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서 매일 14시간씩 코딩, 내 인생 바꿨죠

작성일 07-3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수감 중 美스타트업 취업한 프레스턴 소프 인터뷰 10여년전 마약판매 혐의 체포 교도소 문제아로 독방 수감도 우연히 온라인 코딩 수업 접해 위치추적 앱 개발 등 일취월장 내년 출소 앞두고 정규직 채용 "반성하는 사람엔 기회 줘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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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프레스턴 소프가 2023년 메인주 교도소에서 열린 MIT 교육정의연구소의 모바일 컴퓨팅과 인공지능 입문 과정을 마치고 수료증을 받고 있다. App Inventor Foundation 홈페이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31/mk/20250731175402259near.jpg" data-org-width="700" dmcf-mid="2iZjn56FC3"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1/mk/20250731175402259near.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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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스턴 소프가 2023년 메인주 교도소에서 열린 MIT 교육정의연구소의 모바일 컴퓨팅과 인공지능 입문 과정을 마치고 수료증을 받고 있다. App Inventor Foundation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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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아침 2평 남짓한 공간에서 눈을 뜬다. 일어나자마자 30분 정도 운동을 한 뒤 컴퓨터 전원을 켠다. 그리고코딩을 시작한다. 어차피 갈 곳도 없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익숙해졌다."
 샌프란시스코의 데이터베이스 스타트업 '터소'의 정규직 개발자인 프레스턴 소프(33). 그의 하루는 비좁은 1인용 독방에서 시작된다. 소프의 작업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4500㎞ 떨어진 메인주 마운틴뷰 교도소. 그는 어린 시절 비폭력 마약 판매 혐의로 10년 가까운 기간을 교도소에서 보내고 있는 수감자다.
 감옥에서 스타트업의 정규직 개발자가 된 소프의 일화가 최근 여러 외신에 소개되면서 그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주목받는 인물이 됐다. 소프는 매일경제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여기 있는 매 순간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다짐했기에 자신을 단속하고 있다"며 "내가 얻은 두 번째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소프는 10대 시절 반항심에 집을 나와 마약 유통에 뛰어들었다. 몇 주 만에 수만 달러를 벌었고 그렇게 스무 살의 나이에 처음 체포돼 4~10년형을 받았다. 3년을 복역하고 석방됐다.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시급 10달러를 받으며 일하거나, 다시 일주일에 1만~2만달러를 벌거나. 소프는 "마약 판매에 다시 손을 댔고 14개월 만인 2017년 5월 감옥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15~30년형을 선고받았다.
 절망에 빠진 그는 희망을 잃었고 결국 교도소의 문제아가 됐다. 여러 문제를 일으켜 13개월을 독방에서 보낸 뒤 지금 있는 메인주 교도소로 이감됐다. 소프는 "내가 저지른 선택과 결과가 컸기에 정상적인 삶은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희망이 없었다"며 "좋은 직업, 가정을 가질 수 있으리란 생각은 멀게 느껴졌고 모든 것을 체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감은 그의 인생 최고 행운이자 기회였다.
 메인주 교도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터넷 인프라를 도입하고, 수감자의 교육과 원격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렇게 소프는 메인주립대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 그는 "망쳐버린 인생에서도 빠져나갈 길이 있음을 보게 됐다"며 "컴퓨터를 얻게 되었을 때, 앞으로 내게 남은 4년이란 시간을 온전히 한 가지 기술을 익히는 데 쓴다면 출소한 뒤 시장에서 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3년 넘게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12~14시간씩 공부하고 코딩에 전념했다. 지금도 이 생활은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시설 내에서 사람들의 실시간 위치를 추적하는 RFID 기반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도 했다. 원격근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소프는 목표를 '출소 전 취업'으로 바꿨다.
 2023년 초 교도소 내 정보기술(IT) 솔루션을 개발하는 비영리기관 '언록랩스'에 개발자로 취업했다. 그는 "이후 여러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실력을 키웠다"면서 "그러던 중 터소의 프로젝트를 알게 돼 활동했고, 정규직 개발자로 취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글라우버 코스타 터소 최고경영자(CEO)는 테크크런치와 인터뷰에서 "소프의 개발자 활동을 보고 먼저 연락했다"며 "실력은 충분했고 그의 프로필에는 '수감 중'이라는 사실이 명시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그와 대화를 나눈 끝에 정식 채용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소프는 내년 5월 출소한다. 그는 "출소 후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려 한다"며 "개발자는 직업이 아니라 취미이자 삶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소프는 메인주 교도소의 교정 프로그램이 한 사람의 삶을 바꿨듯, 변화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교도소는 '변화의 기회'를 줄 생각이 없다"며 "좁은 방에 몇 년씩 가둬놓기만 하면 스스로 변하고 싶다고 해도 어떻게 그걸 이뤄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메인주는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무엇이 효과적인지'를 집중한 공간이다. 메인주의 교정 모델은 재범률이 현저히 낮아 미국 교정제도 개선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소프는 과거에 대해 반성하며 자신과 같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기회를 받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누군가에게 단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진다면, 정말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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