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만 먹은 동아시안컵, 그래도 필요한 이유 작성일 07-27 12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07/27/0000051347_001_20250727040009526.gif" alt="" /><em class="img_desc">지난 7월 15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동경이 수비를 돌파하고 있다. photo 뉴시스</em></span></div><br><br>지난 7월 7일부터 16일까지 한국에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열렸다. 경기도 용인, 수원, 화성 3개 도시에서 한국, 일본, 중국, 홍콩 EAFF 소속 4개국 남·여 대표팀이 경쟁을 벌였다.<br><br>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악플보다 무섭다'는 무관심이 이어졌다. 동아시안컵 남·여 총 12경기에 3만5997명(평균 3000명)이 찾았다. 남자 6경기 3만2136명(평균 5356명), 여자 6경기 3861명(평균 643명)이었다. 1만명 이상 모은 경기는 남자 한·일전이 유일했다. 7월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최종전엔 1만8418명이 찾았다. 대회 마지막 날이었던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선 한국 여자 축구가 역사를 썼다. 지소연을 앞세운 한국이 2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전 전까지 3위였던 한국이 대만을 2 대 0으로 잡아내며 극적인 역전 우승에 성공한 것이다. 이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한 관중은 597명에 그쳤다.<br><br><strong>무관심은 당연한 결과</strong><br><br>동아시안컵을 향한 무관심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처음이 아니기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대회가 흥행하려면, 냉정하게 남자 축구스타가 있어야 한다. 남자 축구가 시장 규모, 관심도 등 모든 부문에서 여자 축구보다 높은 건 사실인 까닭이다. 한국과 일본 남자 대표팀엔 세계적 스타가 있다. 손흥민, 미토마 가오루와 같은 스타가 참여했다면, 동아시안컵은 열리는 곳곳마다 관중으로 가득했을 거다. 현재 한국, 일본의 대표팀 주축은 유럽에서 뛴다. 일본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만 100명이 넘는다. 일본축구협회(JFA)는 2020년 독일 뒤셀도르프에 JFA 지부를 세워 유럽에서 활약 중인 자국 선수를 관리한다. 이곳에선 부상 관리, 심리 상담 등도 이루어진다.<br><br>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A매치 기간에 펼쳐지는 대회가 아니다. 유럽 리거는 참가가 어렵다. 한국 선수를 보유한 유럽 팀이 대한축구협회(KFA)의 선수 차출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에게 이 시기는 휴식기이기도 하다. 유럽 리거는 휴식기에 개인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새 시즌을 준비한다. 한 시즌 성패가 좌우될 수 있는 시기이기에 무리해서 대표팀으로 향할 이유도 없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큰 뜻을 품는 아시아 대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뿐이다. 동아시안컵은 유럽 리거에게 '동기부여도 안 된다'는 뜻이다.<br><br>이번 동아시안컵을 현장에서 지켜보기엔 날씨, 장소 등도 안 좋았다. 너무 덥고 습했다. 비도 내렸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이나 화성종합경기타운은 자가용 없이 찾는 게 매우 어려운 경기장이기도 하다. 대중이 과거처럼 티브이 앞에 앉아서 국가대항전에 열광하는 시대도 아니다. 지금은 휴대전화만 있으면 세계 각국의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시대다.<br><br>동아시안컵의 부정적인 부분을 짚어내자면, 긍정적인 요인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데도 동아시안컵은 한국 축구에 있어 아주 소중한 대회다.<br><br>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대표팀 주축이 유럽에서 뛴다. A매치 기간엔 그들이 중심에서 대표팀을 이끈다. A매치 기간은 매우 제한적이다. 선수단을 소집해서 2~3일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길 반복한다.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개막 직전이 아니면 대표팀이 2주 이상 훈련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 보니 친선경기에서도 큰 시험을 하기 어렵다. 유럽 리거 중심인 대표팀의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월드컵이나 아시안컵에 도전하는 대표팀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동아시안컵은 K리거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활약 중인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호재, 강상윤, 서민우, 모재현, 김봉수, 이승원 등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가 동아시안컵에서 A매치 데뷔를 알렸다.<br><br>홍명보 남자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마친 뒤 "우린 확실한 플랜 A를 가지고 있다"며 "그렇기에 세계 무대에서 활용할 플랜 B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9월 평가전에선 그런 걸 시험할 여유가 없다. 동아시안컵에서 충분히 실험해야 했다. K리거 중심으로 팀을 꾸려서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확인했다. 자기 장점을 보인 선수가 여럿이다. 대표팀이 보완해야 할 부분도 눈에 띄었다"고 했다. 홍 감독은 덧붙여 "몇몇 선수는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될 수 있을 듯하다. 그런 선수가 5명 이상 있었다. 이 선수들이 '꾸준히 잘한다'면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함께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br><br><strong>월드컵으로 향하는 기회의 장</strong><br><br>동아시안컵은 선수들에게 월드컵으로 향할 기회의 장이다. 역대 대회에서도 그랬다. 박주영(2008년), 이승렬·김재성(2010년), 김신욱·이재성·조현우(2017년), 조규성(2022년) 등이 동아시안컵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며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런 사례가 있다는 것만으로 선수들은 큰 동기부여를 가진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전과 일본전 2경기를 소화했던 수비수 박승욱은 이렇게 말했다.<br><br>"이번 대표팀엔 처음 차출된 선수가 여럿이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매 순간 '죽을 각오'로 했다. 훈련장에서나 실전에서나 모든 걸 쏟아냈다. '내게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게 모든 선수의 눈빛에서부터 느껴졌다. 내가 대표팀에 처음 뽑혔을 때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초심 잃지 않고 매 순간 온 힘을 다할 것이다."<br><br>동아시안컵은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대회다. 이번 대회에서 이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 대회라면 동아시안컵을 어떻게 살려 나갈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 K리그 관계자는 "국가대항전은 축구계에선 여전히 매력적인 콘텐츠"라며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슈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br><br>이어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일본의 전설 나가토모 유토는 동아시안컵 역대 최고의 경력을 가진 선수였다. 그 선수의 말 한마디, 움직임 하나하나가 일본엔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한국 취재진과 팬들도 나가토모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동아시안컵은 베테랑 스타가 이슈를 생산할 수 있는 대회다. 베테랑 스타는 경험이 부족한 선수 위주로 팀이 꾸려지는 동아시안컵에서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10대 선수의 발탁은 그 자체만으로 큰 이슈가 될 수 있다. 축구 마케팅의 시작과 끝은 선수다. 선수로 이슈를 만들어내야 동아시안컵이 지금보다 큰 관심을 받을 것이다. 이 문제는 한국만의 고민이 아니다. 한국, 일본, 중국이 머리를 맞대고 심도 있게 논의한다면 지금보다 더 관심받는 대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br><br> 관련자료 이전 조혜련, 안팎으로 잘나가네.. 시어머니 직접 생일상+연극팀 깜짝 생파 07-27 다음 "민낯에 장갑끼고"..이효리, 폭염에 휴가 반납하고 유기견 봉사활동 07-2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