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달리긴 했는데, 엉뚱한 방향... '전독시' 이래서 아쉽다 작성일 07-28 3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영화 전지적></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4dzbcW9Hp6"> <p contents-hash="656745ed393f8003bac9fbef5961a7a8a0719ae571f03c44b0de4a2a04ff738b" dmcf-pid="8JqKkY2Xu8" dmcf-ptype="general">[원종빈 영화전문기자]</p> <p contents-hash="c36fa1bead70a1f4fe76bdf8b7754c817f66c57eb2b5f9e512eb751b98ca7ca7" dmcf-pid="6iB9EGVZ04" dmcf-ptype="general"><strong>(*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trong></p> <p contents-hash="3c1f682dc9f9236a9defad6a46f90a6e9397534a50acdacdc814753ed04eba6a" dmcf-pid="Pnb2DHf57f" dmcf-ptype="general">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유일한 독자, '김독자'(안효섭). 그가 계약직으로 일하던 회사를 퇴사하는 날, 10년 동안 연재한 소설도 끝난다. 오랜 기간 애정을 쏟았던 소설의 결말을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었던 김독자는 작가에게 날카로운 피드백을 남기고, 예상치 못한 답장을 받는다. 바로 직접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서 결말을 바꿔보라는 것.</p> <div contents-hash="93add368bfc14348c059e4e59de0714246854c75c2b1948973183fb66ae4384a" dmcf-pid="QLKVwX41uV" dmcf-ptype="general"> 김독자가 답장을 확인한 순간, 그의 눈앞에는 세계가 멸망했다는 상태창과 소설 속 도깨비가 등장하고 소설에서만 봤던 미션들이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그 순간 김독자는 깨닫는다. 자신만이 이 시나리오의 전개와 결말을 알고 있으며, 더 나아가 소설 속 주인공인 회귀자 '유중혁'(이민호)을 찾아야만 자기 목숨과 이 세계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4ad03e2d438e8921f1d079fe1fde091d8e639a50deefb7d68377667fc96e1df6" dmcf-pid="xCngX9NfF2"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44801551coyn.jpg" data-org-width="1200" dmcf-mid="bLLszeIip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44801551coyn.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롯데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a956918f2139182bfb2eb17bac50c2e67ba34098beb070ffafc2cb035d14c2c9" dmcf-pid="yf5FJs0Cz9" dmcf-ptype="general"> <strong>실패로 귀결된 올인</strong> </div> <p contents-hash="90877ca9c6a1992bfcdb6a729a5bef3c64968fdb06d8f4b61dc739b5ff169781" dmcf-pid="W413iOph0K" dmcf-ptype="general"><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의 영화화 소식은 기대보다는 걱정이 큰 뉴스였다. 이유는 여럿이지만, 장르의 속성이 특히 문제였다. 영화와 웹소설, 두 장르는 본질적으로 접점을 찾기 어렵다. 극장에서 개봉하는 상업 영화는 대중을 공략해야 하는 상품이다. 심지어 손익분기점이 관객 600만 명인 영화라면 특정 세대나 성별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갖춰야만 한다.</p> <p contents-hash="c31624c0504a2024a2b90e44ee7a08234d7feb09e4a35aee95f048d70f8c661f" dmcf-pid="Y8t0nIUl3b" dmcf-ptype="general">웹소설은 본질적으로 대중적이지 않다. 인기작, 흥행작이라 해도 웹소설이라는 장르는 기본적으로 웹툰보다도 더 특수한 틀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웹소설은 주인공의 사회적 성공을 통한 대리만족을 추구하고, 즉각적인 성장과 복수를 통한 '사이다' 전개를 보여주는 데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상태창'을 비롯한 특유의 클리셰가 적극 활용된 게임 판타지의 문법이 더해지면 특수성은 배가 된다.