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연결? 삼성에 기회 주는 것"…'의대 이탈 0'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작성일 07-2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6년이면 반도체 박사…AI 덕분에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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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포스텍 반도체공학과 교수진과 학생들이 세계 3대 반도체 학회로 알려진 '2025 초고밀도집적회로(VLSI)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포스텍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9/dongascience/20250729175010373elkn.jpg" data-org-width="680" dmcf-mid="Yynqq56FJ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9/dongascience/20250729175010373elkn.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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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교수진과 학생들이 세계 3대 반도체 학회로 알려진 '2025 초고밀도집적회로(VLSI)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포스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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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입학 후 6년 만에 '반도체 박사'가 될 수 있는 파격적인 커리큘럼을 제시한 포스텍 반도체공학과에서 학과 개설 이후로 입학생이 단 한명도 이탈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의대 전향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이공계 인력 이탈 현상에 역행한다. 
 29일 포스텍에 따르면 2023년 반도체공학과 개설 이후 3년간 매년 40명씩 선발된 입학생 120명 중 현재까지 이탈 인원은 '0명'이다.
 포스텍은 2023년 삼성전자와 산학협력으로 계약학과인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성균관대 등 대학들이 운영하는 기존 반도체 계약학과가 주로 학석사급 인재 양성에 집중하는 반면 포스텍은 국내 최초 '3+3' 제도를 통한 박사급 인력 양성이 목표다.
 3+3 제도는 학부 3년, 석박통합 대학원 과정 3년으로 구성된다. 6년 만에 반도체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구성된 커리큘럼이다. 학생들은 학부 1학년부터 수업과 병행해 자유롭게 연구실 생활을 할 수 있다.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3년 만에 학부를 졸업할 수도 있다. 
 2023년 입학한 1기 학생들은 현재 군 복무 중이거나 학부 3학년이다. 대학원 과정은 내년에 처음 진행된다. 올해 3학년 1학기 기준 16명이 석박통합과정 학업계획서 심사를 통과해 삼성전자 박사 장학생 심사와 포스텍 대학원 입시를 거쳐 진학할 예정이다.
 ● "삼성 보내는 '취업 프로그램' 아니야…오히려 삼성에 기회 주는 것"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주임교수인 이병훈 교수는 "다른 학교의 계약학과가 취업에 중점을 뒀다면 포스텍 계약학과는 연구자를 길러내는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취업 프로그램 형태의 계약학과는 학교 설립 목적과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난 2년 반 동안 3+3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교육하면서 '이제 해도 되는 시대가 왔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이전에는 박사학위를 받으려면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반드시 단계적, 도제식으로 거쳐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학생의 역량만 된다면 학부생부터 수업을 들으면서 동시에 연구 경력도 충분히 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AI) 덕분에 요즘은 학사라고 해서 박사급 정보 처리·분석 능력을 못 가질 이유가 없다"며 "굳이 도제식 교육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가 도입되며 학생들의 공부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대학과 교육체계도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음껏 달리고 싶은 학생들은 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2023년 1기로 입학한 도현서 씨(반도체공학과 3학년)는 2학년부터 준비한 강유전체 메모리 소자 성능 개선에 관한 논문을 올해 6월 27일(현지시간) 'IEEE 전자 소자 학회 저널'에 발표하는 성과를 내 주목받았다. 강유전체는 전기장이 사라져도 전기적 성질을 유지하는 물질을 말한다. 강유전체 메모리는 빠른 속도와 비휘발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로 주목받는다.
 이 교수는 도 씨의 사례를 들며 "6~7년의 교육 과정을 거쳐야만 논문을 쓸 준비가 되는 게 아니라는 뜻"이라며 "연구는 연구, 수업은 수업으로 별개의 트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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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포스텍 반도체공학과 학생들이 반도체산업경영세미나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포스텍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9/dongascience/20250729175011622cmwr.jpg" data-org-width="680" dmcf-mid="G0BTTwtsJ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9/dongascience/20250729175011622cmwr.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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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학생들이 반도체산업경영세미나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포스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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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텍은 소자와 재료, 공정, 회로설계 등 반도체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교과과정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전문가 특강, 반도체 지식재산권 교육 등 학생들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현장 중심의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에도 힘을 싣고 있다. 단순히 남들보다 빨리 박사학위를 받는 프로그램이 아닌 미래의 리더 양성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계약학과라는 이름 때문에 오해할 수 있는데 삼성에 학생들을 보내기 위해서 교육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이 삼성에 갔다가 향후 얼마든지 다른 직장으로 갈 수 있고 미래에 반도체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리더가 될 수 있다"며 "삼성이 가만히 있었으면 못 받을 학생들을 교육해 삼성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반도체 분야 교수 돼 차세대 반도체 상용화 기여하고 싶어"
 최근 삼성전자 사업 부서에서 6주간의 산학 인턴을 경험하고 있는 도 씨는 "출근하면 논문을 읽으면서 해외 반도체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과학고를 졸업한 도 씨는 포스텍 반도체공학과를 선택한 이유로 3+3 커리큘럼을 꼽았다. 남들보다 빠르게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에 장점이 있다고 본 것이다. 도 씨는 "학업과 연구를 병행하는 게 조금 힘들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도 씨는 "선배가 없다는 점이 처음엔 걱정이었는데 들어와 보니 선배 역할을 사실상 교수님들이 해 주고 있어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공학과 교육에 참여하는 포스텍 교수진은 총 28명으로 학년당 교수와 학생의 비율이 1대 2가 채 되지 않는다.
 도 씨는 동기나 후배 중 삼성에서 '끝'을 보겠다는 사람은 아직 못 봤다면서 나중에 직접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나 스타트업을 차리겠다는 동기들의 포부를 전했다.
 미래에 반도체 분야 교수가 되고 싶다는 도 씨는 '컴퓨팅 인 메모리(CIM)' 소자를 강유전체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CIM은 데이터를 정보처리장치로 옮기지 않고 메모리 안에서 연산까지 수행하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다.
 도 씨는 "지금은 CIM 소자 측면에서만 연구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범위를 소자의 3차원 적층 구조 등으로 확장해 CIM 상용화까지의 전 과정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포스텍 반도체공학과의 입시 경쟁률은 2023년 7.2대 1, 2024년 10.23대 1, 2025년 11.4대 1로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 후 삼성전자 입사를 원하지 않을 경우 산학장학생 선발 이후 지원받은 최대 2년간의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반환하면 다른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lt;참고 자료&gt; - doi.org/10.1109/JEDS.2025.3583931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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