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게임 아이템 확률 조작하면 철퇴"…변화 나선 K게임

작성일 08-0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확률 조작 시 징벌적 손배 청구 문체부 주도로 게임물관리위원회 산하 피해구제센터 운영 게임사들, 구독형 상품 등 앞세워 수익모델 다변화 시도 휴먼 에러와 고의적 조작 구분 필요…낙인 효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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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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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일명 '가챠(랜덤 뽑기)'로 알려진 상품에 대한 정부 규제가 1일부터 강화된다. 확률형 아이템은 국내 게임사들의 효자 상품이지만 상품 정보 오기재 시 솜방망이 처벌을 비롯해 확률 눈속임, 특정 아이템에 과도하게 낮은 확률 부여 등의 문제가 꾸준히 발생해 왔다.
 정부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엄중한 규제로 게임사에 대한 소비자 불신과 고과금을 유도하는 수익모델에 대한 피로감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게임사업법 개정안은 지난해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기헌·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게임 이용자 권리 구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마련됐다. 정부가 이를 통합해 마련한 위원회안이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지난 1월 말 공포 후 6개월간 유예기간을 거쳤다. 이에 따라 바뀌는 내용의 핵심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와 '이용자 피해구제 센터 운영'이다.
 우선, 앞으로 게임사는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표시하지 않았거나 거짓으로 표시해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스스로 고의나 과실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면책을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피해를 입은 이용자가 게임사의 확률 조작을 입증해야 했다. 또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최대 2~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게임물관리위원회 산하에 '신고 및 피해구제센터'가 신설된다. 센터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이용자 민원을 접수하고 피해 사실 여부를 조사해 관계기관 협력 하에 행정조치나 분쟁 조정을 담당한다. 당장은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게임물관리위원회 산하 TF(태스크포스) 형태로 꾸려질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8월부터 피해구제센터를 운영하려면 작년에 완비가 됐어야 하는데, 작년 말에 위원회안이 통과되면서 예산에 반영이 안 됐다"며 "지금은 게임물관리위원회 내 민원 담당 부스에서 TF 형식으로 임시팀을 꾸려 운영하고, 지금 인력과 예산을 협의 중이라 이게 확정되면 팀 설치해서 최대한 빠르게 센터를 정식 개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를 통한 이용자 보호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규제 기관의 정책 집행 강도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확률형 아이템 관련 문제를 질의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인 적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확률형 아이템으로 이용자들을 기망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당장의 이익만을 위해 이용자들을 갈취하고 사취하는 행위는 결국 시장 전체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핵심 수익모델에 대한 규제 강화로 게임사들은 난색을 표하면서도 수익모델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배틀패스 같은 구독형 모델을 비롯해 외형 변경 아이템, 확률 확정 상품 등의 판매가 늘고 있다. 콘솔 게임 개발을 통해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와 패키지로도 새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굳이 큰 돈을 쓰지 않아도 성장을 체감할 수 있도록 게임을 설계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 반감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하반기 신작 출시를 앞둔 게임들은 이용자를 모객하기 위해 이러한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박병무 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오는 4분기 출시 예정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신작 '아이온2'가 리니지 라이크식 수익모델을 지양하고 있다고 강조한 적 있다. 실제 아이온2는 스킨이나 배틀패스 위주의 수익모델을 택할 것으로 점쳐진다.
 오는 8월 26일 출시되는 넷마블의 MMORPG 신작 '뱀피르'도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뱀피르의 다이아(유료 재화) 파밍과 누적 보상형 수익모델은 소과금 이용자를 고려해 설계했으며, 고과금 중심의 기존 수익모델과 차별화된다"며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이용자 경험과 가치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사들은 이같이 변화를 도모하면서도 악의적 의도가 없는 휴먼 에러(직원 실수)가 자칫 자신들을 확률 조작 게임사로 낙인 찍을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소형 및 인디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운영에 추가적인 리소스를 할애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문화체유관광부 외에 공정거래위원회도 게임사의 확률형 아이템 이슈를 제재하고 있는 만큼 이중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행이 예고된 후 각 게임사마다 다시금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내부적으로 검토했을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 시행을 기점으로 고과금 유저들을 타깃으로 했던 확률형 아이템 위주 수익모델에서 벗어난다면 이용자 신뢰 회복과 함께 더 나은 산업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이었으나 게임사들도 확률형 아이템 일변도에서 벗어나 여러 BM(수익모델)을 고안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봐줬으면 좋겠다"며 "규제 시 단순한 휴먼 에러인지 고의적 확률 조작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해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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