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망치는 '빌런' 되어버린 키움… 구단주 주머니만 두둑 작성일 07-26 40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07/26/0000051329_001_20250726040007755.gif" alt="" /><em class="img_desc">지난 5월 2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0-2 패배를 한 뒤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photo 뉴시스</em></span></div><br><br>평화로운 올스타 휴식기에 터진 한 줄 뉴스에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꼴찌 키움 히어로즈가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를 동반 경질한다는 소식이었다. 물론 3년 연속 최하위인 팀 성적만 보면 셋만 잘라선 부족할 것 같지만, 이 팀이 키움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키움이 압도적 꼴찌를 하고 있는 게 결코 감독이나 단장 탓이라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br><br>올시즌 키움의 전력은 누가 봐도 최하위가 확실했다. 시즌 전 키움 선수단의 예상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 합계는 20승으로 압도적 꼴찌였다. 9위 롯데(38승)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었다. 이 선수단을 데리고는 야구의 어떤 신을 데려와도 꼴찌를 면하기 어렵다. 더구나 키움이 꼴찌 성적을 갖고 감독과 단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키움의 최하위 성적이 어느 정도 의도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을 메이저리그로 보내고 젊은 유망주 위주로 리빌딩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나. 그런데 갑자기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감독과 단장을 자른다는 게 말이 되나.<br><br>사실 키움이 그냥 꼴찌를 넘어 2부리그가 있다면 강등해야 할 수준까지 추락한 책임은 감독이나 단장보다는 그보다 더 윗선의 오판에서 비롯됐다. 지난해까지 좋은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투수 2명과 재계약하지 않은 것도, 외국인 타자 2명 전략을 선택한 것도 감독이나 단장 선에서 이뤄진 의사결정이 아니다. 고형욱 단장은 이미 올시즌 전부터 사실상 업무 배제 상태였다. 그렇다면 누가 내린 결정인가. 모두가 의심하는 한 사람은 있는데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으니 방패막이인 감독과 단장이 대신 욕을 먹고 잘린다.<br><br><strong>키움의 볼드모트 이장석?</strong><br><br>감독과 단장 경질 결정 자체부터가 미스터리다. 결재라인상으로는 위재민 대표이사가 도장을 찍긴 했는데, 법조인 출신인 이 사람이 그만한 권한이나 판단력을 가졌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다른 '정상 구단'에서도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자르는 결정은 일개 대표이사 수준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다 구단주의 재가를 통해 이뤄진다. 그런데 키움의 최대주주는 공식적으로는 경영 개입이 금지된 인물, KBO로부터 영구실격 제재를 받은 이장석 전 대표이사다.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말이 생각난다.<br><br>이 전 대표이사는 2018년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구단 자금을 횡령하고,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투자자를 기만한 혐의에 2008년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 상대 사기 혐의가 추가됐다. 이에 KBO는 이 전 대표에게 영구실격 처분을 내리고 구단 경영 개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허울뿐인 징계였다. 직접적인 개입을 금지했을 뿐이지 대리인을 통해, 남들 모르게, 안 보이는 데서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까지 막을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당시 KBO 한 고위 관계자도 "실질적으로 구단 최대주주가 구단 운영에 간섭하는 걸 막을 방법이 마땅찮다"고 인정한 바 있다.<br><br>이 전 대표는 교묘하게 측근들을 구단 요직에 배치하며 실질적 경영권을 유지해왔다. 위재민 대표이사는 이 전 대표의 변호인 출신이다. 임상수 변호사는 옥중경영 의혹의 핵심 인물로 현재는 '법률자문'을 맡고 있다. 한때는 마케팅 홍보 최고책임자도 이 전 대표 지인이었다. '옥중경영' 논란 당시 대표였던 박준상이 위재민 대표로 바뀐 것만 빼면 사실상 2020년 상벌위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심지어 이 전 대표의 딸까지 공개채용 절차 없이 두 차례나 인턴으로 채용됐다. 이 전 대표가 올해 버젓이 국외 전지훈련에 동행한 것까지 확인됐다. 수족만 갈아치우고 본체는 늘 그대로다. 그러니 아무리 감독을 바꾸고 단장을 바꿔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키움 선수 출신 한 야구인은 키움 구단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문제가 뭐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이장석'이라고 대답했다. 선수 시절엔 이 전 대표와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고 알려졌던 인물도 이렇게 말한다.<br><br>"이장석 대리인 체제 키움의 행태는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구성원이라기보다는 사익 추구 집단에 가깝다. 회계부터 불투명하다. 구단 법인인 서울히어로즈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단 한 번도 정상적인 적정의견을 받지 못했다. 한정의견 6차례, 의견거절 3차례라는 기록은 상장기업이었다면 진작에 상장폐지감이다. 2020년에는 아예 감사보고서 공시조차 건너뛰었다. 돈을 어디서 벌어서 어디다 썼는지, 왼쪽 주머니에서 꺼내서 오른쪽 주머니로 넣은 건 아닌지 외부에서 알 방법이 마땅치 않다."<br><br><strong>흥행에 무임승차</strong><br><br>리그 흥행에 무임승차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2024년 키움의 샐러리캡 소진액은 56억원으로 상한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1위 LG와는 80억원 넘게 차이가 났다. 선수단 복지나 시설 투자도 최악이다. 오죽하면 선수협이 대놓고 비판할 정도다. 올해 상위 지명 후보로 알려진 한 고교 유망주는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미국행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분위기로는 KBO 드래프트 참가 시 1순위 지명 가능성이 높은데, 키움에 가기 싫어서 미국행을 고민한다는 것이다. 선수들 사이에서 요즘 키움의 평판이 이 정도다.