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란 습기와 자비란 그늘로 키워낸 세계 '미세리코르디아'[최영주의 영화관] 작성일 07-29 3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77wfGilorc"> <div contents-hash="a260ff01cea700bfcaf567b1abab6bc9a5dda2d09d9d40f946705272263bd3a4" dmcf-pid="zzr4HnSgOA" dmcf-ptype="general"> <div> <strong>핵심요약</strong> <div> 외화 '미세리코르디아'(감독 알랭 기로디) </div> </div>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541317bb6e134e1da8c33430ae0abc9c94df856e26b6019ac6e9aba8f2afc576" dmcf-pid="qPWn7wtsOj"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외화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IMDb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9/nocut/20250729050347843lkil.jpg" data-org-width="710" dmcf-mid="3rFrPW9HI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9/nocut/20250729050347843lkil.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외화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IMDb 제공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d40e84f25952dd9c250c7dfe30cca941184a068681175a6984f93a0cd6de3b81" dmcf-pid="BQYLzrFOIN" dmcf-ptype="general"> <br><span>때로 영화의 러닝타임은 영화관을 나선 후에도 이어집니다. 때로 영화는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비로소 시작합니다. '영화관'은 영화 속 여러 의미와 메시지를 톺아보고, 영화관을 나선 관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span> </div> <p contents-hash="41371e0511dfab80bee58093bb8a9e5a1a70d9163e07c55d7491e07ffcf3562d" dmcf-pid="bxGoqm3IIa" dmcf-ptype="general"><strong><span>※ 스포일러 주의</span></strong></p> <p contents-hash="ad7ba4d62dea02524e5a5f86357594f00a9dd27cae202327d77271f57a4d02b4" dmcf-pid="KMHgBs0Cwg" dmcf-ptype="general">구불구불 길게 이어진 길을 운전해 마을로 향하는 제레미의 모습을 따라가는 영화의 시작부터 알랭 기로디 감독이 선사하는 기묘한 긴장의 세계로 이미 진입했는지 모른다. '미세리코르디아'는 욕망이란 습기와 자비라는 그늘로 키워낸 기로디의 매력적인 세계를 음미할 수 있는 작품이다.</p> <p contents-hash="1d693a096a848fa17b07cfca910f000e5aa2db0e9fc417b116a4b356705f6c2e" dmcf-pid="9RXabOphOo" dmcf-ptype="general">제레미(펠릭스 키실)는 과거 자신이 일했던 빵집 사장의 장례식을 위해 고향 마을로 돌아온다. 미망인 마르틴(카트린 프로)의 부탁으로 그 집에 며칠 더 머무르기로 하지만 아들 뱅상(장 밥티스트 뒤랑)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어릴 적 친구 왈테르(다비드 아얄라)도 그를 경계한다. 마을 성당의 노신부 필리프(자크 드블)도 감시하는 듯 그의 주변을 맴도는 가운데, 주인공을 둘러싼 사람들의 기이한 태도 속에 뜻밖의 실종 사건이 발생한다.</p> <p contents-hash="f6bd7a589ee37725c00b4ffb2eb1be8170673188cd1c890074e5691b2618f140" dmcf-pid="2eZNKIUlEL" dmcf-ptype="general">프랑스 거장 알랭 기로디 감독의 '미세리코르디아'(Miséricorde)는 영화의 배경 중 하나인 축축한 숲의 분위기를 가져와 버섯과 침대로 긴장과 욕망, 어두운 유머를 엮어내며 관객들을 자신의 세계로 초대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d00e0a396ad56f368c4eb24bcee11c20ad27b785e5f2f3916782fdfa0ec65cb6" dmcf-pid="Vd5j9CuSEn"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외화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IMDb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9/nocut/20250729050349132allb.jpg" data-org-width="710" dmcf-mid="0NvOMHf5s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9/nocut/20250729050349132allb.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외화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IMDb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239856f3d4c2fdbb9d791ec9a5753f6f4843e72ca933550fd2d69aaf5c13c736" dmcf-pid="fJ1A2h7vEi" dmcf-ptype="general"><br>영화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뱅상의 죽음은 중요하면서도 중요하지 않다. 기실 뱅상의 죽음을 정말로 슬퍼하는 이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을 던진 채로 장면들을 복기해보면, 정말 뱅상의 죽음은 중요한 걸까 의문이 생긴다.