</p> <p contents-hash="3293297ccb309a0011118fd2fb1cb03e293f8ec201cefdd0cae98e8748e0182e" dmcf-pid="G6FpLCuSzB" dmcf-ptype="general">바로 이 지점에서 <전독시>는 필연적으로 한 가지 과제를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바로 웹소설의 특수성과 영화의 보편적인 감성을 화학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것. 이에 <전독시>는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전략적으로 벤치마킹한 듯하다. 몇몇 세계관 설정이나 캐릭터들의 기본적인 특성만 남겨둔 채, 메시지와 이야기는 익숙한 형태로 바꿨다. 이는 설령 원작 팬들에게 비판받더라도, 대중성을 잡겠다는 선택과 집중이라 할 수 있다.</p> <p contents-hash="84c5a1852a9f27721097daf6ea4ab864f11e3ae59a1c171250c8b9565379245a" dmcf-pid="HP3Uoh7vpq" dmcf-ptype="general">하지만 <전독시>의 해답은 그저 미봉책에 그치고 말았다. 정작 일반 관객마저 설득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서사로 탈바꿈한 김독자의 이야기는 매끄럽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문제는 굳이 김독자가 아니어도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이야기로 117분을 채웠다는 것. 그 결과 <전독시>는 볼거리만 빼면 다른 사회 비판 작품과 다를 게 없는, 관객으로서는 선택할 이유가 없는 영화가 됐다.</p> <p contents-hash="333feead95db7bea9b79aa602f472bb6c15a6a83ab9c33901b66badd0e2e42a6" dmcf-pid="XQ0uglzTFz" dmcf-ptype="general"><strong>독자(讀者)에게 독자(獨自)의 길을 묻다</strong></p> <p contents-hash="a6138f9d588c5ff5ab5639bd2bfca84a56af1bf0b18125e0283d664b3fd38ae4" dmcf-pid="Zxp7aSqyF7" dmcf-ptype="general"><전독시>의 핵심 서사는 김독자와 유중혁의 갈등이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하 <멸세법>)의 유일한 독자인 김독자는 알고 있다. '성좌'들의 놀이터가 되어 버린 이 세계의 운명이 유중혁의 목숨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멸세법'의 주인공인 유중혁은 주어진 미션에 실패해도 회귀해서 다시 미션을 수행할 수 있지만, 그가 실패했을 때 존재하던 세계는 소멸한다.</p> <p contents-hash="9f4a81e62a1b04f33fcd9eb582612a78b80812c7d9567390968df35f336e218a" dmcf-pid="5MUzNvBWpu" dmcf-ptype="general">그렇기에 김독자는 유중혁을 도우려 한다. 소설 상으로는 충무로역에서 화룡과 전투를 벌이다가 죽을 예정인 유중혁의 운명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만 본인도 생존할 수 있고, 지하철에서부터 동고동락한 동료들도 살릴 수 있다. 김독자는 자기 도움을 받아서 화룡을 물리치라고 제안하며 유중혁에게 접근한다. 자신이 예지력 비슷한 능력을 지녀서 주요 시나리오와 미션, 장소 및 아이템과 같은 온갖 정보를 알고 있다고 어필한다.</p> <p contents-hash="80ac83cc178d3c99c70215161e6209e9d08217d419d45f98c11e86194efe5054" dmcf-pid="1RuqjTbY3U" dmcf-ptype="general">하지만 유중혁은 김독자의 제안을 거절한다. 필요한 정보를 주면 알아서 화룡과 싸우겠다고. 더 흥미로운 것은 그의 역제안이다. 그는 김독자가 금호역에서 충무로역까지 살아서 오면 조건부로 제안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긴다. 실제로 김독자가 충무로역에 기어코 도달하자 그는 이렇게 제안한다. 무작위로 생성되는 초록색 타일 위에 서야 괴물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그린 존'에서 살아남으라고.</p> <div contents-hash="d5d05b59e9038674795afbfbb75d65b3795b79497e8502631a9248f91596fcac" dmcf-pid="tUlTfaWApp" dmcf-ptype="general"> 단순히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설령 동료들이 목숨을 잃어도 그들을 돕지 않고 홀로 살아남으라고도 요구한다. 즉, 유중혁은 혼자서 움직이는 걸 선호하는 자기 방식을 따를 수 있는지 증명하라면서 김독자를 시험에 빠트린다. 자기 목숨과 이익부터 먼저 챙길 것인지, 아니면 남을 돕다가 같이 죽을 것인지. '멸세법'의 유일한 독자(讀者)였던 김독자에게 독자(獨自)가 될지 말지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셈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a3e7bb7d9583ecf853f4141fdccf0f3d5114ca748d71bb9fe634d377126b157c" dmcf-pid="FuSy4NYcz0"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44802910qesx.jpg" data-org-width="1280" dmcf-mid="KoAS2oTNU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44802910qesx.