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술맛이 변했다... 바뀐 누룩 찾아나선 양조장집 여고생 작성일 07-31 3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1122]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누룩></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tNsXaeIi3K"> <p contents-hash="76a73543cf8505c5b322153712d5a0845d355ba4db2d3476c127e64dd5b9cedf" dmcf-pid="FjOZNdCnFb" dmcf-ptype="general">[김성호 평론가]</p> <p contents-hash="db3bf63b80a10c86687c0a297d4b1e489b030edeedb3d0283b1a26e08235be36" dmcf-pid="3ejlRfc6UB" dmcf-ptype="general">술, 특히 전통주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룩에 대해 들어본 일이 있을 것이다. 전통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발효주, 그중에서도 곡물을 기반으로 하여 농촌에서 주로 담가온 가양주의 경우엔 누룩이 필수적인 때문이다. 어떤 누룩을 쓰느냐가 술의 맛, 개성을 좌우하기에 누룩을 배양하고 활용하는 일이 양조장의 비법처럼 여겨져 온 시간이 길었다.</p> <p contents-hash="35dcde7ae357a6d176444d4522326f2e5afbe778d2734daa5f03a3db415f6dbc" dmcf-pid="0dASe4kP0q" dmcf-ptype="general">일제강점기 무분별한 쌀 품종 획일화 작업에 이어, 잔혹하다 해도 좋을 쌀 공출까지 이어지며 한국 전통 가양주는 그야말로 씨가 말랐다. 기록으로, 또 구전으로 그나마 맥을 이어온 가양주 비법을 되살려 전국 곡곡에서 발효주 양조장이 생겨나긴 했으나, 오랜 전통과 역사를 고려하면 여전히 그 수준이 아쉽기만 하다.</p> <p contents-hash="0ba9f9810d4d781c5c7dc6406c0547ddedb01c84bdb0ca1c202fada17f314401" dmcf-pid="pJcvd8EQzz" dmcf-ptype="general">술의 역사에서 누룩은 발효주의 수준을 그야말로 혁명적으로 끌어올린 전환점으로 이야기된다. 자연상태의 발효를 넘어 그 속도와 내용을 효과적으로 올리기 위해 개발된 발효제로, 곰팡이며 효소, 유산균 등 발효를 돕고 풍미를 올리는 미생물을 배양한 것이다. 어떤 누룩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술의 맛과 향, 풍미 전체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사실을 술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테다.</p> <div contents-hash="41b39ed32f6bdd3294fa43b94a426fb8fbc7768002d69947e5df87c4acbb32ab" dmcf-pid="UikTJ6Dx07" dmcf-ptype="general"> 균은 인간의 눈엔 보이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통제하기도 지극히 어렵다. 그 생장에 미치는 요인 또한 그러해서, 오랜 기간 인간들은 수많은 술을 잘못 빚기도 했다. 술을 빚으려 했는데 식초처럼 되었다거나 아예 부패해 먹을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흔히 전해지곤 하는데, 그중 상당수가 누룩을 잘못 써 일어난 일이기도 한 것이다. 이토록 미묘한 누룩으로부터 원하는 향취며 맛을 구현하는 작업은 그야말로 섬세할 밖에 없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cd2831ad4e09bff2111a9bab9a6030586af85a5dd11ebb2226bb962a8c2c3b1c" dmcf-pid="unEyiPwMpu"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31/ohmynews/20250731135402861xvsz.jpg" data-org-width="1280" dmcf-mid="y74UrNYcu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1/ohmynews/20250731135402861xvsz.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누룩</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cf2fbb11f132a791f5c8fd3e84b426fb4b9be44755bed2b6bb3f01c55e491533" dmcf-pid="7LDWnQrRpU" dmcf-ptype="general"> <strong>배우 장동윤, 장편영화 감독이 되었다</strong> </div> <p contents-hash="6f6b5bb9e9ed4764d958a977689bbd9c24e66f3f3df1ae648c70842529d857b4" dmcf-pid="zowYLxmezp" dmcf-ptype="general">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누룩>은 단연 인기작으로 손꼽혔다. '메리 고 라운드' 섹션에 초청된 13편의 영화 중 하나로 <누룩>이 선정돼 소개된 것이다. 메리 고 라운드는 영화제가 마니아와 대중의 감성을 동시에 잡고자 마련한 다종다양한 장르섹션으로, 코미디·판타지·드라마 등 국내외 장르물이 초청장을 받았다.