</p> <p contents-hash="8682e934d86f62200ba6fb6071179b37adcf5f523e51f4ac2839d93d8fd0059c" dmcf-pid="4itcVlzTDJ" dmcf-ptype="general">그러나 뱅상의 죽음은 일종의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 특히 마르틴과 필리프에게 뱅상의 죽음은 오히려 자신들의 원하는 것을 손에 쥘 수 있는 조건이 된 셈이다.</p> <p contents-hash="6246d0f468957b98cfc20a1a7acdf9de2b22bdb4a21a8665a79bfdc35f179dc3" dmcf-pid="8nFkfSqyEd" dmcf-ptype="general">그렇기에 뱅상의 죽음은 중요하다. 영화적으로 뱅상의 죽음은 고요함을 넘어 적막할 정도로 억제된 욕망이 풀려날 수 있는 계기다. 모든 것의 발단인 제레미를 마을에서 몰아냄으로써 이전으로 돌아가려 했던 뱅상의 죽음은 축축하고 어두운 땅 밑에서 꿈틀대던 욕망을 결국 땅 위로 자라나게 만든 촉매가 됐다. 뱅상의 죽음 이후 그 죽음을 양분 삼아 크기를 더해가는 마르틴과 필리프의 욕망이 제레미를 둘러싸는 모습이 전개된다.</p> <p contents-hash="b1e6832e886e44d63de60820551a321ce67f031def2e09c501c437ebae1286f6" dmcf-pid="6L3E4vBWre" dmcf-ptype="general">이러한 맥락에서 영화의 처음부터 언급되는 버섯은 중요한 매개체다. 특히 제레미가 뱅상을 파묻은 땅 위에서 자라난 버섯은 중요한 상징성을 갖는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8a06a0aa7e82bf73b0b151649d85579c576747816e29ed70669ca55f410c83ef" dmcf-pid="Pr2vnFxpDR"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외화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IMDb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9/nocut/20250729050350560bmns.jpg" data-org-width="710" dmcf-mid="pBID8TbYm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9/nocut/20250729050350560bmns.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외화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IMDb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5801457e8e90cda1d66e3dc7ac26ef711efcaf7e558e93529f8690784287e255" dmcf-pid="QmVTL3MUsM" dmcf-ptype="general"><br>버섯은 기본적으로 어둡고 축축한 곳에서 자라난다. 영화에서 버섯은 곧 욕망의 투영체이고, 욕망은 버섯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버섯의 자실체는 모든 생육 조건이 충족될 때 자라난다. 그리고 영화의 인물들은 저마다의 버섯, 즉 욕망을 지니고 있다.</p> <p contents-hash="e67ee1c7687518d053a862e3313231e7fe28d684ed5c08d3439d64cdff3855ac" dmcf-pid="xsfyo0Rumx" dmcf-ptype="general">제레미는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채 마을을 떠났다 다시 돌아온 인물이다. 제레미의 욕망은 균사체처럼 그의 내면에 잠들어 있다가 마을에 와서 그가 사랑했던 남자의 죽음을 마주한 후 조금씩 밖으로 비져나온다. 그리고 마르틴과 필리프의 욕망이란 자실체는 뱅상의 아버지의 죽음이 불러온 제레미라는 조건, 그리고 뱅상의 죽음이라는 조건이 충족되며 밖으로 드러난다.</p> <p contents-hash="25b681d133544a11810b082f775f3fdaa2164d4f7b933b4da271625c59342c5a" dmcf-pid="y9CxtNYcOQ" dmcf-ptype="general">그렇기에 제레미가 마르틴, 필리프 신부와 함께 뱅상의 시체를 묻은 땅 위에서 자라난 버섯으로 만든 요리를 나눠 먹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이전에 필리프는 얼마나 버섯을 잘 찾아냈는지, 그가 자신만이 아는 은밀한 장소가 있다고 언급한 장면도 떠올려보자. 그리고 제레미가 과연 버섯을 딴 적이 있는가 역시 말이다. 그리고 이 버섯을 요리한 것이 마르틴임을 상기해 봐야 한다.</p> <p contents-hash="697f51facd44bdc9e5927f2f750f115ce50aface9ea32f03dd37dbc0853e4376" dmcf-pid="W2hMFjGkmP" dmcf-ptype="general">걸어 잠갔던 욕망의 빗장을 푼 이들이 뱅상이라는 제물을 숲에 바쳐 자라난 버섯을 나눠 먹는 행위는 어둑하고 축축한 욕망을 공유한다는 것처럼 다가온온다. 욕망을 단순히 공유하는 것만이 아니다. 먹는다는 의식을 통해 그들은 갈망하던 제레미라는 욕망을 간접적으로 충족시킨다.</p> <p contents-hash="39a4a481496cfc131ee8f9121b252e3ba01adfa0ef972ce59c3ca82c78bb0e78" dmcf-pid="YVlR3AHEO6" dmcf-ptype="general">그렇게 뱅상의 시체를 양분 삼아 자라난 버섯을 먹는 장면은 세 인물의 중요한 의식이자 영화에서 그들의 욕망이 어떻게 완성될지 암시한다. 그런 만큼 해당 장면에서 각 인물의 얼굴과 눈빛에 무엇이 담겼는지 바라보면 해당 시퀀스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p> <p contents-hash="e24da7d73790951c5bc1c7f28c2db76567e0bef4188bfb7f925c64b8bc89dab3" dmcf-pid="GfSe0cXDs8" dmcf-ptype="general">'미세리코르디아'에서 버섯을 먹는 장면만큼 눈에 띄는 장면이 있다. 마르틴과 필리프가 제레미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을지, 긴장이 흐르는 기묘한 그들의 관계 속에 담긴 갈망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 두 번 나온다. 바로 제레미와 필리프의 성기가 고스란히 노출되는 장면이다.