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에 미래를 묻다⑦]AI 시대, ‘AI 반도체’로 승부하자

작성일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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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class="link_figure"><img alt="류상완 한국연구재단 반도체디스플레이연구단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7/dt/20250727070206731qxeo.jpg" data-org-width="413" dmcf-mid="qrmleQrRh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7/dt/20250727070206731qxeo.jpg" width="6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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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상완 한국연구재단 반도체디스플레이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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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contents-hash="e5b41d29e84f362d339167ad7299c0fd0bfe0fd9cc9031808906dd99a3895a8b" dmcf-pid="KfOvJMsdyn" dmcf-ptype="general"><br>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AI) 시대에 직면해 있다. 일부에서는 AI가 인간의 모든 일자리를 대체하고, 인간은 그 생산물의 소비만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까지 제기된다. 동시에 AI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와 산업 경쟁력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AI시대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우리 앞에 와 있으며 그 흐름을 거부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는 것이다.<br><br> 이 거대한 전환의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은 도전과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선박, 철강, 중화학 등 세계 경제의 핵심 산업군에서 소재·부품·장비·제조를 아우르는 강력한 산업 생태계를 갖춘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이런 산업 기반 위에 AI 기술을 접목해 전체 산업구조를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국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데 있다.<br><br> 그러나, 그 길은 결코 만만치 않다. 특히 중국은 이미 AI 응용과 실용화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많은 영역에서 한국을 앞서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딥시크’ 개발 사례는 중국의 AI 역량이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글로벌 선도자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br><br> 따라서 한국이 AI 시대에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 확보 중심의 전략적 선택이 절실하다. 이런 전략 가운데 핵심은 AI 반도체이다. AI 생태계는 컴퓨팅 인프라, 알고리즘 및 모델, 서비스 및 응용의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이 중 컴퓨팅 인프라는 GPU, NPU 등 고성능 반도체 칩에 의해 좌우되며, 특히 데이터 처리 속도, 연산 효율, 에너지 소비를 결정짓는 핵심 기반이다.<br><br>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 역량과 차세대 반도체 구현에 필요한 첨단 공정 및 패키징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핵심 공급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br><br> 지금까지 AI 반도체는 GPU 중심으로 발전해 왔지만, 앞으로는 각 응용분야에 특화된 추론 중심의 AI 칩이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력 있는 응용 분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당 용도에 최적화된 특화형 하드웨어가 필요하며, 이는 하드웨어ᆞ알고리즘ᆞ소프트웨어 간 통합적 최적화를 요구한다.<br><br> 특히 한국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고집적 로직칩, 첨단 패키징 기술 등 AI 컴퓨팅을 구성하는 핵심 하드웨어 기술에서 강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기반 위에서 고객 맞춤형 AI칩 개발 역량을 통해 한국은 새로운 모델 설계와 응용 확장의 전략적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소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독점해 온 AI반도체 시장에 이제 한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과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br><br> AI 기술 고도화는 연산량, 데이터 전송 속도, 에너지 효율성에 대한 요구를 급격하게 높이고 있으며, 반도체 산업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집적화ᆞ미세화 공정, 광 인터커넥션, 첨단 패키징, 뉴로모픽 소자 등 미래 원천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들은 물리, 화학, 소재, 광학, 기계 등 기초 과학의 뿌리 깊은 연구를 기반으로 실현될 수 있다.<br><br>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기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장비는 수십 년에 걸친 유럽 각국의 협력과 독일 광학 기업의 장기적 R&amp;D투자를 통해 탄생했으며, 핵심 부품인 극자외선 반사경은 상업성이 불확실한 시기에도 미래를 내다본 지속적인 연구개발의 결실이었다. 이 사례는 기술 주권이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적 안목과 기반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br><br> 반도체 기술은 단일 기술이 아니라, 기초과학, 공정기술, 설계 역량이 긴밀히 결합된 ‘종합예술’에 가깝다.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기 성과 중심의 투자를 넘어, 기초연구와 기반기술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국가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br><br> 이러한 제도적 기반과 기술 생태계가 함께 작동할 때, 우리는 AI 시대의 거대한 전환 속에서 반도체 기술 주권을 지키고, 나아가 미래 산업의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br><br>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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