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성 아닌 '필'감성, 가족극도 됩니다 [다시, 흥행의 정석②]

작성일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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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필감성 감독이 영화 '좀비딸'로 스크린 위에 또 다른 개성을 선보인다.
 2021년 '배우 황정민이 납치됐다'라는 흥미로운 설정이 담긴 '인질'로 상업영화에 데뷔한 필 감독은 2023년 스릴러 드라마 '운수 오진 날'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4년 여 만의 스크린 컴백작으로 코미디 가족극 '좀비딸'을 선보인 필 감독은 "원래 코미디를 굉장히 좋아한다. '이제 코미디를 해봐야지' 해서 '좀비딸'을 연출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제안을 받았을 때 이야기 자체에 매료가 됐다"고 '좀비딸'과의 첫 만남을 얘기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좀비가 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과연 좀비가 가족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매력을 느낀 필 감독은 "슬픈 이야기지만 이것을 위트와 페이소스 있게 풀어낸 방식이 매력적이었다"면서 메가폰을 잡게 됐다는 설명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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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질'에서는 납치된 황정민이 의자에 묶여 매 맞는 등 고통스러운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였다.
 '운수 오진 날'에서도 연쇄 살인마로 변신한 유연석의 피범벅 된 얼굴 등 리얼한 연출을 통해 배우들의 새 얼굴을 꺼내는 섬세한 연출을 선보인 바 있다.
 필 감독과 '운수 오진 날'을 함께 했던 이정은은 "감독님이 필감성 감독님이 아니라 '피'감성 감독님이다"라며 남다른 스릴러 분위기를 완성했던 때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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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180도 달라진 '좀비딸'의 따뜻한 배경을 처음 본 뒤 놀랐던 기억을 언급하면서는 "미장센을 자세히 보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느낌이 아니다. 감독님이 옷의 색감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많은 것들을 찾고 배치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촬영한 화면을 보면서도 너무 따뜻하다는 것이 느껴져서, 감독님께 '무슨 요술을 부린거냐'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명으로 오해 받기도 하지만 본명인 '필감성'처럼, '좀비딸'에서도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감성을 다시 한 번 꺼냈다.
 필 감독은 '좀비딸'의 원작 작가 이윤창을 캐리커처 작가 역으로 깜짝 출연시킨 장면을 전하며 "'운수 오진 날' 때도 원작 작가님을 택시 승객으로 출연시켰다. 본인이 만든 세계에 작가가 직접 출연하는 것이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더라. 작가님이 그림도 그려주시고, 그 그림이 수아(최유리 분)의 방에 중요한 소품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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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딸'을 통해 '인질'·'운수 오진 날'과는 180도 다른 반전 분위기를 보여주며, 특유의 디테일한 미장센과 색감으로 관객들과 편안하게 호흡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필 감독은 원작을 보지 못했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좀비딸'이라는 제목 자체가 강렬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말이라 좋았다. '좀비'라고 하면 떠오르는 장르가 있는데, 거기에 '딸'이라는 가족을 상징하는 말이 더해진 것이 시너지가 나면서 재밌는 제목이 만들어졌다. 제가 '좀비딸' 제목을 처음 보고 느꼈던 그 심정을 관객 분들이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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