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잘못 없이 경찰에 돈 뺏긴 남자가 한 행동 작성일 07-29 21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넘버링 무비 480] 넷플릭스 영화 < 레블 리지 ></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1DzKq9NfUn"> <p contents-hash="e8515dd2cefca45f06cb13ffbe13ffcb43c981696a197decba0e62670826100a" dmcf-pid="twq9B2j43i"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9f13ba1efcd19745688bbd06531937817254f3d17901d71954fbf4c187dee71" dmcf-pid="FHendLvaFJ"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9/ohmynews/20250729135702847umcn.jpg" data-org-width="1200" dmcf-mid="8cV6fPwM3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9/ohmynews/20250729135702847umcn.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넷플릭스 영화 <레블 리지>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Netflix</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6959bc35ea3863a2f57421ccc7f4f0bf2380df0834ce8208b06fafe67731838" dmcf-pid="3XdLJoTNpd" dmcf-ptype="general">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iv> <p contents-hash="3fe6df15d4d8d34b2765067e3a55047058909c06650633edc287e0bf26eb6f25" dmcf-pid="0ZJoigyjFe" dmcf-ptype="general">01.<br>"자네 말은 믿지만, 영장 쓰는 거야 경찰 마음이지."</p> <p contents-hash="39ee406df32104d0e2abb4648505d3844acfa146673bcbb835aabefa551f9d5b" dmcf-pid="p5ignaWA7R" dmcf-ptype="general">자전거를 탄 한 남성이 고요한 숲속 도로를 지난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땀 흘리며 페달을 밟는 그의 실루엣을 가까이 담아내는 카메라. 그 모습이 조용히 풍경에 녹아들려는 찰나, 뒤를 따르던 경찰차가 들이받는다. 우연이 아닌 의도, 사고가 아닌 고의적 충돌이다. 영화 <레블 리지>는 이 장면 하나로 정의가 기울어진 사회의 풍경을, 감추려 해도 틈틈이 드러나는 권력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끄집어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폭력을 되갚아주는 방식이다. 영화는 '응징'을 통해 '저항'을 말하지 않는다. 여기에 흔한 복수는 없다. 대신, 침묵을 걷어내고 가짜를 벗기고 숨겨진 얼굴들을 끄집어내려는 집요한 노력만이 있다. 제레미 솔니에 감독은 그렇게 정의라는 단어의 무게를, '폭력'이 아닌 '무해함'으로 견뎌내고자 한다.</p> <p contents-hash="2933ea67ee3c5957bb72041d4fe98826f6c35779c32d64bff93433e9d58bf9e2" dmcf-pid="U1naLNYc0M" dmcf-ptype="general">곧이어 그 남성은 자신을 들이받은 지역 경찰에 의해 도로 한복판에서 폭행당하고, 갖고 있던 현금 3만 6000달러를 압수당한다. 여기에 정당한 이유 같은 건 없다. 그 돈이 사촌 동생 마이크(C. J. 르블랑 분)의 보석금이며, 오늘 안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해 보지만 그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의 이름은 테리 리치먼드(아론 피에르 분). 전직 해병대원 출신의, 억울한 누명을 쓰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움직이기 시작하는 인물인 그는 처음부터 고전적인 액션영화 속 주인공처럼 보인다.</p> <p contents-hash="d3134b3ec914adfe826199c81def089513b3eb7f2f61d19af14b84bd556ce10a" dmcf-pid="utLNojGk7x" dmcf-ptype="general">하지만 영화는 우리가 그동안 익숙해져 왔던 복수 서사를 곧 비틀어 버린다. 강인한 모습과 달리 다분히 예의 바른 분노를 통해서다. 그는 쉽게 사람을 죽이거나 소동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 대신 자신을 가로막는 일그러진 제도를 응시하고 두드리고자 한다. 하지만, 정당한 방식으로 자신의 돈을 되찾으려는 시도는 저지당한다. 단지 돈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돈을 빼앗기고 그 사이 사촌 동생은 살해된다. 이제 남는 것은 경찰 내부 속으로 모습을 감춰버린,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알 수 없는 진실이다.</p> <p contents-hash="5112993922ee3729102b27a9dea802b4f7eec64225aa4568b68785f1f15d98ab" dmcf-pid="7FojgAHE0Q" dmcf-ptype="general">02.<br>제레미 솔니에 감독은 자신이 직접 각본까지 쓴 <블루 루인>(2013), <그린 룸>(2015)과 같은 작품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폭력'을 들여다본 경험이 있다. 복수와 폭력이라는 끊을 수 없는 고리를 매개로 낭자한 피를 흩뿌리며 감정적 해소를 도모하는 일반적인 리벤지 액션과 달리, 그는 언제나 폭력이 놓이게 되는 구조와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감정적 해소가 아닌 서사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자 했다. 