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롯데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cd63cd1dcbed21f350e672cf1fbe0d9ceb2deff5d4e7ee32db76971bb0672566" dmcf-pid="37vW8jGk73" dmcf-ptype="general"> <strong>독자(獨自)가 될 수 없는 이유</strong> </div> <p contents-hash="a57558b7ca1a2f9783cbf5937e4a9986b2cf3f9d3f9bd7d8580b611ba701ef73" dmcf-pid="0zTY6AHE7F" dmcf-ptype="general">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김독자는 흔들린다. '멸세법'의 원래 전개대로라면 유중혁의 말을 따를 때 생존 확률이 높아지니까. 또 세계가 멸망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으려고 타인을 속이고 짓밟는 광경을 이미 목격했기에 현실을 비관하기도 한다. 그러나 초록색 타일 위에 가만히 서 있는 자신과 달리 다른 시민들까지도 구하기 위해 괴물들과 혈투를 벌이는 동료들을 보면서 김독자는 과거를 떠올리고, 결심한다.</p> <p contents-hash="32c9aa7313b0bd7ee1fabf4e413befde299f90aaa800862a554cd07b4c6a0473" dmcf-pid="pqyGPcXD0t" dmcf-ptype="general">모든 미션을 완료한 유중혁 외에 다른 인간은 모두 죽은 '멸세법'의 결말은 김독자의 인생을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으니까. 김독자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세상에서 줄곧 피해자였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비명문대 출신이라고 무시당하고, 계약직의 설움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왔다. 그렇기에 단 한 명의 강자, 곧 독자의 삶과 이야기 외에는 무가치하다는 소설과 유중혁의 길을 김독자는 결코 긍정할 수 없다.</p> <p contents-hash="ac58281b704bbc93bd9966a51230a392b6892598b6459ee5bf70b194cc82039d" dmcf-pid="UBWHQkZwU1" dmcf-ptype="general">그래서 그는 유중혁과 같은 독자(獨自)의 길도, 주어진 전개를 따르기만 하는 독자(讀者)의 길도 아닌 새로운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즉, <전독시>는 경쟁과 약육강식의 원칙, 본능적인 이기심의 길 외에 이타적으로 공존하는 삶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자 한다.</p> <p contents-hash="ee14688aae78fe4d52b600f5c6c20d351eceda96791cc6f0101ed22785358f34" dmcf-pid="ubYXxE5rp5" dmcf-ptype="general">김독자의 선택에 담긴 함의는 다른 캐릭터의 사연을 만나 확장되고 강화된다. 예를 들어 수류탄 투척 훈련 중 수류탄을 놓친 훈련병을 구하지 못했다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부사관 '이현성'(신승호)은 혼자 살아남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아는 캐릭터다.</p> <p contents-hash="a9487f7cdcd19190928ca31c89a06a88b5dcb41758f9619aeeff01f08dde57cb" dmcf-pid="7KGZMD1muZ" dmcf-ptype="general">'이지혜'(지수) 또한 김독자와 유사한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결국 이들은 도깨비들이 만든 규칙에 도전해서 승리를 거두며 함께 살아남는 삶의 의미를 새삼 깨닫는다.</p> <div contents-hash="44ba11c19fd81087782c84bb2c1cdf67eaa5e15c1b2082962ac44db79e88f450" dmcf-pid="z9H5Rwts0X" dmcf-ptype="general"> <전독시>는 모두가 주인공으로서 한 장을 차지할 수 있는 삶을 이야기한다. 진화한 화룡을 제압하는 클라이맥스의 구성만 보더라도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유중혁 혼자서는 화룡에게 아무런 상처도 내지 못한다. 하지만 김독자, 이현성, 정희원, 이지혜, '유상아'(채수빈), '이길영'(권은성)가 한 팀으로 뭉쳐서 잠재된 능력을 모두 발휘하면 화룡도 제압할 수 있다. 액션의 구성으로서 메시지를 온전히 시각화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18168313d5fc8cdbf1c4a417d497ba3e7d8e378ec60b84e452d40504602c9ea" dmcf-pid="q2X1erFOzH"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44804360jzed.jpg" data-org-width="1200" dmcf-mid="2dFpLCuSu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44804360jzed.