 예치금 이용료율을 경쟁적으로 올리는 것이 그 예다.
 원화 거래가 불가능한 코인마켓거래소는 고사 직전에 놓여 있으며, 지난해 대다수 거래소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을 포기했다. 비블록, 크립토닷컴(오케이비트 인수), 포블, 플라이빗을 비롯한 남아있는 코인마켓거래소들도 대부분 재무적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해외로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는 시장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일부 거래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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