</p> <p contents-hash="eb2cd2584bd662fd15e7ad0d763a3e9049afe2d3b2d01996464d0b01845f7d99" dmcf-pid="qgrGoMsdp0" dmcf-ptype="general">영화제 측은 "올해는 팝 아이돌의 로맨스나 최근 인기를 끄는 카세트 퓨처리즘(Cassette Futurism) 등 다양한 글로벌 팝 컬처 트렌드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며 "생기와 활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청춘물부터 코믹 뮤지컬, 컬트 애니메이션, 공포 오마주 다큐멘터리, 정통 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 중 단 한 작품만이 한국영화로서 섹션에 내걸려 화제를 모았던 것이다.</p> <p contents-hash="3ac6b31191e034a5a19326ce8d32d2982a2739e30c77765d9c86d79f8c31d05d" dmcf-pid="BamHgROJz3" dmcf-ptype="general"><누룩>이 화제작이 된 건 그저 한국 작품이란 사실만은 아니다. 감독이 장동윤, 지난 2015년 대학 동기들과 편의점 흉기강도를 체포하는 데 기여한 뒤 뉴스 보도를 통해 남다른 외모가 입소문을 타 연예계에 입성한 배우다. 바로 소속사가 구해지고 즉각 화보며 웹드라마 출연까지 이어가더니 어느새 전국구 인지도 높은 스타로 자리 잡았다. 연기를 오래 준비해온 배우들에 비해 반짝스타가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았으나 벌써 10년에 이른 꾸준하고 활발한 활동이 어느덧 그를 검증된 배우로 보도록 이끈다.</p> <div contents-hash="c55714d58ec5a49be641569212d2dadb2b34074fa08c0cf581390499fe3d6e13" dmcf-pid="bVeE2uJq0F" dmcf-ptype="general"> <누룩>이 더욱 관심을 모은 건 장동윤이 그저 배우로서 작품에 기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감독으로서 한때나마 한국 3대 영화제라 불렸고, 여전히 장르영화에 한해선 한국에서 독보적 지위를 가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제 작품을 거는 기회를 잡았다. 수많은 신인 감독이 꿈꾸는 영광스런 기회가 그에게 주어진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048620589e9db787562252ccbc336bd608e10543c6a13c31bb094f1769315ff6" dmcf-pid="KfdDV7iBUt"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31/ohmynews/20250731135404105whji.jpg" data-org-width="1280" dmcf-mid="YBYm8Bo9U6"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1/ohmynews/20250731135404105whji.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누룩</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8e5031ce664930f8ea927ba234c64d8ca87bace3f7aadbf3d10ac91586be0db6" dmcf-pid="94Jwfznbz1" dmcf-ptype="general"> <strong>발효주 맛의 핵심 누룩, 영화가 됐다</strong> </div> <p contents-hash="6a635568fbb3b3e47fb9211dc9a489176293c600d733a5b66a870a9907181b26" dmcf-pid="28ir4qLK35" dmcf-ptype="general">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장동윤에게 상당한 호의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2023년 첫 연출작인 단편 <내 귀가 되어줘>를 소개한 것도 이곳이었다. 영화제는 본격 장편영화인 <누룩>까지 한국에서 제작된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메리 고 라운드 섹션을 통해 소개했는데, 경쟁부문의 높은 문턱을 우회하여 장동윤이란 연출자의 작품을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내보이고픈 의도가 자리했다 풀이할 수 있겠다.</p> <p contents-hash="1efe4876bb4268155e653ddc29d363cd4275bd4e9d9bd014723b58c86aca3a5a" dmcf-pid="V6nm8Bo90Z" dmcf-ptype="general"><누룩>은 말 그대로 전통주의 맛을 좌우하는 누룩을 핵심 소재로 한다. 주인공은 열여덟 여고생 다슬(김승윤 분)이다. 다슬네 집은 오랫동안 마을 전통 막걸리 양조장을 가업으로 해왔는데, 그 판매며 유통이 여러모로 낯설다. 상표가 적힌 술병에 담아 술을 판매하는 것이 보통일 텐데, 이것이 술인지 물인지 알 수 없는 통에 담아서 암암리에 알 만한 사람들에게만 넘기고 있는 것이다. 