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갈라파고스 코리아]①8년째 '빗장'…변동성 키워 투기판 조장

작성일 07-2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2017년 긴급대책으로 외국인 불허 '김치 프리미엄·계엄빔' 등 부작용 "고립된 시장, 건전화·발전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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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진입과 국내 업체의 해외 진출이 양방향으로 모두 막히면서 한국 가상자산 시장이 고립된 섬 '갈라파고스'가 됐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가상자산도 주식처럼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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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등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거래비중은 전체 거래금액의 30%에 이른다.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딴판이다. 눈을 씻고 봐도 외국인 투자자를 찾기가 어렵다.
 가상자산 거래규모가 주식시장에 버금갈 정도로 커졌지만 철저히 내국인만의 리그로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 똑같은 비트코인도 국내에선 더 비싼 값을 주고 사야한다.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다. 외국인 진입 제한 등으로 글로벌 시장과 단절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투자자가 오로지 개인에 국한되다보니 시장을 왜곡하기도 쉽다.
 주식 버금가는데 아직도 비제도권 취급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 전면 금지는 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말 가상자산이 폭등하고 비정상적으로 과열되면서 다급해진 정부는 그해 12월 시장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긴급대책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그림자 규제는 대부분 이 때 시작됐다.
 당시 실질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막은 것은 실명제다. 2018년부터 고객확인제도(KYC) 등 실명제가 실시되면서 은행 실명계좌가 없고 거주지 등을 입증하지 못하는 국내 비거주 외국인은 개인·기관 모두 국내 거래소 이용이 금지됐다.
 국내 거래소의 해외 진출도 비슷한 시기에 막혔다. 당시 비제도권으로 '도박장' 취급을 받던 업비트와 빗썸 등 거래소들은 해외 진출을 비롯해 오더북 공유, 결제 등 모든 사업에 제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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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지난 8년간 갈라파고스가 된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독특한 시장이 됐다. '알트코인 천국'으로 불리는가 하면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고유명사를 만들어 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계엄빔'으로 비트코인이 순간 5000만원이나 폭락하는 유일한 국가가 됐다.
 한국의 가상자산 가격이 글로벌 시세에 비해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김치 프리미엄은 이미 고착화된지 오래다. 비트코인은 미국 등에서 최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국내에서는 김치 프리미엄 덕에 이미 올해 1월 최고가를 기록했다.
 활황장 땐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10% 이상 높게 거래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비싼 가격에 산 국내 투자자들은 하락시 더 큰 손실을 입고,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투기 세력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기도 했다. 주식시장처럼 개인이 팔면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가 받아줘야하는데 오로지 개인만 있다보니 쏠림현상을 제어하기도 쉽지 않다. 자칫 '개미지옥'이 벌어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다.  
 동떨어진 韓시장…멍드는 개미들
 정치 이슈에 따라 시장이 크게 흔들리기도 한다.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때 비트코인 등 모든 가상자산이 30~50%가량 폭락하며 아비규환을 연출했다. 당시 해외 시세는 변동이 없었다.
 이 밖에도 해외 거래소와 교류가 없다 보니 국내에서만 상장돼 주로 거래되는 '김치코인' 도 많다. 대부분 김치코인은 빈번한 시세 급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아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원칙적으로 외국인 투자 금지는 자금세탁방지(AML)와 불법 자금의 유통을 막기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이후 제도화 과정에서 '트래블룰(자금송수신규칙)'이 만들어지고 KYC, 의심거래보고(STR) 등 대비책이 마련돼 시장 환경도 변한만큼 이제는 무작정 외국인 투자를 막는 정책은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초기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 조달 등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 투자 금지가 시행됐지만 이제는 시장이 제도화된 만큼 관련법의 재개정을 통해 외국인 진입을 허용해 글로벌 시장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고립된 시장은 이용자 피해를 야기하고 산업 발전도 막게 된다"고 말했다.
 최용순 (cy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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