</p> <p contents-hash="fcf837398a66804e7892af9468bb23151399a0f2519518ba92aa8bb94446544d" dmcf-pid="H4vdpkZwI4" dmcf-ptype="general">억압된 성적 욕망과 종교적 위선 속에서 욕망의 대상이 된 자의 성기, 욕망하는 자의 성기가 두 번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여기에서 드러나는 건 제레미의 욕망이 아니다. 오히려 이는 마르틴과 필리프의 잠재된 욕망을 보여주는 장면이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554253b55d9b8c51c772fd09de8c9bc8185a55b1fa1665c5135f50a597ba80a" dmcf-pid="X8TJUE5rwf"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외화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IMDb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9/nocut/20250729050351824dfox.jpg" data-org-width="710" dmcf-mid="U4tGNuJqs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9/nocut/20250729050351824dfox.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외화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IMDb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43358a36fc74866d34b2c3505588a1e6e215830e352b9cd45e0874644ae7a3d3" dmcf-pid="Z6yiuD1mOV" dmcf-ptype="general"><br>적나라하지만 결코 모든 것은 적극적인 형태로 온전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버섯이 땅 위로 솟아오르기 전에 땅속에서 은밀하게 숨어 있듯이 영화 내내 등장하는 침대가 버섯처럼 작동한다. 침대는 성기만큼 직접적이진 않다. 그러나 침대에 홀로, 혹은 둘이 누워있는 모습과 침대를 가로지르는 경찰의 모습 등 침대가 나오는 시퀀스는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성적인 긴장과 서스펜스를 자아낸다.</p> <p contents-hash="67d0814356cce05bd7b0d38a829c2a607796fa98569e977b4052cb2b2ad5397d" dmcf-pid="5Hnpsfc6O2" dmcf-ptype="general">이렇게 영화 내내 긴장과 서스펜스는 직접적이고 적나라하지 않은 방식으로 존재하다가 조건을 충족할 때 직접적으로 발아한다. 마치 균사체들이 땅 밑에서 언제 그 조건을 충족해 기실체로 자라날지 모르는 것 같은 분위기는 곧 감독이 이 영화를 끌어가는 방식이다.</p> <p contents-hash="147972e45cc9512e52ec2d2c11c2e7d8271baf134694a4f7067954d5fffcef24" dmcf-pid="1XLUO4kPm9" dmcf-ptype="general">영화 내내 억압된 욕망을 발아해 나간 인물들은 은밀하게 우리의 내면에 자생한 끝에 어둡고 맵싸한 유머와 질문을 만들어 냈다. 결국 영화의 시작, 구불구불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 기로디의 세계에 들어온 우리가 엔딩에서 마주한 것은 여러 의미에서 영화의 제목인 '미세리코르디아', 즉 '자비' 아닐까 싶다.</p> <p contents-hash="bd27a6750c1fede711213941f00c02179eda5de97f11a8c976244d64c8a0cbe4" dmcf-pid="tZouI8EQOK" dmcf-ptype="general">103분 상영, 7월 16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6a336458f0d5b2e60c8f5d87ee174ccc2c50a2f8c374230217ff85b722ed298f" dmcf-pid="F5g7C6DxOb"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외화 '미세리코르디아' 포스터. 엠엔엠인터내셔널㈜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9/nocut/20250729050353167rmkr.jpg" data-org-width="710" dmcf-mid="ufGoqm3ID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9/nocut/20250729050353167rmkr.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외화 '미세리코르디아' 포스터. 엠엔엠인터내셔널㈜ 제공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4c3da6eb55af4046fede4e5bf8672cb969354951d96171e818b8d98cac266979" dmcf-pid="31azhPwMOB" dmcf-ptype="general"> <strong>※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strong> <ul> <li> <strong>이메일 :</strong><span><span>jebo@cbs.co.kr</span></span> </li> <li> <strong>카카오톡 :</strong><span>@노컷뉴스</span> </li> <li> <strong>사이트 :</strong><span>https://url.kr/b71afn</span> </li> </ul> </div> <p contents-hash="0f98a5402a59f1eab9a123bf0feba6dea8f499997c6f143a5d7cc5619dd0c3b5" dmcf-pid="0tNqlQrREq" dmcf-ptype="general">CBS노컷뉴스 최영주 기자 zoo719@cbs.co.kr</p> <p contents-hash="4af215544da99aaaa4fea3a2b71275956c5a56119a1ef6207113c45fe5eeda29" dmcf-pid="pFjBSxmerz" dmcf-ptype="general">진실엔 컷이 없다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오늘의 주요일정]과기정통부·방통위·우주청(7월29일 화요일) 07-29 다음 장영란, 4번째 눈성형 후 놀라운 미모…인형 같아 07-2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