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딥보이스' 잡아내고…"폰에 악성앱" 통신사가 알림톡

작성일 07-2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보이스피싱 20년 잔혹사, AI로 범죄예방 나선 통신사 통신 3사, 기술 개발 2조 투입 악성 서버 추적해 경찰에 공유 AI변조음성 탐지기술 적용 등 범죄근절 시스템 구축 힘 보태 대만에선 정부-통신사 협력 사기전화 90%이상 차단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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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금융권과 수사기관 등이 참여하는 국가 컨트롤타워 구축 계획을 밝힌 가운데 국내 통신사들이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빠르게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하고 개인정보 보호에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29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보안 전략 간담회를 열고 향후 5년간 범죄 예방 기술에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악성 애플리케이션 서버를 직접 추적하는 것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다. 실제 지난 2분기 경찰에 접수된 전체 보이스피싱 사건 중 약 23%는 LG유플러스가 악성 앱 서버를 추적해 경찰에 전달한 것이다.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CISO·전무)은 "통신사, 경찰, 금융회사 등이 각각 가진 전문성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보이스피싱 근절책이 필요하다"며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AI를 많이 활용하는데 이와 관련해 법적 제약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범죄 예방을 위한 '고객 경험 전 과정 보호 패키지'도 공개했다.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AI 분석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스팸 문자, 악성 URL 탐지 및 차단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범행 대응' 단계에서는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가 보이스피싱을 실시간 감지해 고객에게 경고한다. '긴급 대응' 단계에서는 고객이 악성 앱에 감염됐을 때 즉시 카카오톡 알림톡을 발송하고 전국 1800여 개 매장과 경찰 간 연계 지원을 제공한다.
 다른 통신사들도 AI 기술 등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방지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KT는 '화자 인식'과 '딥보이스(AI 변조 음성) 탐지' 기능을 통합한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2.0'을 30일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문맥 탐지 기술로 보이스피싱 의심 통화를 선별해 냈으나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실제 음성과 AI 변조 음성까지 탐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다. KT에 따르면 올 상반기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는 약 1460만건의 통화 트래픽을 분석해 91.6%의 탐지 정확도를 기록해 710억원 규모의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2.0 버전은 95% 이상의 탐지 정확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기반 이상탐지 통합 서비스로 위협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알려주는 '스캠뱅가드(ScamVanguard)'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스캠뱅가드는 월평균 130만건의 금융사기 의심 메시지와 통화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스캠뱅가드를 고도화해 △AI 미끼문자 탐지 시스템 △피싱 시도 채팅 탐지 시스템 △보이스피싱 통화 패턴 분석 AI △본인 확인 분석 AI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처럼 통신사가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피해자가 범죄자와 연결되지 못하도록 하는 책임이 통신사에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대만에서는 정부와 통신사 간 협력으로 도입한 보이스피싱 예방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만 정부는 국가통신위원회(NCC) 주도로 민간 통신사와 협력해 지난해부터 AI 기반 보이스피싱 전화 감지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중화전신이 도입한 AI 기반 국제전화 경고 시스템은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해외 발신전화가 수신될 때 경고음을 발생시켜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발 사기전화의 90% 이상을 차단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모바일도 대만 정부의 신원인증센터(TWID)와 협력해 매월 2만개 이상의 사기 사이트를 식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예방 효과를 내려면 통신사의 꾸준한 기술 개발과 투자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AI를 통해 전화나 메시지에 담긴 범죄 패턴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차단한다면 범죄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기 기자 / 안선제 기자 / 김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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