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당뇨 잡는 단백질, 장내 세균에서 찾았다

작성일 07-3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식욕억제·지방연소·혈당조절 ‘3중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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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내 세균./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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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몸 안에서 위고비나 마운자로 못지 않게 당뇨·비만에 효과가 있는 단백질이 발견됐다. 사람과 공생하는 장내 세균이 분비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노보 노디스크 기초대사연구센터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이 비만,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쓰일 수 있는 장내 세균을 발견했다고 3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발표했다. 이 센터는 비만 치료제 선두 주자인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지원한다.
 연구진은 특정 장내 세균이 운동할 때 근육에서 분비돼 지방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 ‘이리신’과 비슷한 단백질을 만드는 것을 발견했다. 이리신은 지방을 분해하고 에너지 대사를 돕는다. 이 세균이 만드는 단백질 ‘RORDEP1’과 ‘RORDEP2′는 이리신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기능도 비슷했다.
 실험 결과, RORDEP 단백질은 식욕 억제와 혈당 조절에 중요한 호르몬의 분비를 늘리고, 체중 증가에 관여하는 호르몬의 분비는 억제했다. 동시에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면서 체지방을 더 많이 태우도록 도왔다.
 말만 들으면 위고비와 판박이다. 위고비나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비만약 마운자로는 모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이다. 이 호르몬은 식사 후 소장에서 분비돼 췌장에서 인슐린 생산을 늘려 혈당을 낮추고 뇌에서 포만감을 유도한다.
 연구진은 생쥐에게 장내 세균이 분비하는 단백질을 투여했다. 그러자 체중 증가가 억제되고 혈당 수치가 낮아졌으며, 뼈 밀도도 향상됐다. 또 사람마다 RORDEP을 생산하는 세균 수는 최대 10만 배까지 차이 났는데, 이 세균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더 날씬한 경향을 보였다.
 사람의 장에는 수조 개의 장내 세균이 살고 있다. 장내 세균은 소화를 보조하는 것을 넘어 혈액이나 장의 신경계를 통해 전신에 영향을 준다. 비만과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 질환은 물론 심장 질환과 뇌혈관 질환, 심지어 우울증, 치매, 자폐증, 파킨슨병 등 뇌신경 질환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장내 세균이 혈당과 식욕에 관여하는 사람의 호르몬 균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사례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을 바탕으로 바이오 벤처 기업 것크린(GutCRINE)을 설립하고,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첫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에게 RORDEP을 만드는 장내 세균을 투여해 인체 반응을 보고, RORDEP1 단백질의 효과도 따로 시험한다.
 올루프 페데르센(Oluf Pedersen) 코펜하겐대 교수는 “10~15년 후를 내다보며 RORDEP 생성 세균의 예방, 치료 잠재력을 시험하는 것이 목표”라며 “만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 보조 식품으로 쓰일 수 있는지, 변형된 형태의 RORDEP 단백질이 심혈관 질환, 비만, 당뇨병, 골다공증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는지 연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 Microbiology(2025), DOI: https://doi.org/10.1038/s41564-025-0206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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