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td> </tr> <tr> <td align="left">ⓒ 롯데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4a9e5c68bcb1b38af28c628e1f1a33ceedab40ff6d81333eecc84e046542a311" dmcf-pid="Bxp7aSqyzG" dmcf-ptype="general"> <strong>메시지가 낳은 기시감</strong> </div> <p contents-hash="0aa9e4348fdb72cc2af3f215505a895adccd7978b7ea871b3999db224050fcd3" dmcf-pid="bMUzNvBWuY" dmcf-ptype="general">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지점에서 <전독시>는 매력을 잃는다. <전독시>의 메시지는 이 IP만의 특색이 아니기 때문이다. 승자 독식, 이기적 경쟁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동체의 중요성과 타인과 함께 사는 이타적 삶의 가능성을 강조하는 서사는 굳이 <전독시>가 아니더라도 여러 사회고발물에서 접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과 비교하더라도 휴머니즘의 상징이 된 성기훈과 김독자의 캐릭터성은 큰 차이가 없다.</p> <p contents-hash="02632017ad8d1f20317be7251c898adcddfe5cdfd0b239f55c88b1c94df0e776" dmcf-pid="KRuqjTbYFW" dmcf-ptype="general">이 기시감은 생존 게임과 같은 <전독시>의 구조로 인해 극대화된다. 지하철 칸에서 살아남으려면 생명 하나 이상을 죽여야 하는 미션은 <오징어 게임>에서 등장한 구슬치기나 숨바꼭질과 다를 게 없다. 금호역에서 더 많은 코인을 차지하기 위해 피해자를 만들어 내는 군상극은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숙소에서 서로를 죽고 죽이며 패거리를 이루는 정치극과 그 메커니즘이 동일하다.</p> <p contents-hash="fa053984ef1065a36d44661e05a7a74f9f1f7852e780517a45a441ed82141b92" dmcf-pid="9e7BAyKGFy" dmcf-ptype="general">충무로역에 만들어진 그린존은 그 정점이다. 사람들은 매번 숫자와 위치가 달라지는 초록 타일 위에 서기 위해서 서로를 끌어내리며 악전고투를 벌이는데, 이 장면은 <오징어 게임 2>가 선보인 짝짓기 게임과 절대 다르지 않다. 사회적 메시지도 그 자체로는 특별하지 않은 가운데,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식조차 익숙한 결과 <전독시>는 예상치 못하게 <오징어 게임> 열화판 혹은 게임 판타지 버전 <오징어 게임>처럼 보이기까지 한다.</p> <p contents-hash="bc46a9259c3dd2fa51897222a0feff4dfcbcb3ef066ae227e486d90af614de1f" dmcf-pid="2dzbcW9HpT" dmcf-ptype="general">만약 <전독시>가 차별화된 볼거리를 보여줬다면 이 기시감을 효과적으로 가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독시>는 그러지 못했다. CG로 구현된 스펙터클이 화려하지만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환상 속의 배경과 괴물 캐릭터는 눈요깃거리로서의 역할은 해낸다. 상태창이 뜨는 게임 판타지 세계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마치 RPG 게임을 스크린 위에 구현한 듯한 느낌도 있다.</p> <p contents-hash="ed84ed959658ac20dfd273aa3d8bf752465cd66fea3fa4b8ff7f6e67eaa3aa14" dmcf-pid="VJqKkY2XFv" dmcf-ptype="general">문제는 CG로 만들어진 화면만 볼 때와는 별개로 정작 배우들이 카메라에 잡힐 때는 배경과 인물이 따로 논다는 것. 자연히 CG를 즐기기에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CG로 구현한 판타지 세계관을 받아들일 심적인 여유를 주지 않아서 더 어색한 감도 있다. <전독시>는 받아들여야 하는 정보량이 많은 영화다. 갑자기 멸망한 세계, 도깨비와 괴물의 존재, 느닷없는 시나리오와 코인, 회귀자라는 또 다른 주인공과 판타지운 아이템 등등.</p> <p contents-hash="1d830f86a97feabcf0c34efabb0ad06503808b891c251dbdb764941cce17ba13" dmcf-pid="fiB9EGVZzS" dmcf-ptype="general">그런데 관객이 모든 설정을 이해할 틈도 주지 않고 영화가 빠르게 진행되니 몰입도는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청각적 요소도 상황을 악화한다. <전독시>는 상황이나 설정 설명을 온전히 대사에 맡겼다. 이런 상황에서 폭발음 등에 대사가 묻히는 경우가 잦다 보니 관객은 영화가 불친절하다고 느끼기 쉽다. 이 또한 CG의 화려함보다는 이질감과 같은 단점이 눈에 띄는 이유 중 하나다.