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반도체 투자 450억弗로 확대 … 재계, 관세협상 총력지원

작성일 07-2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이재용 회장 전격 워싱턴行 테슬라와 23조원 계약 이어 美공장 투자확대발표 가능성 현대차는 부품 현지화 추진 알래스카LNG 프로젝트 포스코 등 참여땐 협상카드로 한미 조선협력 '키'된 한화 김동관 부회장 美서 협상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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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관세 협상의 '데드라인'이 코앞으로 다가온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격적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테슬라와 맺은 대규모 장기 파운드리 계약을 발판 삼아 미국 내 장기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한미 통상 협상의 막바지 국면에 한국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최종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인 AI6를 새로 짓고 있는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23조원 규모에 달하는 대형 계약인 데다 기간이 2033년까지인 만큼 단순한 반도체 위탁생산이 아니라 테슬라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미국 워싱턴 방문을 통해 삼성전자의 미국 내 활동이 단순 고용·투자에서 한발 더 나아가 테슬라와 제품 개발 단계부터 협력함으로써 미국 첨단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이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미국 내 삼성공장 반도체 공장에 추가 투자하는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달러(약 51조6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과 연구개발(R&amp;D) 시설을 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초기 단계 계획은 총투자액이 370억달러보다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회장이 총투자금을 450억달러(약 62조7000억원) 내외로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재계 1위이자 메모리 반도체 전 세계 선두인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현황과 계획 등을 이 대통령과 공유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또 내수 활성화, 일자리 창출, R&amp;D 투자 등 새 정부의 경제·산업 정책 전반에 대한 대화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도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는 한미 통상 협상 국면에서 정부와 재계의 원팀 협력을 강조하는 행보로 해석됐다.
 다른 기업들도 한국 정부를 측면 지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한국의 전체 대미 수출액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자동차 부문(27%)에서는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미국 현지 투자를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투자는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 산업·에너지 분야로 구성됐는데, 이번 협상을 통해 각 분야의 투자액을 조정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86억달러(약 11조원)를 들여 미국 현지 생산 120만대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조지아 신공장인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당시 30억달러(약 4조원)어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구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규모를 늘릴 가능성도 제시된다.
 추가로 쓸 수 있는 카드는 현지 부품사 활용이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진행한 콘퍼런스콜을 통해 부품사 현지화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200여 개 부품에 대해 현지 부품사 견적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역시 대미 협상에서 실효성 있는 지렛대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K E&amp;S, GS칼텍스, 세아제강 등 에너지 대기업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실제로 참여한다면 한국 정부가 미국 측에 내밀 수 있는 유효한 협상 카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액화해 아시아 등지로 수출하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이다. 한국 측의 수입 확대는 관세 협상뿐만 아니라 양국 간 에너지 안보 협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조선 협력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최근 미국으로 건너가 관세 협상에 합류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미국에 제안한 '마스가 프로젝트'는 수십조 원 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조선업 재건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가 최근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거점으로 미국 정부가 원하는 조선업 공급망 복원, 숙련 노동자 양성 등에 기여할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오션은 최근 필리조선소에 대한 시설 투자와 현지 인력 교육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 연간 1~1.5척 수준인 생산능력을 향후 10척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화그룹 차원의 대미 투자가 전격적으로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룹의 오랜 과제인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을 해결하기 위해 대미 투자를 제안하는 것이 '트럼프식 거래'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동은 기자 / 오수현 기자 / 안두원 기자 / 박제완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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