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를 찾아서] “난치 혈액암 다발골수종, 치료 희망 있다”

작성일 07-27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민창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 “고령화로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 증가 이중항체·CAR-T세포로 치료 길 열려 치료 생존 기간 80개월 넘어, 국내 전체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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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민창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혈액내과 교수가 21일 조선비즈와 만나 다발골수종 치료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7/chosunbiz/20250727060224653evnp.jpg" data-org-width="5000" dmcf-mid="W9Vw1AHEa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7/chosunbiz/20250727060224653evnp.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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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창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혈액내과 교수가 21일 조선비즈와 만나 다발골수종 치료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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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세포가 뼈를 침범해 발생하는 다발골수종은 악성림프종, 백혈병과 함께 3대 혈액암의 하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다발골수종으로 병원을 찾은 국내 환자 수는 1만1219명으로, 10년 전보다 2배 늘었다. 환자의 80% 이상이 60대 이상이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환자 수도 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2018년 기존 조혈모세포이식센터를 확대 개편해 국내 최초로 혈액병원을 열었다. 지난달 이 병원이 12년간 다발골수종 환자의 치료 성적을 공개해 의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혈액병원에서 치료받은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율이 국내 전체 다발골수종 환자 생존율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민창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다발골수종센터 혈액내과 교수는 “난치 암으로 여겨져 온 다발골수종도 치료 기술과 약물이 발전하면서 치료 성과가 좋아지고 있다”며 “환자와 환자 가족이 낙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은 뼈의 안쪽 공간을 채우고 있는 부드러운 조직인 골수에 생기는 혈액암이다. 항체를 만드는 면역세포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암세포가 되면서 뼈를 파괴하고 빈혈, 신장 손상, 면역기능 저하를 일으킨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민 교수는 “방사선, 살충제, 벤젠이나 금속 관련 업종과 연관성이 일부 보고 됐으나, 직접적인 연관성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민창기·박성수·이정연·변성규 교수 연구진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치료한 다발골수종 환자 1291명의 치료 성적을 분석한 결과, 환자들의 중앙 생존 기간(Median Overall Survival, OS)은 80.5개월로 나타났다. OS는 치료 시작 후부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다.
 이번 결과는 다발골수종의 장기 치료 성적을 체계적으로 분석·공개한 첫 사례로, 지금까지 기록보다 월등한 수치를 보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발표한 국내 전체 다발골수종 환자의 중앙 생존 기간은 2009년~2012년 33.6개월, 2013~2016년 44.6개월, 2017~2020년 52.8개월이었다.
 민 교수는 “단순히 증상에 따라 항암제를 투여하는 기계적인 치료가 아니라 환자 개인별 취약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전략적으로 맞춤 치료를 하는 게 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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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그래픽=정서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7/chosunbiz/20250727060226586boti.jpg" data-org-width="640" dmcf-mid="GoudIQrRo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7/chosunbiz/20250727060226586boti.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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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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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발골수종 치료는 주로 암에 걸린 세포를 정상 세포로 대체하는 방법을 쓴다. 민 교수는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달라진다”며 “일반적으로 70세 미만의 비교적 건강한 환자에게는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약물로 골수를 비운 뒤 미리 채취한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는 이식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러면 면역 조절제,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 단클론 항체 등 기존 항암제를 병용한다. 하지만 이식 치료 후에도 시간이 지나 재발하거나, 기존 약제가 듣지 않는 내성이 생기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재발·불응성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고 민 교수는 설명했다.
 특히 최근 인체의 면역 체계를 활용한 혁신 치료법들이 등장해 다발골수종 치료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했다. 민 교수는 “카티(CAR-T)세포 치료제나 이중항체 치료제처럼 암세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면역 치료가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티세포에서 카(CAR)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를 의미한다. 카티세포는 그리스 신화에서 여러 동물의 모습을 가진 동물 키메라처럼, 면역세포인 T세포에 암세포 표면의 항원 단백질을 찾는 유전자까지 결합했다는 뜻이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해 몸 밖에서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유전자를 추가한 후, 다시 몸에 주입한다. 다른 항암제와 달리 정상 조직은 두고 암세포만 공격해 치료 효과가 월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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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항체 신약 구조 이미지. /삼성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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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 교수는 “카티 치료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재발 혹은 불응성 환자에게서도 높은 반응률을 보이며, 완전 관해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완전 관해는 완치와 다른 개념이다. 완치는 증상이 모두 사라져 더 이상 약이나 치료가 필요 없는 상태라면, 완전 관해는 적절한 치료나 약으로 증상이 계속 나타나지 않게 건강을 유지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문제는 카티세포는 환자가 전용 시설에 가야만 만들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도 이런 문제로 공급이 달리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그림의 떡이다. 허가는 났지만, 해외 제약사가 공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카티는 한 번 치료로도 반응이 굉장히 좋았지만, 국내에는 공급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 실제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면역 항암제인 이중항체 치료제는 그 점에서 카티보다 장점이 있다. 이중항체는 말 그대로 항원 두 가지를 동시에 인식하고 결합하는 항체를 말한다. 한 손에 암세포를 잡고 다른 손으로 면역세포를 잡아당겨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덕분에 기존 단클론항체보다 훨씬 더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민 교수는 “이중항체 치료제는 카티와 비교해 바로 약을 투여할 수 있어 접근성이 훨씬 좋고 치료 반응도 꽤 좋다”며 “실제 임상에서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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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민창기 교수는 "서울성모병원은 다학제 협진 시스템으로 다발골수종 환자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 시행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7/chosunbiz/20250727060229479wbty.jpg" data-org-width="5000" dmcf-mid="XvcHVTbYN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7/chosunbiz/20250727060229479wbty.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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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창기 교수는 "서울성모병원은 다학제 협진 시스템으로 다발골수종 환자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 시행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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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발골수종은 치료 후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민 교수는 다발골수종센터는 치료 후에도 면밀히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발골수종은 감염내과·중환자실 등과 긴밀한 협진 체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제가 환자분들에게 제일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낙담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쁜 생각에 빠지지 말고 좋은 치료법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며 “치료에 성공해 생존하고 있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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