이번 작품 <레블 리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작품에서 그가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제도와 시스템이 어떻게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박탈하고 있는지다.</p> <div contents-hash="a7165954538454c40df38a422938e20edf28b22f3f5184abd758904ef38dce15" dmcf-pid="z3gAacXD0P" dmcf-ptype="general">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영화가 공론화하고자 하는 제도는 '민간 자산 몰수(Civil Asset Forfeiture)'에 대한 것이다. 범죄 혐의가 없더라도 시민의 재산을 압수할 수 있는 제도로, 테리 역시 해당 명목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다. 문제는 이런 폭행과 압수 자체가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데 있다.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경찰이 '의심'한다는 이유 하나로 누군가의 삶이 일방적으로 망가질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이 제도는 미국 사회에서 40년 가까이 유지됐다. 영화 <레블 리지>는 이 지점을 중심으로, 제도가 어떤 모습으로 권력과 결탁하고, 어떻게 정의를 기만하며, 또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존엄을 갈취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8bfea58c5d053cc3d9b542ae5d4523f5373415370553402c16bfdd4da6651d1" dmcf-pid="qI28V6Dx06"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9/ohmynews/20250729135704268oaje.jpg" data-org-width="1200" dmcf-mid="YzXtZFxp0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9/ohmynews/20250729135704268oaje.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넷플릭스 영화 <레블 리지>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Netflix</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ff5e9457b65d60905aab9971476903c77448769f288713ad62dd360b48bffd46" dmcf-pid="BCV6fPwMz8" dmcf-ptype="general"> 03. <br>이를 위해 영화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주인공 테리를 영웅화하지 않는 것이다. 전직 해병대원이라는, 해병대 무술 프로그램 교관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행동에서는 과장된 남성성이나 권위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후반부에 이르러 실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여기에서조차 그가 싸우는 이유는 복수나 힘의 과시가 아닌 최소한의 존엄과 명분을 지키기 위함이 된다. 심지어 사촌이 죽는 순간마저도 그는 최소한의 동요만을 보일 뿐이다. 오히려 그런 태도와 방식이 더 큰 충격을 남길 정도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을 때까지 참고 또 인내하는 것. 이 지점은 감독이 어떤 방식으로 기존 장르물과의 거리를 두고자 했는지 알 수 있게 만든다. </div> <p contents-hash="3182b626b23ad82f47d4a521d4150899e03dacf8d39a6e9e0f545865d7a33fc3" dmcf-pid="bhfP4QrR04" dmcf-ptype="general">대신 영화는 그에게 작은 근거부터 쌓아가며 조금씩 균열을 만들도록 유도한다. 거짓과 부패로 점철된 서장 샌디 번(돈 존슨 분)의 비밀을 추적하고, 경찰 내부 집단의 그릇된 결속을 드러내는 과정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는 법을 전복시키거나 정의를 대신 집행하는 방식이 아닌, 누적된 질문과 증거, 그리고 무너질 수밖에 없는 진실을 완성해 가는 일이 된다. 물론 영화 속 사건이 벌어지는 셸비스프링스 지역은 경찰 시스템의 부패, 사법 제도와의 결속, 언론의 침묵, 비극에 무감각해진 커뮤니티 등을 통해 테리를 자연스럽게 고립시키는 공간으로 그려진다.</p> <p contents-hash="3d4859d1608cdda74f4d29e6e2956fd93309b17a7aeb110b455ffe44adac430f" dmcf-pid="Kl4Q8xmeFf" dmcf-ptype="general">04.<br>"도움이 절실해 보여서요. 그 막막한 기분 나도 알아요."</p> <p contents-hash="ec7622212c02d77220d47acd8887213314359d025eaca0a53188fc503ab75bfb" dmcf-pid="9S8x6MsdFV" dmcf-ptype="general">한편, 서머(안나소피아 롭 분)는 테리와 함께 영화의 축 가운데 하나로 기능하는 인물이다. 테리가 제도의 외부에서 균열을 만드는 동안, 그는 내부의 조력자가 된다. 영화 안에서만 보자면, 시스템 내부에 존재하면서도 부조리함을 감지해 내고 이에 대해 고민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이후 경찰 내부에서 서머를 돕는 존재가 한 명 더 등장하지만, 깊은 단계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한다.) 앞서 조력자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보다는 한발 더 나아간, 법의 말단에 남은 마지막 양심, 혹은 진실을 기록하고자 하는 존재인 셈이다.