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수비에도 남은 과제된 '고정밀 지도'

작성일 07-3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추가 양보 없다"지만 정상회담서 논의 시사 안보문제 나아가 국가 미래 좌우할 통상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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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미국 빅테크들이 요구하는 고정밀 지도 반출에 대한 논의는 내달 있을 한미 정상회담으로 미뤄져 과제로 남았다. 반출 불가 방침이 정부의 기본 스탠스이지만 이번 협상 과정에서 보듯 변수 또한 많아 향후 정부 결정에 이목이 쏠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관세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에서 "이번 협상은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주도로 진행되다보니 통상 분야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안보나 이런 문제들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정밀 지도 정보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제일 일찍, 많이 논의를 한 분야인데 이번에는 통상 위주로 신속하게 급진전이 되면서 그런 부분을 방어했고, 추가적인 양보는 없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앞서 지난 2011년과 2016년 구글 지도 개선을 위해 국내 고정밀 지도를 반출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안보와 관리·감독 문제를 이유로 이를 거부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집권한 직후인 지난 2월 구글은 9년 만에 다시 5000대 1의 국내 축적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했다. 5000대 1 축적 지도는 50m 거리를 지도상 1cm 수준으로 표현한 고정밀 지도다. 현재 구글은 국토지리정보원과 한국도로공사에서 제공하는 2만5000대 1 축척의 공개 지도 데이터에 항공·위성 사진과 거리 뷰 등을 더해 한국 지도를 제공 중이다. 
 애플 역시 2023년 2월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지난달 같은 내용의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만 해도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은 안보 이슈에 국한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공간정보를 담은 지도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을 비롯해 디지털 트윈, 드론·로봇 기반의 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서 데이터 주권은 물론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통상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이날 김 정책실장이 쓴 '방어'라는 워딩에서도 잘 드러난다. 안보는 물론 산업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 자산인 고정밀 지도가 우리 정부로서는 지켜내야 할 부분인 것이다. 
 우리나라 지도 정보를 관할하는 국토교통부는 일단 구글 신청 건에 대해 국방부,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내달 11일까지 결론을 낼 예정이다. 애플 신청 건은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앞으로 2주 이내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 논의가 시사돼 긴장도는 높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 USTR은 고정밀 지도를 한국 무역장벽 요소 중 하나로 지목하고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NTE)'를 통해 "한국은 위치기반 데이터 수출을 제한하는 유일한 주요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IT업계에서는 후속 논의가 남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정밀 지도의 중요성을 정부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반출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요구가 거세져 반출이 결정되면 국내 산업 전반에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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