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매직’의 인과율, 운동중독과 필연적 부상 위험 [유병철의 스포츠 렉시오] 작성일 07-30 23 목록 <strong>롬바르디의 ‘이기는 습관’이 된 운동중독<br>안세영 최대 라이벌은 그 부산물인 ‘부상’<br>아쉬움 넘어 '믿음직한 경기 포기'</strong><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30/20251315175378704700_20250730000137751.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 26일 중국오픈에서 안세영의 슈퍼 1000 슬램 도전이 아쉽게 무산됐다. 사진은 20일 일본오픈 우승 후 시상식 장면. / 대한배드민턴협회</em></span><br><br>[더 팩트 l 유병철 전문기자] # 지난주 안세영(23 삼성생명)의 ‘슈퍼 1000 슬램’ 도전이 화제였습니다. 한국의 배드민턴 여제가 올시즌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슈퍼 1000 시리즈에서 앞선 3개 대회를 접수했고, 마지막인 중국오픈에서 싹쓸이에 도전했으니까요. 골프나 테니스에 비유하면 ‘캘린더 그랜드슬램’으로, 배드민턴에서는 전인미답의 영역이었죠.<br><br>다들 아시겠지만 아쉽게도 지난 7월 26일 여자단식 4강에서 안세영은 1세트를 내준 후 2세트 도중 경기를 포기했습니다. 고질적인 오른쪽 무릎부상이 원인이었습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안세영은 현재 피로누적 상태이며, 무릎상태가 좋지 않아 더 큰 부상에 대한 염려가 있다. 세계선수권(프랑스 파리, 8월 25일 개막) 준비를 위해 무리하지 않고 기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br><br># 사실 운동에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인과율이 존재합니다. 운동은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지만, 일정 강도를 넘어서면 되레 통증(부상)을 수반합니다. 전문선수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배드)민턴 중독’, ‘탁구 환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은 생활체육 현장에서도 무릎이나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br><br>실제로 탁구에서는 오른팔 통증이 너무 심했던 상급자가 탁구를 너무 치고 싶어 왼손으로 라켓을 잡아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아마추어가 이럴 정도이니 전문선수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죠. 야구공을 시속 160km로 계속 던지고, 수시로 50cm 이상 점프를 하면 어깨나 무릎이 견뎌내기 힘든 겁니다. 직업선수들에게 부상은 어쩔 수 없는 ‘천형(天刑)’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 부상관리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발전된 스포츠의학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부상으로 슬럼프를 겪고, 심지어 은퇴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30/20254437175378704710_20250730000137829.jpg" alt="" /><em class="img_desc">세계 3위 한웨(중국)를 상대로 한 중국오픈 4강전에서 안세영이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을 만지며 통증을 느끼고 있다. / SBS TV 화면 캡처</em></span><br><br># 이 점에서 안세영은 정점에 있습니다. 그의 경이적인 수비력과 체력은 타고난 재능이 아닌 노력에 의해 만들어졌죠. 그래서인지 스스로 ‘천재’라는 수식어를 싫어합니다. 안세영은 새벽 및 야간 훈련을 쉬는 법이 없습니다. 국제대회를 마치고 밤늦게 귀국해도 짐을 풀고 바로 운동을 하러 갑니다. 주변에서 제발 쉬라고 해도 멈추지 않죠. 휴일에도 운동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하다고 합니다.<br><br>김학균 전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안세영은)운동 중독이다. 쉬라고 뜯어 말려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장재근 전 진천선수촌장은 "야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가면 꼭 안세영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도 "안세영의 진짜 재능은 지독한 연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만 15세 국가대표 선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 2023년 코펜하겐 세계선수권 우승, 그리고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등 23세 안세영의 빛나는 성적은 모두 엄청난 연습량에 때문에 가능했습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30/20257041175378704720_20250730000137944.