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와 혐오의 시대, '남의 연애'만 할 줄 아는 사람들 [TV공감] 작성일 07-30 4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54Novbg2y0">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ea2970d4f400ef864d8fe368ecf494a3752d9a597123ff4f5066d22d3b931517" dmcf-pid="18jgTKaVl3"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티브이데일리 포토"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30/tvdaily/20250730120006397jcha.jpg" data-org-width="875" dmcf-mid="Hyxs3ROJl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0/tvdaily/20250730120006397jcha.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티브이데일리 포토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ea647ed8a5425ea00399808bd356fec2f6dc0d2d0c0cd179ec1b248ba7a4b80c" dmcf-pid="tQkjYVA8WF" dmcf-ptype="general">[김지현 기자의 게슈탈트] 수요일엔 채널A '하트시그널', 목요일엔 SBS Plus '나는 솔로', 주말엔 TVING '환승연애'를 본다. 직장과 결혼, 집을 포기한 이른바 3포 세대들은 이제 '나의 랜선 연애' 조차 즐기지 않는다. 저 너머에 있는, 생면부지 '남의 연애'를 관람하는데 중독돼버렸다.</p> <p contents-hash="db68696af856160c5a1b4d61e34bd03649b6490a15762e20d0ce517d53b19cc0" dmcf-pid="FxEAGfc6yt" dmcf-ptype="general">넷플릭스 '솔로지옥', '끝사랑',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부터 MBN '돌싱글즈'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 웨이브 '커플팰리스', SBS '신들린 연애', JTBC '연애남매', '비밀연애' 등 대한민국은 '연애의 천국'이다. 프로그램 수를 나열하기 힘들 정도니 그만큼 연애는 좋은 것이긴 한가보다. 환상의 섬에서 펼쳐지는 소위 '잘 빠진 남녀'의 사랑 놀음은 그 얼마나 좋아 보이는가. 내게는 불가능한 사랑의 판타지를 대신 이뤄주는 이들이다.</p> <p contents-hash="3f8541fc639be5e46ff0e7b31c6120f2fd985f5b93b346d7b6a2fc84edf73ebd" dmcf-pid="3MDcH4kPv1" dmcf-ptype="general">순정만화에 나올 법한 연애만 있는 게 아니다. 영숙, 영식이부터 정숙, 정식이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연애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을 때 발생하는 일들은 드라마 뺨치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들의 연애는 단순히 남녀 관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의 교류에서 보여질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도출해낸다. 더러는 인간 관계에 대한 철학적 고민까지 선사한다. </p> <p contents-hash="fcb4da01998eb99b817bd9438d37cab666c8fae960cc278707a4f268edd24a41" dmcf-pid="0RwkX8EQC5" dmcf-ptype="general">그래나 예능은 예능일 뿐. '나는 솔로'를 보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OO이 정말 최악이지 않아?','OO이 같은 남자, 여자 진짜 싫어'다. 최악의 진상을 가려내는 재미가 단연 가장 재밌다.</p> <p contents-hash="bf3af14e31962841f7268fa35e5cc0e10c57f974959420b3c31acd33e8e838f0" dmcf-pid="perEZ6DxlZ" dmcf-ptype="general">설렘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감정 중 하나다. 그러나 어느 영화 속 대사처럼 포기만 해야 하는 현 시대 청년들에게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던가. 부러워하든 욕을 하든 이들의 연애는 내 세계 안에서는 이뤄지지 않는 어떤 것들이다. 연출이라는 무대 위에 올라간 남의 연애를 관음하는 만족에 그쳐야 한다. </p> <p contents-hash="f70587a26276798a78d2840dbe59d6920aa7a2dc17cbdda1f09ebc08e9933bf5" dmcf-pid="UdmD5PwMTX" dmcf-ptype="general">인스타그램 DM으로 대화하던 이들은 이제 오픈AI가 만든 가상의 인물과 대화를 나눈다. 이들이 사람과 사람이 대면해 감정을 교류하는 실제 연애를 직접 마주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랑은 아픔도 발생 시킨다. 부모에게 당연히 사랑을 받기만 하던 자식이 언젠가 부모의 부재를 경험하고, 반드시 슬픔을 느끼게 되는 날이 오는 것처럼. 