<br><br>키움은 선수단에는 최소한의 투자만 하면서 KBO리그 1000만 관중 흥행 돌풍과 서울이라는 빅마켓의 혜택은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 이정후가 미국에 가면서 "포스팅비를 선수단을 위해 써달라"고 당부했지만, 그런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수익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올해는 여름 '에어컨 비용'을 관중들에게 추가 징수하고, '원정팀 시즌석'을 판매하고, 입장료도 다른 구장보다 높게 책정해놨다. <br><br>팀 성적이 바닥을 치고 구단 운영이 엉망이면 관중석이 텅텅 비고 팬들이 외면해서 구단이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하는데, 키움은 성적과 팀 운영은 엉망인데도 구단의 주머니는 두둑해진다. 한 키움팬은 "마음 같아선 무관중 운동이라도 하고 싶은데 어차피 원정팬들로 야구장이 가득 찰 걸 알기에 소용이 없다"고 하소연했다.<br><br>참다못한 야구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키움을 제외한 9개 구단은 최근 샐러리캡 하한선 도입에 합의해 이사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하한선이 상한액의 3분의2 수준으로 설정되면 키움도 최소 80억원을 써야 한다. 키움의 무임승차를 방지하려는 시도다. 선수협도 지난 7월 16일 전례 없는 구단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수년째 비정상적인 운영으로 지탄받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의 행보를 규탄한다"며 "선수를 팔아서 연명한다는 오명을 몇 년째 쓰고 있으며, 올해 키움 팬들은 승점 자판기라는 조롱을 들으며 응원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선수협엔 당연히 키움 선수단도 포함된다. 이 외침은 곧 키움 선수들의 목소리다.<br><br>KBO도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KBO는 지난 7월 17일 키움 구단에 공문을 보내 이 전 대표 딸의 채용 과정에 대한 사실확인서를 요청했다. KBO는 키움 구단 운영상의 문제점, 이 전 대표의 대만 캠프 방문, 허승필 신임 단장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도 들여다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답변을 바탕으로 이 전 대표에게 내려졌던 '영구 실격 및 구단 운영 관여 금지' 조항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키움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었던 KBO가 적극적 조사로 방향을 전환하는 분위기다.<br><br>KBO는 정관 제8조와 KBO 규약 제13조에 따른 구단 제명 근거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구단주를 영구실격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실제적으로 구단 운영에 개입했다는 증거나 근거를 찾아내면 '정관 및 KBO 규약 위반'으로 제재할 수 있다. 이장석 딸의 인턴 채용, 대만 전지훈련 동행, 측근들의 구단 요직 점령 등이 모두 우회 경영의 증거가 될 수 있다.<br><br>다만 한 야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이장석의 경영 개입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키움을 압박해서 이장석이 구단을 팔도록 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각종 논란에 휩싸인 키움을 정말로 리그에서 퇴출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 실제로 그렇게 되기 전에 구단을 팔고 떠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샐러리캡 하한선 도입, 선수협의 규탄 성명, KBO의 조사 등이 모두 이런 압박의 일환이다. 리그 인기가 절정에 달해 구단 가치도 최고조에 달한 지금이 야구단 매각의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구단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도 존재한다. 더이상 구단을 운영할 명분도 능력도 없는 이장석 전 대표의 '엑시트'를 유도하자는 아이디어다.<br><br><strong>KBO 퇴출 철퇴 내릴까</strong><br><br>스포츠 공인선수대리인인 조숭희 변호사는 KBO 규약 개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가령 "영구실격자가 최대주주인 구단은 리그 페넌트레이스에 참가할 수 없다"는 조항을 구단 이사회 결의로 만드는 식이다. 키움의 재산권을 침해하긴 어려우니 10개 구단이 벌이는 페넌트레이스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해법이다. 이렇게 되면 키움은 구단주를 바꿔야만 리그 참가가 가능해진다. 만약 키움이 구단주 교체 없이 버티면 9개 구단으로 리그를 운영하는 사태까지 각오해야 하는 극단적 시나리오다.<br><br>모든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총재의 최후 권한을 사용하는 카드가 남는다. KBO 규약 부칙 제1조는 총재가 "리그의 무궁한 발전과 KBO 권익 증진을 위해 규약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도 적절한 강제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현행 KBO 규약 제55조 '응급조치' 조항도 있다. 총재는 어느 구단의 선수, 감독 및 코치 전원이 당해 구단과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 KBO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응급조치로서 선수, 감독 및 코치 전원을 일시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 과거 2000년 쌍방울 레이더스 때도 KBO는 당시 규약 39조(현재 55조)에 따라 응급조치를 발동한 바 있다. 쌍방울은 다른 기업에 매각을 원했지만, KBO는 구단 해체 후 창단팀 SK(현 SSG)가 선수단을 흡수하는 방법을 택했다.<br><br>영구실격자의 그림자 경영으로 구단 운영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부정적 이슈가 봇물처럼 터지며 '리그의 무궁한 발전과 KBO 권익 증진'을 저해하는 현 상황은 규약상 '특별한 사정'에, 혹은 '규약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에 해당할 수 있다. 지금처럼 키움을 향한 비판 여론이 극대화된 시기에 총재가 가진 가장 강력한 권한을 사용하는 건 극단적이지만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물론 키움의 그림자 세력이 강력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지만, 리그 전체를 위해서라면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다. NC 연고지 이전 등에 그 어느 총재보다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도 리그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리그 이익에 무임승차하다 못해 리그 전체 이익을 해치는 '빌런'을 이제 쳐낼 때가 됐다. <br><br> 관련자료 이전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14조 소송 트럼프, 지지층 분열 원인은 ‘엡스타인 파일’?···日, 아저씨 매력에 푹! ‘아저씨 도감’ 07-26 다음 오은영 “상처 준 이들에게 내 인생 맡기지 마라” (오은영 스테이) 07-2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