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2㎞… 동료·작전 없이는 못 달린다 작성일 07-29 27 목록 <b>포가차르 ‘투르 드 프랑스’ 2連覇</b><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7/29/0003919888_001_20250729003618764.jpg" alt="" /><em class="img_desc">노란색 저지를 입은 타데이 포가차르가 투르 드 프랑스 마지막 레이스가 열린 27일 파리 개선문 옆을 질주하고 있다. 그는 총 3302km를 76시간 32초에 주파해 통산 네 번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AFP 연합뉴스</em></span><br> “우리가 팀으로 벌인 레이스, 훌륭한 팀 분위기와 정신력 덕분에 가능한 영광입니다.”<br><br>27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에서 개인 통산 4번째이자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투르 드 프랑스’ 종합 우승을 차지한 슬로베니아의 ‘사이클 영웅’ 타데이 포가차르(27)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23일간 프랑스 전역을 돌며 21구간 총 3302km를 76시간 32초에 주파했다. 2위 요나스 빙에고르(덴마크·29)와의 격차는 4분 24초였다. 한 번만 더 우승하면 에디 메르크스(벨기에) 등 4명의 사이클 전설들이 보유한 대회 역대 최다 우승(5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br><br>이런 개인적 성취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그는 우승의 비결을 설명할 때 ‘우리는(We)’이라는 표현을 썼다. 포가차르는 “우리는 계속 함께 싸운 덕분에 2주째 들어 결정적으로 치고 나갔고, 마지막 주엔 여유가 생겼다”며 팀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br><br>이는 투르 드 프랑스 같은 도로 사이클 대회는 우승자를 가리는 개인전이지만 ‘팀 경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8명으로 구성된 팀에서 종합 우승을 노리는 ‘리더’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선수는 ‘우승 도우미’로서 존재한다. 주로에서 리더가 최고의 기록을 낼 수 있게 바람을 막아주고, 체력을 비축시키며, 속도를 조절하는 것부터 경쟁 팀의 페이스를 흐트러트리는 등 세부 역할을 수행한다. 음료를 보급하거나 돌발 사고로 리더의 자전거에 문제가 생기면 자기 자전거를 내주는 것도 팀원들의 몫이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사이클 선수라도 투르 드 프랑스에 혼자 출전한다면 우승은커녕 완주도 쉽지 않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7/29/0003919888_002_20250729003619507.jpg" alt="" /><em class="img_desc">그래픽=양인성</em></span><br> 우승 경쟁을 벌이는 팀들은 3000㎞ 넘는 장거리 주로에서 끊임없이 전술 대결을 펼친다. 포가차르가 올해 대회 우승의 ‘결정적 순간’으로 꼽은, 피레네 산맥의 산악 지형을 달린 12구간 레이스가 대표적이다. 포가차르가 속한 팀 에미리츠는 라이벌 빙에고르의 팀 비스마를 상대로 여러 전술을 복합 활용해 시간 격차를 크게 벌렸다. 당시 팀 에미리츠는 메인 주행 그룹 앞에서 속도를 올려 전체 페이스를 주도했고, 포가차르는 동료들의 보호로 바람의 저항을 덜 받으며 치고 나갈 찬스를 노리고 있었다. 격한 레이스에 경쟁 팀 선수들이 하나둘 처지며 대열이 무너질 때 에미리츠 팀원 한 명이 그룹을 이탈해 앞으로 내달렸고, 포가차르가 그 뒤에 바짝 붙어 속도를 올렸다. 라이벌 빙에고르가 포가차르를 뒤쫓았지만, 그를 도와줄 팀원들은 이미 후방 그룹으로 처진 상태였다. 홀로 주행한 빙에고르는 체력이 방전됐고, 포가차르는 마지막 스퍼트로 단독 질주해 구간 승리를 따냈다. 누적 기록에서 빙에고르와의 격차를 2분 이상 더 벌린 대승이었다. 2022~2023년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 빙에고르는 이번 대회에선 팀원들과의 조직력에서 허술함을 드러내며 준우승에 그쳤다.<br><br>팀 에미리츠 선수들은 일명 ‘산악 열차’ 전술도 적절히 활용해 포가차르의 우승을 도왔다. 팀 선수들이 열차처럼 한 줄로 산악 구간을 오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리더인 포가차르는 맨 뒤에 있고 선두 동료들만 교체하며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힘이 남은 포가차르가 마지막에 스퍼트하는 전술이 톱니바퀴처럼 들어맞았다.<br><br>때로는 대회 중간 팀원 간 역할과 전술이 바뀌기도 한다. 이번 대회 팀 레드불의 리더는 노장 프리모즈 로글리치(슬로베니아·36)였는데 초반 레이스에서 자전거에서 넘어지는 사고로 고전하자 플로리안 리포비츠(독일·25)가 새 리더로 낙점됐다. 이후 대회 중반 누가 누구를 도와야 하는지 혼란이 빚어졌으나 로글리치가 리포비츠를 돕는 ‘보조자’ 역할을 받아들였다. 리포비츠는 그 덕에 생애 처음으로 종합 3위를 했고, 화이트 저지(25세 이하 1위)를 입는 기쁨을 맛봤다.<br><br> 관련자료 이전 [오늘의 경기] 2025년 7월 29일 07-29 다음 육상 400m 계주 첫 금… “올림픽 노린다” 07-2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