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 6월 17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보여준 안세영의 훈련 모습. 코트 위에 떨어진 수많은 셔틀콕이 인상적이다. / 뉴시스</em></span><br><br># 부상도 그렇습니다. 안세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에서 극심한 무릎 통증을 견뎌내며 감동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경기 후 정밀 검사에서 ‘오른쪽 무릎 근처 힘줄이 일부 파열됐다’고 나왔습니다. 이후 1년 가량을 무릎 부상과 싸우며 고전했던 안세영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했습니다.<br><br>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땄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부상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 훈련량이 많고, 특히 올시즌 강행군을 한 까닭에 다시 무릎부상에 경고등이 켜진 겁니다. 마침 안세영을 가르치는 대표팀 지도자가 ‘배드민턴의 신’으로 불리는 박주봉 감독입니다. 박 감독은 기초체력과 몸관리를 최우선으로 삼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세영이 슈퍼 1000 슬램이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도 그와 상의해 경기를 포기했으니 아쉬움보다 믿음이 더 갑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30/20252980175378704730_20250730000138016.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해 파리 올림픽 때 안세영의 무릎을 촬영한 사진. 오른쪽 무릅에 켜켜이 테이핑을 했는데, 이는 강도 높은 훈련과 부상 위험을 동시에 알려준다. / 뉴시스</em></span><br><br># 이제는 슈퍼볼 우승트로피에 이름을 남기고 있는 미국의 미식축구 코치, 빈스 롬바르디(1913-1970)는 "이기는 것은 습관"이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명언 제조기답게 "경기에 승리하려면 승리에 필요한 모든 일을 어쩌다 한 번 하는 팀이 아니라 꾸준하게 하는 팀이 되어야 한다", 또 "위대한 일은 작은 일이 쌓여 이루어진다"고도 말했습니다.<br><br>모두 같은 얘기입니다. 습관은 평소 연습을 말하죠. 안세영은 롬바르디의 ‘이기는 습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운동선수입니다. 그리고 이제 안세영은 ‘부상 관리’라는 또 하나의 좋은 습관을 더하고 있습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30/20255475175378704740_20250730000138188.jpg" alt="" /><em class="img_desc">미국에서 출간된 '승리는 습관'이라는 빈스 롬바르디 명언집의 표지 일부. 23살 안세영의 운동중독과 부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 아마존</em></span><br><br># 전문선수의 운동이 이렇다면 우리네 범인들의 일상사는 어떨까요? 보통 공부도 습관이라고 합니다. 공부뿐 아니라 무슨 일이든 성취를 위해서는 좋은 습관이 필요하죠. 실제로 사람은 그게 무엇이든 반복되는 일에 중독이 되는 성향을 띱니다. 흡연과 같은 나쁜 중독이 아닌, 규칙적인 운동이나 자기계발 등 좋은 중독을 만들어야 합니다.<br><br>그리고 이 좋은 중독의 경우에도 작용-반작용처럼 기회비용은 물론 스트레스 등 고통(부상)이 발생할 겁니다. 어떻습니까? 우리들은 좋은 습관을 갖고 있는지요? 무엇에 중독돼 있는지요? 안세영의 운동중독 만큼은 아니더라도 원하는 성공을 이룰 정도로는 철저한지요? 또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수반되는 고통은 안세영의 무릎만큼 심한지요? 23살 안세영의 무릎에서 한 수 배웁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30/20254362175378704850_20250730000138299.jpg" alt="" /><em class="img_desc">7월 28일 귀국한 안세영이 인천국제공항에서 팬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무릎부상으로 '슈퍼 1000 슬램'을 포기했지만 밝은 표정이었다. / 뉴시스</em></span><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30/20255223175378704860_20250730000138378.jpg" alt="" /></span><br><br><b>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b><br>▶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br>▶이메일: jebo@tf.co.kr<br>▶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br><br> 관련자료 이전 원주 출신 김효주, 마지막 메이저서 설욕과 시즌 2승 도전 07-30 다음 이은지, 살 빠진 근황 공개…탁재훈 “위고비 아니면 남자” (‘돌싱포맨’) 07-2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