</p> <div contents-hash="f15a67d9936425e97d73d7edb93e1d64b30f65b600c15f2acfb9310bd2a2b2f4" dmcf-pid="4nb2DHf57l" dmcf-ptype="general"> 그로 인해 마땅히 주목을 받아야 할 장점조차도 빛을 잃는다. 충무로역 액션 시퀀스가 대표적이다. 초반에는 일직선의 역사 구조를 활용해서 한 방향으로 내달리는 움직임을 반복하며 역동감을 선사한다. 화룡이 진화하는 순간 지하철 역사의 벽면이 붕괴해서 우주 공간이 펼쳐질 때부터는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입체적인 동선을 보여줌으로써 쾌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영리한 발상과 구성은 이질감과 불친절함에 의해 가려져 버린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92556211ec5962e990c59dab60dd85b7fe4f140c1d24ec3e5618c0b1fac32016" dmcf-pid="8LKVwX417h"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44805776kezt.jpg" data-org-width="1280" dmcf-mid="fKEruMsd0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44805776kezt.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롯데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c08d57a205fcf3688631193d75533910318d837cfbbcf7e025b5b8efd9b161c3" dmcf-pid="6o9frZ8tUC" dmcf-ptype="general"> <strong><전독시>가 보여준 현재와 미래</strong> </div> <p contents-hash="bd92adb7702d2011bd8df6dbcb1a06401dc1cb0925192a4ee749a246bf379f49" dmcf-pid="Pj4PIFxppI" dmcf-ptype="general">제작자인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는 <전독시>가 개봉 직후 600만 명이라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 어려운 흥행 추세를 보이자,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초반 타점이 별로 안 좋다. 그리고 원작 팬들이 계속 공격을 하고 있어서 힘들지만 겪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이 발언은 <전독시>가 흥행하지 못한 현재를 방증할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계의 어두운 미래를 예고하는 것처럼 느껴진다.</p> <p contents-hash="b1cfafb74e9174ef9236167d2fdbf15bd085e913ef40963abc05f39de1f4eb53" dmcf-pid="QA8QC3MU7O" dmcf-ptype="general">특수성이 무기인 웹소설을 보편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이상 이미 <전독시> 영화는 원작과 선을 그은 작품이다. 즉, 흥행 부진의 책임은 일반 관객에게 굳이 다른 작품 대신 <전독시>를 선택할 이유,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아야 할 이유를 제공하지 못한 영화 자체에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흥행 부진의 책임을 원작 팬들에게 돌리는 것은 실패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지 못했거나 일부러 외면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p> <p contents-hash="88e0de1933a34175774699f286aebb6a8322641ac11753ce8bdbbbc8410916af" dmcf-pid="xc6xh0Ruzs" dmcf-ptype="general">그러니 설령 <전독시>가 영화 소비 쿠폰과 문화의 날 효과에 힘입어 극적으로 흥행에 성공한다 해도 마냥 기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면 유사한 문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으니까. 더 나아가 <전독시>와 같은 실수를 다른 작품도 하지 말라는 법이 없고, 그럴수록 일반 관객이 영화관을 찾을 이유는 사라지기 마련이므로.</p> <p contents-hash="819764356b75e659c8d1374aa9a3b480d4b2ad7c3c0b60405d377ba83a120d1a" dmcf-pid="yuSy4NYc3m"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개인 블로그(https://blog.naver.com/potter1113)와 브런치스토리(https://brunch.co.kr/@potter1113)에도 실립니다.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갑상선암 수술 민지영, 줄줄 새는 돈 “우리 통장은 텅장이 되고”(민지영TV) 07-28 다음 신동엽, 재혼 김준호에 돌직구 “두 번째 결혼식도 이렇게 화려해?” (미우새)[결정적장면] 07-2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