그것이 사람과 사람 관계의 본질이다. </p> <p contents-hash="aed249fff1972d30cf089d917fc2c786cfef88ffbccd6540e0c5a2c98b9d2839" dmcf-pid="uJsw1QrRyH" dmcf-ptype="general">남의 연애만 할 줄 알게 된 이들은 관계의 본질에 대한 실제적 체험이 부족하니 약간의 경험에도 지레 겁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 소통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결과다. <br></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587862001fb2d651c6212ad1165cc2421a56060e9a2f70ace59a1f96dba008b1" dmcf-pid="7iOrtxmehG"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30/tvdaily/20250730120007666blya.jpg" data-org-width="600" dmcf-mid="XSAXfkZwT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0/tvdaily/20250730120007666blya.jp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929f0eb41351146fc800f3a1cb5d8b06064ba95237469eb9f9407a9e196f67e7" dmcf-pid="znImFMsdyY" dmcf-ptype="general"><br></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d42ca00a2753c5df9db64c7958379abc58e39e815b179a3ec09ee0d4df6f6737" dmcf-pid="qLCs3ROJSW"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30/tvdaily/20250730120008939goku.jpg" data-org-width="620" dmcf-mid="ZDJRspe7h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0/tvdaily/20250730120008939goku.jp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0fcad90b77e8c667a0d5cce78ad89134a6cc1afbb7ba9a60854eaffe0c2b1569" dmcf-pid="BohO0eIiTy" dmcf-ptype="general"><br>우리의 연애 예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작동한다. 어떻게든 남의 연애가 나의 연애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야 한다. 남녀 출연자들 사이에서 오가는 호감과 설렘, 망설임과 질투 그리고 최후 선택의 순간까지 정교하게 편집된 이들의 연애는 사실 그들이 아닌 시청자의 감정선에 맞춰 재구성 된다. 너도 나도 경험 없이 '연애 박사'가 된다.</p> <p contents-hash="d028ed811fda84eb07b2dd70b54670c3140d57749f4d4876bce9cfb120781418" dmcf-pid="bglIpdCnWT" dmcf-ptype="general">프랑스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는 감정이 상품화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감정 자본주의'다. 자본주의와 소비 문화가 우리의 감정, 사랑과 관계를 어떻게 재구조화 하는지 연구했다. 그에 따르면 고도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감정은 한 인간의 내면에서 자발적으로 발화되지 않고, 수요가 존재하는 시장 안에 포장되고 소비될 뿐이다.</p> <p contents-hash="5dca4eeb1a5a3a877b3a7a6c6cf24c15b12aa4480858aa5870aed5949c08a490" dmcf-pid="Kvu0MOphyv" dmcf-ptype="general">연애는 이제 시장에서 잘 팔리는 콘텐츠가 됐다. 문제는 이 상품을 산 개인이 제 사랑도 이루면 좋으련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3포 청년들은 사랑을 유예하거나 포기한 지 오래다. 수 십 억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감,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감 사이에서 포기를 택했다. </p> <p contents-hash="f82e3db5aece5fe7003a1e39fa22d55a0d5a88c45213728e83efa4ea28ecb87b" dmcf-pid="9T7pRIUlTS" dmcf-ptype="general">그럼에도 사람은 타인과의 교류, 사랑과 인정을 없이는 살 수 없는 연약한 존재다. 그러니 어떻게든 연애 예능이라도 보면서 누군가의 감정을 소비하고, 그 감정을 내 감정으로 승화한다. 남의 연애라 내가 책임질 것은 없으니 적어도 자유롭지 않은가. </p> <p contents-hash="eb6fe757fe01c9b05a84ee9e3d8698328be364b72dd658226844bc679259557d" dmcf-pid="2yzUeCuSWl" dmcf-ptype="general">흥미로운 건 연애 예능의 범람이 혐오가 정점을 찍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출현했다는 점이다. 포기를 택한 청년들은 혐오라는 무기를 들고 성별을 나눠 싸운다. 속으로는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면서 진심을 드러내지 못한다. 진짜 세계에서는 그 대상을 찾기도 힘들고,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야 하는지도 모르니 예능으로 계속 '남의 연애'만 즐길 뿐이다.</p> <p contents-hash="4b606c85c179b45ffb8f6cea60f52ea3d4e2614f109549dfe4a103277005bcba" dmcf-pid="VWqudh7vWh" dmcf-ptype="general">어쩐지, 슬픈 일이다.</p> <p contents-hash="779ed56fb48e1fa2ea68da2745479ece657695f39b151780284009114dfbd403" dmcf-pid="fYB7JlzTWC" dmcf-ptype="general"><strong>[김지현 기자의 게슈탈트]는 대중문화 콘텐츠와 이슈를 기자의 주관으로 분석한 코너입니다. 나무와 숲, 현상과 본질을 알아차릴 수 있는 혜안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strong></p> <p contents-hash="d2f13a04326b08f8f095f713442bb30c45c0b3d0f5f955c027d71df1df985e9a" dmcf-pid="4GbziSqylI" dmcf-ptype="general"><strong></strong><br><br>[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배우 & 루키 인터뷰] 아역 배우 박무강 "연기로 마음 연결하는 배우되고파" 07-30 다음 올 상반기 극장가 300만이 최고 기록…'좀비딸'·'악마'에 쏠리는 기대[초점S] 07-3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