이유를 알아보니 양조장이 쓰는 누룩 때문이라는데, 그 출처도 성분도 알 수 없어 식약처며 감독기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로 불법 제조를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p> <p contents-hash="ddc84b672071f98e7a551356a9ec765ee0a6a5bbeac6e571b5acc5968ab31d9f" dmcf-pid="fPLs6bg23X" dmcf-ptype="general">다슬이는 그저 술도가 막내딸이 아니다. 오빠인 다현(송지혁 분)은 양조장에 별 관심 없이 제 일에만 관심을 두고, 아버지도 양조장을 더 키우거나 전문화할 생각이 없는 듯 보이는 때문이겠다. 반면 다슬은 이상하리만큼 술 빚는 일에 애착을 보이는데, 학생 신분으로 술을 몰래 마시기 위해 매일 아침 화장품 용기에 술을 담아가 맛을 볼 정도다. 일찍 면허를 딴 건지 아빠 대신 여기저기 배달을 다닐 때도 있는데, 말하자면 밀주를 불법 유통하는 데 동참하는 꼴이지만 이를 가업으로 여기며 철학을 담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p> <div contents-hash="64c1d827b9345c81b381293bda4f00c02b49dd806b0712fb9e128653b2f160c7" dmcf-pid="4QoOPKaVpH" dmcf-ptype="general"> 다행히도 술에는 별 문제가 없는 모양이다. 그저 문제가 없는 수준을 넘어 입소문까지 상당히 탄 모양으로, 단골들이 꾸준히 술을 대량으로 주문해 양조장을 꾸려가는 데 어려움이 없는 것이다. 여기엔 매일 품질을 관리하고 공정이며 유통을 돕는 다슬의 공이 지대하단 걸 영화가 내보인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950bf85bf31dbc102a72f2ae895ce2e8557e4f51dff66e4d486fbed5b61bd167" dmcf-pid="8xgIQ9Nf3G"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31/ohmynews/20250731135405347puia.jpg" data-org-width="1280" dmcf-mid="GaS3EoTNu8"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1/ohmynews/20250731135405347pui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누룩</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b6d6cff7bfa0cae782b37ba94ba1e6e402cfff59abdcea959e6df40bb05a105" dmcf-pid="6MaCx2j4zY" dmcf-ptype="general"> <strong>술맛이 변한 이유를 추적하는 여고생</strong> </div> <p contents-hash="e07efefe65e1feec2384ef1bebd7cdb0df2b0f26f993f415b0f729f7624203a8" dmcf-pid="Pq6aztQ00W" dmcf-ptype="general"><누룩>은 어느 날 갑자기 술맛이 변하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원인은 곧장 공개되는데, 오빠 다현이 양조장을 불법으로 운영하는 현 상황이 못마땅한 나머지 누룩을 공장에서 나오는 것으로 바꿔치기 한 때문이다. 다슬은 그날 학교에 가져간 술을 맛보자마자 문제가 생긴 사실을 알아채지만, 이미 사건은 벌어진 뒤다. 그로부터 영화는 누룩이 바뀐 원인과 해법을 찾다 미쳐가는 다슬과 그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한 주변인들의 이야기로 화한다.</p> <p contents-hash="2bc28cd89ad33be1e7f1d5390e755a86aca1c232cccc1866ab52005cb1279f0f" dmcf-pid="QBPNqFxppy" dmcf-ptype="general"><누룩>은 이번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가운데 눈에 띄는 화제작이었으나, 뚜껑을 연 뒤 혹평 일색인 졸작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것이 이 영화가 다른 주류 섹션이 아닌 메리 고 라운드란 섹션을 통하여 소개된 이유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평생 한 번도 밟기 어려운 무대를 장동윤은 그 화제성을 등에 업고 쉽게 올라선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적잖이 나올 정도다. 영화제를 찾아 이 작품을 보기로 한 건 현업에 있는 이들로부터 그와 같은 소리를 수차례 직접 들은 때문이다.</p> <p contents-hash="e348c1b8da469d9cd9da338c06f6174d842d4c97b08dcbcdac80c26d68035026" dmcf-pid="xbQjB3MU7T" dmcf-ptype="general">흔히 배우가 감독을 하기로 하면 마주하는 비판들과 관련하여 나는 늘 그를 변호하고 싶단 충동을 느낀다. 그 유명세를 제하고 보자면 배우는 다른 어떤 직역보다도 감독에 적합할 수 있다. 연출 현장에서 오래 작업하고, 연출이 끝내 그 본질에 이르기 어려운 연기라는 업의 전문가이며, 영화예술에 대한 이해 또한 깊을 수밖에 없기에 걸출한 감독이 나올 수 있다 믿어서다. 해외에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로베르토 베니니, 팀 로빈스, 멜 깁슨, 벤 에플렉 등 연출로도 최고를 찍은 배우들이 수두룩한 것도 그 이유다. 한국에선 그 같은 수준에 달한 이가 전혀 나오지 못했으나 앞으로도 나오지 말란 법은 없는 것이다.