</p> <div contents-hash="45035d76c1d721b0b5eb2b68a14bdf76f725b57927a3b3feac577b2ca072aa7d" dmcf-pid="2v6MPROJz2" dmcf-ptype="general"> 그가 테리를 돕게 되는 것을 단순한 연민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미 왜곡된 구조 안에서 수많은 '비극의 경로'를 목격해 왔기 때문에, 무너진 윤리의 현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아직 학교 학점도 더 채워야 하고, 시험도 합격해야 하는 등의 문제로 시스템 속에 완전히 물들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가능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쨌든 간에, 결정적인 순간 테리를 돕기로 하는 서머의 결정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저항'이 어떤 모습과 형태를 하고 있는지 그 본질을 보여준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9bc6e92f55760ca14f04476809cf0e286df5aaa3f04f438c9acf708b2bec739" dmcf-pid="VTPRQeIiU9"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9/ohmynews/20250729135705561mtkt.jpg" data-org-width="1200" dmcf-mid="5pgAacXDu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9/ohmynews/20250729135705561mtkt.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넷플릭스 영화 <레블 리지>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Netflix</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2ae18db61b88d8d4e14f9077ac520bfb80a9c48fbe08e07ec55a8e1269ed5b9a" dmcf-pid="fyQexdCnzK" dmcf-ptype="general"> 05. <br>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형식적 실험은 살상을 최소화하는 (하지 않는) 액션에 있다. 테리는 수차례 공격 받고 죽음의 위기를 넘기지만, 그에 맞서면서도 상대를 죽이는 선택을 쉽게 하지 않는다. 심지어 총격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 제압하고 상황을 벗어나고자 한다. 이런 형태의 액션은 한 인물을 설명하는 행동 양식을 넘어 영화 전체의 서사가 갖고 있는 윤리적 태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폭력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더 큰 폭력이 아니라, 그 고리 자체를 끊어내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div> <p contents-hash="f6efaa34ae7c04b09ccb3780cc26073f9900887d7226f3add49733f6695d2990" dmcf-pid="49mCsh7vzb" dmcf-ptype="general">물론 많은 것을 바꾸지는 못한다. 경찰 조직은 여전히 부패한 상태로 기능하고, 영화는 마지막까지 그의 손을 쉽게 들어주지 않는다. 세상의 거의 모든 개인적 저항은 집단의 결속과 부패, 방관 속에 아프게 시들어간다. 물론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 과정 전체는 기록으로 남겨지며, 또 다른 불씨를 낳고 당기게 할 것이다. 목적을 달성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무릎을 꿇게 되는 것 또한 아니라는 뜻이다. 어쩌면 이 영화의 가장 큰 성취는 영화의 처음에서는 쉽게 드러나지 않았던, 실제로 망가진 시스템 속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었을, '악(惡)'을 지지하고 지켜준 수많은 동조자의 행태를 끝내 목도하게 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p> <p contents-hash="25fb905fb2cbd0878a6030eb3611de523161d2900adeb4dd6d2bb7c078c69a32" dmcf-pid="82shOlzTzB" dmcf-ptype="general">06.<br>"사촌 동생을 살리고 싶었을 뿐인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죠."</p> <p contents-hash="8668d6c957fc58a22671ccc5fd8c8ed64beb4fff51db54da91a12525673c51c8" dmcf-pid="6VOlISqypq" dmcf-ptype="general">미국은 오랫동안 자유와 정의의 나라라고 불려 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경찰 권력의 남용, 인종차별, 제도적 불평등과 같은 어두운 그림자 또한 드리워져 있다. 영화 <레블 리지>는 그 그림자 속으로 카메라를 들이민다. 잔혹한 폭로가 아닌, 치밀한 서사를 통해서다. '민간 자산 몰수' 제도로 인해 미국 내 수많은 시민이 삶과 권리를 잃었다는 기록은 분명히 남아 있다고 한다. 권력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악용하는 공권력은 단지 법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p> <p contents-hash="35119d76c409b99d5c68a4a34f49b768b81afe5de329271b629c3194d8a79cad" dmcf-pid="PfISCvBW0z" dmcf-ptype="general">이 영화는 액션영화가 어떻게 사회적 메시지를 품을 수 있는지, 복수라는 장르가 어떻게 윤리를 재정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드문 예시다. 우리는 자주 영웅을 원하지만, 때로는 그런 영웅조차도 우리가 만든 시스템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렇게 이 영화는 한 사람의 투쟁이 아닌, 모두가 감당해야 할 정의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침묵하지 않겠다는 결심, 그것이야말로 가장 고요하지만 가장 단단한 저항이 될 테니까.</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여행을 대신해' 홍수현 "행복 호르몬 나오는 작품…힐링 돼" 07-29 다음 이펙스, "눈물나게 고마워"…기세 美쳤다 07-2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