</p> <div contents-hash="c35a5b2441fd17d9fb50079650bdd7201b00851a7c88f74d4d455c792e0846f5" dmcf-pid="yrTpwaWA0v" dmcf-ptype="general"> 그러나 막상 본 영화는 그와 같은 볼멘소리가 얼마나 타당한 비판인지를 알게 한다. 어떤 작품이 영화제에 소개되기까지 마땅히 고려돼야 하는 대목이 있다는 걸 상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느낀다. 비경쟁 부문으로 우회한대도 그대로 다른 작품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져간다는 것을 고려해야만 하는 것이다. 심지어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같이 예년보다 그 상영규모를 유의미하게 축소한 영화제라면 더욱 그렇다. <누룩>은 과연 최소한의 수준을 가진 작품인가.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a981258dcb37e9b54e7c58c3d34e4bc9530227bacf3da5b53e265048b012d612" dmcf-pid="WmyUrNYc3S"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31/ohmynews/20250731135406585gsgs.jpg" data-org-width="385" dmcf-mid="1AuPHlzTp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1/ohmynews/20250731135406585gsgs.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df19065f7ac93d651d3b1d1f787194cbe24fd58d936efea430adf79236bf5a3" dmcf-pid="YsWumjGk7l" dmcf-ptype="general"> <strong>거의 모든 디테일에서 실패한다</strong> </div> <p contents-hash="c8dd5a0c3c70e7d05921e32b5342775b1ba9a8ca3a4d80539d7abfa121d55285" dmcf-pid="GOY7sAHEUh" dmcf-ptype="general">아주 간단히 이야기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거의 모든 연출에서 실패한다. 아주 간단한 디테일에서조차 그렇다. 이를테면 다슬이 매일 아침 화장품병에 술을 담아 가는데, 양조장 내부엔 입구가 좁은 병에 술을 흘려 넣기 위한 깔대기조차 하나 없다. 입구가 둥근 바가지로 퍼서 그 좁은 병에 술을 담느라 새는 양이 적지 않지만 깔끔한 열여덟 여고생이 그조차 신경 쓰지 않는 듯 병가를 제대로 닦지도 않고 술을 담아 학교에 간다. 학교에선 그 냄새를 어찌할 것인가.</p> <p contents-hash="d54429993c95496d0fb88bfeb7301caf6cdcb6dc757167afe1bb83e36a68f72a" dmcf-pid="HIGzOcXD3C" dmcf-ptype="general">영화는 전개상에 결정적 역할을 어느 날 갑자기 마을에 나타난 걸인 패거리에게 맡긴다. 술맛을 보고 그를 잊지 못하는 이들 패거리는 그러나 전혀 걸인 같지 않은데, 어느 모로 보나 입은 옷이며 얼굴, 행색이 촬영장에 도착한 지 몇 분 만에 대충 검댕을 바르고 카메라 앞에 나선 모양인 때문이다. 역시 영화에 중요하게 등장하는 이들 패거리의 거처도 어느 다리 밑인 듯 대강 꾸며놓았는데, 전혀 머물러 삶을 영위했다고 볼 수 없는 모양이다. 말하자면 최소한의 생활흔이 없는 것이다.</p> <p contents-hash="7ad056eb3a06079f53c9b8143e53fdde592db79070bf837dbfeaeca23f87b688" dmcf-pid="XCHqIkZwuI" dmcf-ptype="general">영화엔 또한 다슬이의 요청을 받아 온 언론사 취재기자 또한 등장한다. 그러나 그가 취재하는 방식이며 접근하는 태도가 하나하나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거의 주재하다시피 다슬과 함께 사라진 누룩의 행방을 추적하는 그의 모습은 아무리 좋게 봐주어도 사설탐정이지 언론사 기자는 아닌 것이다. 그는 대체 왜 다슬을 돕고자 하는가. 영화는 주요한 캐릭터의 핵심 동기조차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p> <p contents-hash="1b8232402a132436350488b595f9e8e726e7837967f4d6bc9f0894a34f18af33" dmcf-pid="ZhXBCE5rFO" dmcf-ptype="general"><누룩>은 이외에도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지점에서 고려가 부족한 연출과 설정을 거듭한다. 큰 틀에서 기승전결만 있을 뿐, 세부적으로 다듬고 짜맞춘 흔적이 전혀 없단 게 역력하게 드러난다. 본디 술에서 누룩이란 섬세하고 미묘한 것이다. 아주 약간의 차이만으로 완전히 달라진 술의 맛을 피워낸다. 그렇다면 누룩을 다룬 영화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그 핵심 소재인 누룩에 대한 이해조차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이 작품이 어찌하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한 섹션에서 한국을 대표하게 된 것인지 나는 도저히 설명할 방도를 찾지 못하게 되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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